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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FW 안드레이 세브첸코(Andriy SHEVCHENKO) |
리피 감독 “세바는 세계 최고 킬러”
지난해 여름의 일이다. 유럽의 한 축구팬이 개인 홈페이지에 ‘사무엘 에투(바르셀로나)와 세브첸코 중 누가 더 뛰어난 플레이어인가’라는 물음으로 토론방을 열었다. 사실 이같은 일은 흔하게 있다. 질문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보통은 뜨거운 설전이 펼쳐지는데 이 주제에 대한 결론은 쉽게 나왔다.
에투 팬들은 차라리 잠시 눈을 감는 게 나을지 모른다. 당시 토론에 참가한 네티즌 대부분은 “세브첸코의 비교 상대를 잘못 골라도 한참 잘못 골랐다”며 “질문이어리석기 짝이 없다”고 크게 성냈다. “개인적으로 에투를 매우 좋아하지만, 그래도 세브첸코와 견주기는 아직 이르다”는 이성적 의견도 더러 있었다.
기실 세브첸코는 안티 팬이 드문 것으로 유명하다. 익명이 보장되는 온라인 공간에서조차 유달리 비난받지 않을 정도면 오프라인 세계의 평가는 더 말할 나위 없다. 흥미로운 것은 전문가들도 세브첸코 비평에는 유독 관대하다는 점이다.
주저없이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내주는 전문가는 부지기수이며 혹 잠깐 슬럼프에 빠지더라도 대개는 “곧 털고 일어설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세브첸코가 2004유럽올해의 선수에 선정됐을 때 마르셀로 리피 이탈리아대표팀 감독은 “내가 기자였더라도 일고의 머뭇거림 없이 세브첸코를 뽑았을 것”이라며“단언컨대 세브첸코는 최고”라고 추켜세웠다.
재미있는 것은 리피 감독이 단순히 감정적인 눈으로 세브첸코를 바라봤을 경우특별히 예뻐 보일 리 만무할 텐데 중립적 견지에서 호평했다는 점이다. 유벤투스사령탑 시절 리피 감독은 AC밀란의 특급 저격수 세브첸코 때문에 한두 번 가슴을 쓸어내린 게 아니다.
특히 2002-03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AC밀란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세브첸코는 유벤투스 골망을 여지없이 흔들며 리피 감독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그럼에도 리피 감독이 수많은 애제자들을 놔두고 세브첸코를 세계 최고 킬러로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명하다. 실력 때문이다. A팀 사령탑 자격으로 FIFA올해의 선수 투표권을 갖고있는 리피 감독은 2005년 30명의 걸출한 후보 가운데 호나우딩요가 아닌 세브첸코를 택했다. 뿐 아니라 L.라게르백 스웨덴 감독, F.테림 터키 감독 등 명망있는세계적 거장들도 세브첸코를 1순위로 점찍었고 R.라 볼페 멕시코 감독, B.아레나 미국 감독 등은 세브첸코를 2순위로 체크했다.
로바노프스키의 예언
세브첸코의 능력치를 논할 순간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무결점 스트라이커’라고 평한다. 극찬이다. 특기할 점은 이에 강하게 반박하는 인물이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선수를 보는 눈이 까다롭기로 정평 나 있는 J.무링요 첼시 감독조차 세브첸코를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완벽에 가까운 스트라이커”라고 공언할 정도.
첼시는 한때 세브첸코를 끌어들이기 위해 AC밀란에 이적료 8,000만유로를 베팅하기도 했다. 한화로 환산하면 물경 1,0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거액이다. 경신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던 지단의 역대 최고 이적료 7,350만유로를 깰 수 있는 작금 유일의 거물이 바로 세브첸코라면 그 가치 평가는 한결 수월해진다.
더욱이 큰 몫 챙길 일대 찬스를 잡고도 끄떡 않은 AC밀란 고위관계자들의 반응은 세브첸코의 가치를 한층 부각시킨다. 그렇다면 세브첸코의 실질적인 장점은 무엇일까. 소년 세브첸코를 발굴, 조련한 발레리 로바노프스키 前디나모 키에프 감독은 1990년대 중반 세상을 향해 “폭발적 순간 주력과 파괴력 넘치는 결정력에 남다른 시야, 그리고 강인한 육체 및 정신을 가진 세브첸코를 기억해 두라”며 “머잖아 이 선수가 유럽 무대를 평정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또 적중했다. 10년이 흐른 지금 상황에서 보면 로바노프스키 감독은 세브첸코의 장점을 설명함에 있어 오히려 여러 가지 특징을 빠뜨린 셈이 된 듯도 하다. 이를테면 세브첸코는 팀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효율적 드리블 능력을 가졌으며 고공플레이에도 능한 데다 활동반경이 원체 드넓어 상대 수비수들을 지치게 한다는 점 등이다. 덧붙이면 성실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유럽 유수의 명문클럽 감독들은 꼭 한번 휘하에 거느리고픈 선수로 세브첸코를 지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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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축구 국가대표팀 |
클럽 커리어는 완벽
AC밀란 이적 후에는 주로 ‘세바(Sheva)’로 불리나 한동안은 닉네임 ‘하얀 호나우도’로 유명했다. 1994-95시즌 디나모 키에프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한 세브첸코가 자국 및 동구권의 영역을 넘어 유럽 전역에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1997-98챔피언스리그 조별라운드 바르셀로나 원정경기.
누 캄프 구장에서 열린 이날 승부에서 세브첸코는 신들린 듯한 움직임과 무서운 마무리 동작으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바르셀로나 팬들을 ‘경악’과 ‘분노’의 강에 빠뜨렸다. 이 놀라운 소식은 곧 세계 곳곳으로 타전됐고, 세브첸코는 일약 유명인사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이는 그저 영웅탄생의 전주곡에 불과했다. 세브첸코는 1998-99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1,2차전에서 프리메라리가의 또 다른 고수 R.마드리드를 상대로 3골을 몰아쳐 팀을 4강에 올려놨다. 당시 세브첸코는 본선에서만 8골을 넣어 명문클럽 스카우트의 제1표적으로 부상했고, 이후 머잖아 AC밀란으로 둥지를 옮겼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실상 세브첸코의 신화적 행보는 이탈리아 땅에서 본격 막을 올린 때문이다. 이적과 동시 폭주기관차처럼 세리에A를 인정사정없이 휘저은 세브첸코는 1999-2000시즌 24골을 쏘아 올리며 득점킹에 등극했다.
세브첸코는 세리에A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최초의 외국인 선수. 2002-03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이어 2003-04시즌 또 한차례 세리에A 최고 골게터로 이름을 아로 새긴 세브첸코는 2004년 꿈에도 그리던 유럽 올해의 선수에 뽑혔다.
챔피언스리그와 유난히 연이 깊은 세브첸코는 2005-06시즌 32강 조별리그 페네르바체전에서 혼자 4골을 터뜨려 터키 팬들의 기립 박수를 유도해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1경기 4골을 터뜨린 선수는 지금까지 마르코 반 바스텐, 시모네 인자기, 다도 프르소, 루드 반 니스텔루이와 세브첸코 등 5명에 그친다.
물론 이 기록을 원정 경기에서 달성한 플레이어는 세브첸코가 역사상 유일하다. 챔피언스리그 개인통산 40골(73경기)로 이 부문 기록 보유자 라울(99경기 51골)을 바짝 추격중인 세브첸코는 그러나 유럽클럽대항전 도합 골기록(91경기 53골)에서는 라울(104경기 52골)을 1골차로 앞서며 현역 선수 중 수위를 달린다.
앞으로 9골을 추가하면 유럽클럽대항전 역대 개인 최다득점자 G.뮐러(61골)의 기록도 경신할 수 있다. 요컨대 세브첸코의 클럽 커리어 성취 수준은 이미 정점에 닿아 있다.
유·무형 에너지 창조자
지난해 초 세브첸코는 영국의 저명한 축구잡지 월드사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지금 나의 가장 큰 목표는 유럽지역예선을 무사통과해 우크라이나 동료들과 함께 2006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이다. 세계 최정상급 무대인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나의 경력은 결코 완벽성을 띠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1995년 3월 크로아티아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이래 국가대표팀의 주역으로 10여 년 동안 눈부시게 활약해 온 세브첸코는 강산이 한차례 바뀌는 동안 유럽선수권 및 월드컵 등의 메이저 대회에는 단 한 차례도 얼굴을 내밀지 못했다.
난다 긴다 하는 특출함을 지녔더라도 달랑 혼자 월드컵에 출전할 수는 없는 법이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 해체와 더불어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1998월드컵에 처음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지역예선 플레이오프에서 크로아티아에 밀려 본선행이 좌절됐고, 2002월드컵 예선에서는 독일과의 PO에서 패해 고배를 들었다.
결국 천하의 세브첸코에게도 의지대로 풀리지 않는 거대 장벽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월드컵이다. 때문에 각국의 언론 및 팬들은 수 년 전부터 ‘웨일스 마법사’ 라이언 긱스와 세브첸코를 일컬어 ‘비운의 스타’라고 표현했다. 가만 보면 축구팬들의 바람은 엇비슷한 데가 있다.
긱스와 세브첸코처럼 신이 내린 재능을 부여받은 선수들이 클럽대항전이 아닌 국가대항전에서, 그것도 통상적인 A매치가 아니라 특별성과 희소성을 지닌 월드컵 무대에서 길이 남을 명장면을 연출하길 원한다.
한데 팬들의 이같은 바람이 이제 절반은 현실이 됐다. 나이를 감안할 때 사실상 월드컵史에 이름 남기기 힘들어진 긱스와 달리 세브첸코는 새로운 신화 새로운 전설을 만들 발판은 마련한 셈이다. 세브첸코는 2006월드컵 지역예선에서 6골을 작렬해 조국의 첫 본선진출에 지대한 힘을 실어줬다.
물론 세브첸코가 우크라이나의 전부는 아니며, 우크라이나에 세브첸코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상식적이지만, 우크라이나의 쾌거는 올레그 블로킨 감독을 위시로 선수단 전원이 합심한 결과다. 그렇더라도 세브첸코의 비중은 5할 이상이라는 게 실은 우크라이나 내외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비단 골을 많이 넣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실 세브첸코의 가장 위력적인 힘은 유형이 아닌 무형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다른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긍정의 에너지를 팀에 공급한다는 의미이다. 예컨대 세브첸코는 동료들에게 ‘세계 최고공격수와 함께 뛰고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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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FW 안드레이 세브첸코 |
프로페셔널의 철학
“우리는 스스로를 믿었다. 그 결과 아주 벅찬 축복이 내려졌다. 지금 이 순간 우크라이나인이라는 사실이 너무도 감격스럽고 참으로 자랑스럽다. 우리는 다양한 친선전을 통해 전력을 더욱 증강할 것이며, 그래서 2006년 6월 독일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것이다.”
지난해 9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직후 세브첸코가 이탈리아 유력언론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세브첸코는 말머리에 ‘I(나)’ 대신 ‘WE(우리)’를 주로 사용한다. 이같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동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며, 팀 조직력에 어떤 플러스 효과를 낳을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키에프 시절 은사 로바노프스키 감독으로부터 인격적 성숙의 중요성을 뼈 속 깊이 배웠다는 세브첸코의 언행은 실제 겸손과 배려, 나눔의 철학을 담고 있다.
“뿌리를 잊지 않는다. 지금 비록 몸은 AC밀란에 있지만 내 정신적 고향은 변함없이 키에프이다. 훗날 그곳에 우크라이나 유소년들을 위한 축구 학교를 세울 계획이다.”
한편 세브첸코는 투철한 프로정신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한번은 기자간담회에서 “월드컵 준비 때문에 클럽활동에 아무래도 소홀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이 나왔다. 프로페셔널 세브첸코의 답변이다.
“모든 것을 원한다. 우크라이나와 AC밀란의 영광 모두. 모든 것을 원하면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게 진리다. 그리 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프로페셔널이니까. 그리고 둘 다 얻길 강하게 원하고 있으니까.”
누군가 그랬다. 월드컵에서 세브첸코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시대 축구팬들이 누릴 수 있는 최상의 기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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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FW 안드레이 세브첸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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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안습.....밀란은 카카랑 쉐바때매 늠흐 조아....
그래 니가 최강이다...!!!
로바노프스키이분은 이미 고인이시죠. 셰바와 고인의 안습실화도 있죠. 한번 검색해보시길..
괜히 우크라이나의 화살 이겠어 이번 월드컵에서 잘했으면 함.
셰바 가는거다 ..
한국만 안깠으면 내가 좋아하는 선수중 하나일텐데
그르게요..왜 건드리니 응?
ㅅㅂㅊ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