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여 나를 건지소서 여호와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
나는 가난하고 궁핍하오니 하나님이여 속히 내게 임하소서
주는 나의 도움이시요 나를 건지시는 이시오니 여호와여 지체하지 마소서"(시 70:1,5)
요즘 내가 주님께 드리는 간절한 기도문이다
정황상 하루빨리 이곳을 나가야 하는데
융통할 수 있는 돈이라고는
이것저것 떼고 남은 삼백만 원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 2023년 8월 9일 일기 참조
현실상 그 돈을 가지고는 아무 데도 갈 수 없고
간다고 하더라도
매장을 새로 꾸미는 돈을 생각하면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 2023년 8월 18일 일기 중에서
주님께서 이러한 기도를 들으시고
드디어 역사해 주셨다
늘 그래왔듯이 작정한 것은 속전속결(速戰速決)로...
7년의 종살이 같았던 애굽 생활을 끝내고
출애굽(?) 하는 날은 9월 25일로 정해졌다
무엇보다 이것저것 떼고 남은 돈 삼백만 원 가지고도
옮길 수 있는 장소를 허락해 주셨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내가 나의 공의를 가깝게 할 것인즉 그것이 멀지 아니하나니
나의 구원이 지체하지 아니할 것이라
내가 나의 영광인 이스라엘을 위하여 구원을 시온에 베풀리라"(사 46:13)
그야말로 작정한 것은 지체치 않는 역사였다
그리고 또 한 번 자랑할 것은 이 또한 영의 아내의 지략이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표와 있었던 속앓이를 아내에게 털어놓으며
그래서 이제는 옮겨야겠다고 하자
아내는 그동안 왜 그렇게 바보 같이 살았느냐며 타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임대료는 올리는 대로 다 내면서
온갖 허드렛일까지 하는 내가 답답해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내 딴에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형편에 갈 곳이 없다는 불안감에 매장을 옮길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렇게 한바탕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기를 며칠
그러다 느닷없이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이곳으로 옮기면 된다면서 계약까지 마쳤다는 소식이었다
위치가 내가 있는 곳과 가까운 곳이고
임대료도 지금의 반값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금보다 넓고 사업장에 맞는 시설이 갖추어 진 곳을
삼백만 원에 계약했다는 것은 아내의 지략이요
그 돈밖에 융통할 수 없었던 내게 여호와 이레를 보여주신 것이다
이제 한 달 후면
드디어 이곳을 나간다고 생각하니 꿈만 같다
여기에서 생활을 요셉의 종살이 체험이라고 할 정도로
마음 상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내게 서운한 감정을 주었던 분들에 대해
미워하고 원망했던 것들이 부끄러웠다
이렇게 떠나고 나면 죽을 때까지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는데
미워했던 감정을 두고 떠난다는 것에 심령이 편치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먼저 대표님께 사정 이야기를 드린 후
그동안 당신의 마음을 상하게 했던 점들에 대해 고백하면서 사죄를 구했다
대표님은 평소와 다른 내 행동에 어색해했지만 사랑의 언어에 감동한 눈빛이었다
"너희는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과
비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엡 4:31~32)
사실 내게 부당하게 대했던 것들만 생각하면
굳이 사과까지 할 필요가 있겠나 싶었다
하지만 그분을 통해 이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인생의 변환점을 준 귀한 인연들을 만나지 못했기에
이 또한 까마귀를 동원하여 때마다 만나를 주신 주님의 역사라 믿는다(왕상 17:6)
주님 안에서의 인연은 다 이유가 있었기에 미워하거나 원망할 일도 없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