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한 조기 매운탕이 언제부터 먹고 싶었는데 파는 곳이 없어서 조기 구이 백반으로 아침을 해결했어요. 누가 조기 매운탕 파는 곳을 아시나요? 비좁은 홀에 그것도 아침 시간에 손님들이 바글바글한 이유가 있을 터 그중 하나는 부담 없이 해장국 성격의 아침을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찾는 곳일 겁니다. 백반을 돈 내고 처음 먹은 건 고 피리 때입니다. 고교 시절 인솔 교사 없이 전남을 벗어나는 일은 수학여행 버금가는 일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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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역 폭발사고(1977)나 고 3년 후의 일입니다. 원광대 미술제에 나간다며 익산에 내려 숙소를 정하고 다방을 찾아갔을 것입니다. 쌍화탕을 시켜 놓고 레지 누나들에게 추파를 건네며 '낭만에 대하여!' 뮤직비디오를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군청 색 교복 바지-체크 남방-아놀드 파마 화이트 양말로 멋을 부렸을 것입니다. 그 후로 갈 일이 없었지만 차전 놀이 조형물이 흩어진 뒤 편 교정에 쪼그려 앉아 기왓장 무덤을 열라 팠던 기억만큼은 강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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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
짙은 섹스폰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밤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슬픈 뱃고동 소리를 들어보렴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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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인 것은 비이성적이란 타자가 없으면 사유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현실에 있어서도 이 타자가 없으면 이성적인 것은 나타나지 않는다.(야스퍼스)" ‘미스터선사인’23회입니다. 해드리오에 그림을 사러간 쿠 마담은 폭탄을 구해주느냐고 묻습니다. 주차군 사령부가 되버린 자신의 2층 객실을 날려버리겠다는데 일식은 폭탄을 구해준다고 하네요. 대한제국 파괴 공작 1단계로 군대를 해산시키려하자, 의병이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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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희성은 유진이 보내준 신식 카메라로 현장을 담은 후 준영의 누나 천무 스테파니 더 그레이에게 건네주며 보관을 부탁합니다. 쿠 마담은 수미에게 문서와 함께 자신의 금팔찌를 채워주며 멀리 도망치라고 합니다. 다들 버킷리스트를 급하게 처리하는 걸 보니 죽음이 임박한 모양입니다. 애신은 총을 들고 글로리로 갔고 일식과 춘식이 폭탄을 설치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일군은 빈 관 홀에서 파티 중이고 애신과 쿠 마담이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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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차면서 쾅! 하는 굉음과 함께 불꽃이 보였고 애신과 쿠 마담은 날아올랐어요, 주인공이 죽으면 안 돼지 했는데 종편만 남아서 내심 불안해지더군요. 동매와 유진이 각각 자기 여자를 등에 업고 뛰기 시작합니다. 천만다행으로 쿠 마담의 도움을 받았던 양복점 점원이 동매 커플을 숨겨주었어요. 정신을 차린 쿠 마담은 죽음을 예감했는지 엄마에게 데려다 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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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면 예쁘겠다. 눈 오면 나보러 와 나 기다린다(쿠)”
“눈 오려면 아직 한참이야(동)”
“그 한참을 더 살라고, 거기서 나 너 안 기다린다(쿠)“
“양화야, 양화야, 자고 있어. 거의 다 왔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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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부르면 어울릴 것 같은 동요입니다. “엄마, 엄마 나죽으면 앞산에다 묻지 마, 뒷산에도 묻지 말고 양지쪽에 묻어줘. 비가 오면 덮어주고 눈이 오면 쓸어줘 내 친구가 찾아오면 사랑했다 전해줘“ 병원입니다. 유진은 간호사에게 총을 겨누며 진통제와 항생제를 요구 했고, 간호사는 소독약과 압박붕대까지 챙겨줍니다. “당장 병실을 비우고 의사를 대기 시켜(왜군)” 유진은 애신을 찾아 안고 뛰었고 인력 꾼의 도움을 받아 대장간에서 애신을 치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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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은 의사, 군인, 외교, 못하는 게 없습니다. 상처를 치료받던 애신은 중간 중간 필름이 끊기는지, 돌아오는지 비몽사몽에서 유진의 얼굴을 봅니다. “귀하는 조선에 없소(애)” “꿈 아닌데, 나 여기 있는데(유)” "스승님이 돌아가셨소. 그러니 오지 마시오. 조선은 온통 지옥이오. 이리 꿈에라도 오지 마시오. 하루라도 잊어야 내가 살지 않겠소(애)“ 희성은 빈 관 앞에서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서 있고 쿠 마담의 생사를 묻자가 왜놈에게 끌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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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시청으로 끌려온 희성은 전날 밤 쿠 마담과 나눈 대화를 떠올립니다. “내가 아주 나쁜 마음을 먹었으니 귀한 물건을 가지고 가고 빈 관엔 들어오지 마시오(쿠)” “어디 멀리 가는 사람 같소(희)” 희성은 경시청 위에 놓인 빨간 샌들 한 짝을 주시합니다. 곧이어 황 은산과 의병이 와서 애신을 인계합니다. 유진은 먼발치에서 황 은산과 눈인사를 합니다. 황 치열이 부르는 ost 어찌 잊으오.“ 가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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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물었소.
무얼 그리 찾는지
황량한 이 들판에
찾는 이라도 있소?
그댄 본 적 있소?
세상이 다 밝아질
어떤 이의 웃음을
나는 본 적 있소
그 누군가의 마음도
어느 누구의 눈물도
모두 씻어내줄
아름다운 미소를
알고 있소?
어찌 그댈 잊으오
어찌 그대를 잊소
매일같이 불어오는 바람마다
당신의 이름이 들려오는데
어찌 잊으오.
어찌 잊으오.
숨을 쉬는 모든 순간에 난 매일
그대 이름 부르리
You are the shine in my whole life
그댄 생각나오?
깊은 밤의 소리들
그대의 노랫소리
내가 웃는 소리
끝없이 행복하던 날
달보다 빛나던 순간
그때의 기억을 메고
하루하루 조금씩
걸어가죠.
어찌 그댈 잊으오.
어찌 그대를 잊소.
매일같이 불어오는 바람마다
당신의 이름이 들려오는데
어찌 잊으오.
어찌 잊으오.
숨을 쉬는 모든 순간에 난 매일
그대 이름 부르리.
바람도 한 점 없는
조용한 이곳에서
그대만이 나직이 부네요.
매일같이 불어오는 바람마다
당신의 이름이 들려오는데
어찌 잊으오.
어찌 잊으오.
숨을 쉬는 모든 순간에 난 매일
그대 이름 부르리.
You are the shine in my whol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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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신은 수레에 실려 가는 스승의 주검 앞에 오열합니다. 이완용은 이토오히로부미를 찾아가 폭발 사건의 범인을 찾겠다고 하자 폭도들을 모두 소탕하라고 합니다. 안 중근 형님이 이 원흉을 하얼빈에서 죽여줘서 고맙습니다. 이제 정미칠적을 제거 하는 시퀀스입니다. 먼저 송 병준 입니다. 인력거를 끌던 의병이 인력거를 개울에 쳐 박았고 확인 사살을 합니다. 의병 거점으로 불꽃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고 일식과 춘식도 손을 보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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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 마담이 수미에게 준 서신이 고종에게 전달되었고, 내용인즉 일본인인 쿠도히나가 범인이니 조선인을 폭도라며 진행하고 있는 무차별 수색을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쿠 마담이 산 그림은 동매의 집에 걸렸습니다. 동매는 그림을 발견하고 펜싱 칼 대신 화사한 그림을 걸라던 말을 회상하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동매는 유진을 만나 쿠마담의 부고를 알립니다. “달아 둔 게 있다던데“ 동매는 자신의 유도장을 찾았습니다. “이제 그만 내 것을 돌려줘야겠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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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관 임 관수는 고종에게 뉴욕타임스를 낭독합니다. 고종은 대한의 내용은 없는가? 물었고 유진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카알에게 유진의 안부를 묻기 위해 편지를 쓰는데 정말 유진이 나타납니다. 황 은산과 유진이 장 포수의 묘 앞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끝끝내 비켜 가게 될 줄 알면서도 온 생을 걸고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죠. 나도 배 멀미를 하는 구나 . 그러니 잘 왔다고 해 주십시오(유)” “잘 왔다 이 놈아(황)” “죽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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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겹친 일, 짐작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저물었습니다. 조선은(유)“ “우리가 하나를 보태 갈 때마다 그들은 열을 보태간다. 지키려는 이가 백명이면 나라를 팔겠다는 이가 천명이다. 허니 그들이 보탠 열은 쉬 무너질 것이다. 나라를 파는 일은 목숨 걸고 하지 않는다. 우리는 목숨을 걸고 지키니까(황)” 한편 일본 역관은 모리 대좌가 가지고 있던 의병 명단을 카피해 놓았어요. 그것을 간신 이 덕문에게 팔겠답니다. 이 덕문은 고 애신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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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곧장 이토오히로부미를 찾아가요. 큰일 났어요. 의병들의 거점이 위험해요. 일본 역관-미군 역관-유진- 황 은산 순으로 정보가 전달되면서 매국노 이 덕문 처형을 고 애신이 맡기로 합니다. 처제가 형부를 죽이는 겁니다. 약방에서 유진과 애신이 만났습니다. 제가 하도 스킨십 안한다고 지랄을 했더니 작가가 대본을 수정했는지 두 사람이 보자마자 끌어안고 웁니다. “치료가 잘 됐나 보오(유) “꿈인 줄 알았소(애)” “달리 안 돌아올 방법이 없었소. 내겐 그저 한 뼘 반이오, 어찌나 보고 싶던지 걱정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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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의 조선을 구하시오. 난 당신을 구할 거니까 이건 내 사고이고 난 그리 선택했소(유)“ "빈 관 사장의 부고를 들었소. 난 그이의 몫까지 나아갈 것이오. 뜨겁게. 누구의 죽음도 헛되지 않게. 총도 내가 귀하보다 잘 쏘고(애)“ 준영은 베이스캠프에 모인 의병들에게 주의 사항을 알려줍니다. 갑자기 꼬마가 왜놈을 봤답니다. “아가, 네가 큰일을 했구나(행랑아범)“ 의병을 거점을 옮겼고 이 덕문을 앞잡이로 온 왜놈들은 닭 쫓던 개꼴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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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랑아범이 일을 저지르러 가는데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가마타고 가는 퍼포먼스를 하는 이유는 애기 씨의 동선을 분산시켜 왜놈들을 따돌리고 그 틈에 의병들이 도망갈 수 있도록 총알받이를 하러 가는 것입니다. 다닥다닥 발소리가 나고, 그리고 다들 쓰러졌습니다. 제가 지금도 정확히 가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음은 이미 의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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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2025.2.20.thu.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