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당당하게 "알까기"
요즘 열매반에서 유해하는 놀이 중에 하나는 바둑알을 이용한 알까기입니다.
그런데 알까기를 할 때 마다 아이들 사이에서 잦은 소란과 문제가 생겨 놀이가 중단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놀이를 되돌려주고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교사: 알까기는 몇 명이서 하는 거니?
열매: 6명. 2명. 4명. 8명....
민재: 혼자서도 이렇게 할 수 있어요.
윤우: 혼자서 하는 것은 연습이고, 2명이서 하는 것은 시합이야.
교사: 시합은 어떻게 해?
민재: 바둑알을 튕겨서 규칙을 지키면서 하는 거예요.
열매: 알까기는 바둑판 안에서 바둑알을 튕겨서 판 아래로 떨어지면 지는 거야.
그리고 떨어뜨린 바둑알은 이긴 사람이 가져가.
열매: 상대방 바둑알을 많이 가진 사람이 이기는 거야.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바둑알이 모두 사라지면 지는 거예요.
교사: 서로 한번 씩 번갈아가면 한다는 말이구나. 그런데 왜 자꾸만 알까기를 하다가 싸우는 걸까?
열매: 그건 자기 차례가 아닌데 또 하니까 그런 거 아닐까요?
유건: 규칙을 바꿔버려요.
지호:음,, 그러니까 우리는 그렇게 안 하는데 바둑알을 막아서 떨어지지 못하게 하니까 싸우는 거 아닐까요?
민재: 싸우지 않으려면 자기가 했는데 또 하면 안 돼.
아이들은 놀이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게임 도중에 이루어지는 변칙과 순서를 잊어버리는 실수를 원인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유건: 가위바위로 먼저 순서를 정하면 될 것 같아.
김산: 맞아. 그래서 이긴 사람이 먼저 색을 정하는 거야.
민재: 그리고 나서 공격할지 방어를 할지도 결정해.
한명: 돌의 개수는 똑같이 정해야해.
한결: 한 쪽 팀에 돌이 더 많으면 그건 공정하지 않는 거야.
지호: 그리고 나서 한번 씩 주고받으면서 튕기기를 하면 돼.
교사: 그럼 4명이 할 때는?
김산: 지그재그로 해요.
지환: 1번 2번 이렇게..
유건: 먼저 할 건지 나중에 할 건지 순서를 정하자.
왜냐면 순서를 정하지 않으면 자꾸 싸우잖아. 서로 자기 차례라고..
교사: 놀이를 하면서 그런 적도 있었니?
한명: 언제 순서를 잘 몰라서 서로 자기 차례라고 싸운 적이 있었어요.
민재: 게임을 하기 전에 싸울 거 같으면 번호표처럼 순서 카드를 만들어 하면 어떨까?
교사: 번호표.
민수: 아~~ 이어달리기 할 때처럼 순서를 알 수 있게..
유건: 그래서 자기 옆에다 두고 하면 순서를 헷갈리지 않겠네.
민재: 내 순서가 아닌데 자꾸 우기는 건 정당하지 않아.
온유: 게임은 정정당당하게 하는 거야.
아이들은 문제의 원인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약속과 규칙을 수정 보완해가는 과정 속에서 무엇이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행동인지 스스로 느끼고 알아가는 시간이 되어주었습니다.
[변형] 오목
김산: 나는 바둑도 알고 오목도 알아.
오목은 다섯 개를 놓아서 이기는 거야.
한결: 대각선으로 가도 돼.
시온: 대각선이라는 말은 우리가 발레 할 때 만들었던 줄이기도 해.
태희: 맞아. 나도 생각 나.
한명: 오목은 반듯한 길로 가기도 하고..
민수: 아래랑 옆으로 갈 수도 있지.
유건: ‘ㄷ’모양으로 가면 안돼. 그건 반듯이 가는 길이 아니라서 그런 거야.
한결: 내가 어떻게 하면 이기는지 방법을 알려줄까?
그건 말이야. 3*3, 3*4 방법을 사용하면 돼. 좀 어려운데 그렇게 하면이길 수 있어.
윤우: 오목은 공격과 방어가 있어.
방어는 5개 되지 못하게 막는 걸 말해.
그래서 방어도 중요해.
바둑알로 할 수 있는 놀이에는 오목도 있었습니다. 경험이 있는 아이들의 설명으로 오목은 금세 흥미로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오목을 두고 싶다는 아이들이 많아 종이오목판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진지한 승부사의 모습>
<이긴 사람도 진 사람도 없는 방어기술만 보여는 지호와 민수의 오목판>
<서로 양보하는 오목판>
<오목이 어려워 예쁘게 꾸민 온유와 나연이의 무지개 오목판>
두 명씩 짝을 이루어 오목을 두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진지해 고요하기까지 합니다.
한 판을 끝내고 ‘다시’~~를 외치는 아이들의 오목판은 각각의 개성만큼이나 다채로운 오목의 전략과 전술들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오목사랑은 당분간 일상 속에서 계속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