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의 여왕(개과천선 편)
해양오염방제과 김선영
신랑은 외향적으로는 얼굴도 잘생기고 키도 훤칠한 외모로 한때 군산 해양대를 주름잡았었습니다. 내적으로도 겸손하고 면밀함이 많아 주어진 일은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그런 성격입니다. 그러나 딱하나 흠이라면 음주운전을 한다는 것!!
8년 전 신랑을 학교 선배로 처음 만났습니다.
큰 키와 꽃 미남 스타일의 신랑을 보고 첫눈에 반했습니다. 어느 날 그 잘생긴 선배가 보이지 않아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말이 들렸습니다. 무슨일인가 알아보니 음주운전으로 운전을 하다가 본인도 모르게 잠들어버려 벽을 들이받아 차는 폐차될 정도로 큰 사고 났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때마침 순찰을 돌던 경찰차가 발견해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옮겨 의식을 찾고 곧바로 조서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간신히 의식을 차린 신랑을 깨워 ‘더더더더더더더더....’를 외치면서 입에다 측정기를 물려주어 신랑은 무언가에 홀린 듯 죽을힘을 다해 불어주었답니다. 음주운전 현행범으로 면허는 취소되고 벌금은 약 120만원을 내고서야 음주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크게 깨달았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저는 운전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신랑이 운전을 코치해주면서 급친해져 학생신분이었지만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술마실 일이 생기면 그 좋아하는 술도 마다하고 제가 신랑의 대리기사를 자청해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려 음주운전과는 완전히 빠이빠이를 했습니다.
그렇게 음주운전과는 완전히 이별을 시키고 신랑은 해양수산공무원이 되고자 공부를 2년 여간 준비한끝에 경기도 김포시청 해양수산직렬9급 공무원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음주운전 현행범에서 9급 공무원으로 개과천선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입니다.
음주운전에 걸리면 운이 나쁜 것?
103정 순경 이현종
기분에 따라 술이 약이 될 수 있고, 독이 될 수 있다는게 평소 술에 대한 내 지론이다. 기분 좋을 때 마시는 술은 몇 잔을 마셔도 엔돌핀이 마구 솟는 느낌이지만, 기분 나쁠때 마시는 술은 몇 잔을 마셔도 명정상태로 치닫는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술은 마시고 감정이 이성을 지배할 때 운전자들은 운전대를 부여 잡기 일수다. “바로 앞이 내 집인데... 고지가 저 앞이다. 이정도야 괜찮겠지.”
아니면 “난 아직 술에 안 취했어. 아직 치사량이 아니니깐 괜찮아. 그러니까 운전해서 안걸리기만 하면 되지. 사고 안내기만 하면 되지.” 이런 감정들이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 있게 된다. 물론 안 걸리면 된다. 요리조리 잘만 빠져나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 속담에 ‘바늘도독이 소도둑 된다’라고, 한 번 재수 좋게 안 걸렸다. 치자, 그럼 다음에도 ‘저번에 안 걸렸으니 이번에도 안 걸리겠지’ 안걸린다!
세 번째도 음주운전 한다. 또 안 걸린다.
네 번째도 음주운전 한다. 또 안 걸린다.
걸리는 놈은 모두 XX. 캬캬캬(비열한 웃음소리)
다섯, 여섯, 일곱... 이놈 운빨 정말 좋은 놈이다.
과연 운은 어디까지 일까?
이사람 결국 상습범이 된다. 운 나쁘게 음주운전에 걸려서 징계처분 한다면 이정도는 아주 양반이다. 사고 나기 전에 걸렸으니 다행이란 말이다.
대물사고까지 양반이라고 치자. 인사사고 나면 실형을 살아야 한다.
가해자, 가족들, 피해 당사자와 그 가족들...
남아있는 자들의 고통은 실로 말할 수 없다.
언젠가 본인이 새벽까지 술을 먹고 몇 시간 수면을 취한 뒤 늦은 감이 없잖아 있었지 때문에 얼른 출근할 생각에 운전대를 잡았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주차장에 후진하다 약 10미터 거리에 있는 차가 없어졌다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닌가!
결국 경미한 접촉사고를 냈다. 난 얼른 원래 차가 있던 곳에 주차를 시키고, 메모를 남기고 택시를 타고 출근했다.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으면 공간․지각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본인이 몸소 체험했다.
자 그럼 나를 포함한 이런 행태의 음주습관이 있는 사람들, 인생 편안히 무사하게 가족들과 오순도순 살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사고예방 차원에서 “무조건 음주운전 하지마라”
이런 백 마디 말보다는 몸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좋을 것이다. 가상공간에서 술을 먹고 운전하게 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느껴보고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났을 경우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되는지, 음주사고로 인한 그 잔혹한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체험관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끝으로 모든 해양경찰인들이 음주운전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특히 우리 군산해양경찰서가 여타 해양경찰에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나 자신부터 절대로 음주운전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생활할 것을 이 수기를 통해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악마의 유혹
P-91정 순경 정국진
이슬처럼 영롱한 소주한잔은 다양한 감탄사를 만들어 낸다.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알싸한 알코올은 삶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대학시절부터 음주를 즐겨했거니와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각종 술자리에 자주 참석한다.
사람사는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얼마의 술을 마셨는지도 모른체 시간은 새벽을 향해 간다. 삼겹살과 소주를 필두로 2차 맥주, 3차 다시 소주, 이것도 모자라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들고 집으로 향한다.
사실 음주운전을 한 적이 없지는 않다. “겨우 이정도 마시고 무슨 일이 있겠어?” 라는 안이한 생각 하에 생각을 고쳐먹었다.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음주운전의 징계처분을 보면 오금이 저릴 정도이다. 단순 음주운전은 정직, 각종 피해야기시 해임, 아무리 조심해도 누가 뒤에서 받으면 사고가 나는게 자동차다. 술 한번 마시고 운전 잘못하면 경제 불황 속에서 실업자 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술을 끊을 용기는 없어 술자리가 있을 때면 미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전쟁터’로 나선다. 내 손에는 지갑과 휴대폰만이 들려 있다. 자동차 열쇠는 이미 집에 두고 온지 오래다. 술을 마시러 간다면 차키는 멀리 집어 던져버린다.
물론 부득이하게 자동차 키를 가지고 술자리에 가는 경우도 있다. 식당 주차장에 주차를 해두고 술을 마시기도 한다. 자동차를 가져왔지만 대리운전을 하면 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요금이 저렴하면서도 안전하게 집까지 데려다 주기 때문에 개인안전을 위해서라도 대리 운전은 필수이다.
하지만 대리운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음주운전 단속은 저녁 혹은 새벽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근길 아침에도 음주단속을 하는 실정이라 무사 귀가했다고 안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성인이 전날 소주 2병에 맥주 1병을 마시게 되면 다음날 아침 음주 측정시에 0.15가 나온다고 하니 말만 들어도 오금이 저린다. 다음날이 출근이라면 술도 조절해서 마셔야 한다. 아침이라고 하여 경찰이 봐줄리 만무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술 마시는 습관도 고쳐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평소 주량보다 술을 덜 먹도록 끊임없는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하고, 술을 빨리 깰 수 있도록 물을 많이 먹는다던지, 빈속에 술을 머시지 않아야하는 등 기본적으로 할일이 많아졌다. 물론 조기에 귀가하여 일찌감치 잠자리에 드는 것은 필수이다.
작년 한국 성인의 1인당 소주 소비량은 72병이다. 경제가 어렵고 사는 것이 힘들어서 소비량이 늘었다고 한다. 삶이 힘들고 괴롭다고 공직자의 신분을 망각하고 술을 마시다보면 자칫 음주운전으로 이어져 공직자 전체를 욕되게 하고,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행복한 가정을 송두릿째 앗아가는 것이 음주운전이다. 오늘도 술잔을 들겠지만, 마음 가짐이 중요하다. 한순간의 방심은 불명예를 안겨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