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대구 두류공원에서 이색적인 야구시합이 열렸어.
공원 야구장이야 늘 동호회들 친선경기로 북적거리기는 하지만, 이날은 시합의 색깔이
좀 남달랐지. 유빠, 노빠들로 구성된 야구단 4팀이 참가한거야.
개막인사는 선수이자 주인공인 유시민이 했어. 재미있게들 즐기고 놀았겠지.
오늘은 정치인 팬클럽 이야기좀 해보자구.
좀 서운한 이야기를 해도 이해해 주고...
외톨이 정치인 노무현에게 최고의 대박은 노사모였어.
어느날 갑자기 돌풍의 핵으로 급부상한 노사모를 당사자인 노무현인들 예상했을까?
초기 노사모는 신선하고도 충격적이었지.
연예인 팬클럽과는 확연히 다른 정치팬클럽의 효시이자 표본이었으니까..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팬클럽에서 정치적 담론이 형성되고 내부에서도 치열한
가치관논쟁을 벌이는 모습에 노사모의 일거수 일투족은 언론과 매스컴의 표적이 되었어.
노무현을 대통령까지 만들었지만 노사모의 순수매력은 거기까지였지.
결국 정치적 조직으로 변질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분화되는 수순을 밟아간 거야.
이념에 함몰된 정치꾼들이 몰려들어 조직을 장악하게 되고, 노무현을 통해 자신들의 철학
을 구현하려고 발버둥 쳤지.
대통령 노무현은 자신들의 일꾼이었고 수단이었고 도구라고까지 했으니까.
결국 순수 노사모는 하나둘 떠나고, 노무현의 몰락은 어쩌면 필연이었는지도 몰라.
노사모의 가공할 파워를 지켜본 정치인들은 기존의 후원회를 동호회 형태로 바꾸고 차츰
차츰 팬클럽화 시켜갔지. 그러나 담론을 이끌어내고 담을 그릇이 문제였어.
적어도 노사모와 같은, 자발적 바람이 일어날려면 기본적으로 정치적 카리스마와 사회적
요구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고만 고만한 인물들이 몰락한 노사모만 스케치 했던거야.
어쨌든 지금도 십 수개의 정치인 팬클럽들이 자신들의 지지자를 지원하고 있어.
우리는 여타 팬클럽과 다르다고 차별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한거풀 벗겨볼것도 없이 실은
똑같은 보리밭이야. 게다가 순수하게 보리만 있는 밭도 아니지.
잡초도 섞여있고 군데군데 깜부기도 꽤나 숨어있거던. 그러다 보니 정치적 담론보다는
자신의 지지자에 대해 오로지 올인이고, 원샷으로 흐르는 거야.
가끔은 팬클럽에서 자신의 지지자에 대해 비판적 지지를 견지하거나, 하다못해 그 흔한
'애정어린 비판'정도는 한번쯤 보고 싶더군.
가치관과 관계없이 집단적으로 여론을 몰아가려다 보니, 공격과 방어라는 전투적 논리에
치우치게 되고, 그것은 자칫 주군의 이미지를 폭력화시키는 우를 범할수도 있거던.
객주가 말을 빙빙 돌리고 있는데 결론은 팬클럽도 어느정도 정치적 컨텐츠를 갖자는 얘기야.
오로지 지지자를 위한 정치적 결사체로만 존재한다면, 끝임없는 정치적 분쟁거리를 만들게
되고, 결국 지지자의 사조직화가 돼버리는 거지.
지지자를 위한 사조직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팬클럽이 갈방향은 아니야.
정치적 현안이나 이슈를 자신들의 지지자와 공유하면서, 건전한 담론을 만들어가는
그런 반듯한 중심잡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멀리 보면 그것이 정치인 팬클럽이 지향해
야 할 방향이야.
노사모시절에 어떤 저널리스트(?)가 이런말을 하더군.
앞으로 온라인 정치는 논객시대가 될것이다.
다소 과장된 말이긴 하지만 온라인의 트렌드를 보면 일리는 있는 말이지.
대부분의 논객들이 지지성향은 뚜렷하지만, 팬클럽 속으로 선뜻 들어가길 꺼려하는
이유도 아직은 우리 팬클럽이 담론형성이 안된다는 점이야.
결국 게시판을 기웃거리며 적당한 둥지를 틀게 되는거지.
객주가 보기엔 이곳 조토마는 토론장이 제대로 담론을 관리(?)하는 유일한 곳이야.
그러니 방문객도 많고 댓글논쟁도 치열하지.
메인에 걸린 글들이 이틀만에 4,5천회를 넘기는 걸 보면 대단한거야.
이정도 관심 방문객이 들락거리는 토론방이니 논객들이 둥지를 틀만한 곳이지.
박사모도 회원이 5만 몇천명인데 하루 방문 또는 페이지뷰가 5천회정도 되더군.
조토마에 버금가는 만만치 않은 방문객이야.
논객논단이란 코너를 만들어 놓았지만 조회는 미미하고 관심들이 없더라구.
담론형성이 안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쉬운 마음에 한마디 했어.
혹,, 고깝게는 듣지말고,,,,
2009. 10.30 한천객주
첫댓글 옛날에도 세도가 있거나 행사께나 하는 사람들의 집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기거를 하면서 주인에게 여러가지 도움을 주고 정보도 알려 주었다 합니다. 그러고 보니그게 발전하여 오늘날의 팬클럽이 되었나 봅니다.
맞는 지적이십니다 저도 논객논단에 잘들리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