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여자 이야기..(20)
.. 제목: 뚱뚱한 여자 이야기
작가: 햐핑 (mulanping@hanmail.net)
-너를 처음 만난날 소리없이~♪ 밤새 눈은 내리고~♬~
끝도 없이 젖어드는 기다림~♪ 사랑의 시작이였어~~♬
^^ 히히 나도 겨울바다 노래 가사처럼 멋진 사랑을 시작 할수 있을까?
아침부터 우리집은 난리가 났다.
왜냐?
내가 엠티를 가기 때문이다.
수학여행도 안가던 내가 어디를 놀러 간다고 했을때
엄마 아빠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그런데 꼴통도 같이 간다고 하자 광분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아빠는 또다시 비싼 양주를 찾기 시작했고 엄마는 닭사러 나갔다.
아무래도 엄마 아빠가 꼴통의 사기극에 단단히 걸린 것 같았다.
뭐 하지만 장래의 사윗감을^^ 위해서인데...
막 문을 나설려고 하는데 꼴통에게 전화가 왔다.
-떡대! 서울역이야 청량리가 아니고 서울역이다!
꼴통 정말 나를 바보로 생각하고 있는걸까?
-내가 바보야!
소리한번 질러주고 바로 핸드폰 껏다.^^V
괜히 붙잡고 있으면 한소리 들을꺼 뻔하니까
그나저나 겨울바다는 어찌 생겼을라나..룰루랄라~~~
-현재 시각 8시 30분 ㅠ.ㅠ
내가 이렇게 울상을 짓고 있는 이유는?
8시 40분에 열차가 출발하는데 꼴통은 보이지 않았다.
머리카락 보일까봐 꼭꼭 숨었는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더 이상 기다릴수 없다며 개찰구로 향했다.
아!! 이 인간 오기만 해봐라!
아마도 양반은 못되는 것 같았다. 꼴통에게 전화가 왔다.
그런데 대뜸 승질부터 내는 꼴통!
-야 왜 안와!
-오빠 뭘잘했다고 소리를 질러 지금 출발하는데 도대체 어디야?
-왜 또 헛소리야! 나지금 역이야!
역?
난 또 이인간이 어디인가 숨어서 나를 놀리고 있지 않나 티나지
않게 주변을 둘러봤지만 꼴통은 보이지 않았다.
결론은!
속았다.!
-없잖아 솔직히 말해라 늦으면 늦는다고!
-미치겠네 여기가 그럼 청량리 역이 아니고 무슨 서울역이냐?
허거덕!
똑똑한척 자기 혼자 다하더니
나는 기역한다!
아침에 꼴통이 전화를 해서 했던 소리를
-떡대! 서울역이야 청량리가 아니고 서울역이다!
도대체 이인간은 어디서 굴러먹던 뼈다구일까?
절대 측정불가 꼴통계의 이단아 !
결국 난 기차를 타지 못하고 뒤따라 가기로 했다.
에구~ 꼴통은 언제쯤 올라나......
-으이구 인간아!
한대 꽉 줘박고 싶었지만 열심히 먹고 있는지라
참았다.
개도 먹을때는 안 건드린다는데
하긴 꼴통은 개가 아니니까 건드려도 되지 않을까? ^^
하지만 기분은 룰루랄라~~~
첨가보는 엠티겸 여행!
신날수 밖에 없었고 이미 음식의 절반을 끝내버린 꼴통이 밉지도 않았
다.
에이 인심이다!
-오빠 더 먹고 싶은거 있으면 말해 사줄게
-허억~
꼴통은 놀랐는지 재빨리 물을 마셨다.
-오~ 저런~저런~ 우리 꼴통 목이 메었니?
- 닥치지 그래
ㅡ.ㅡ 너무해 난 기분좋아서 흉내 낸건데
^^ 그래도 기분좋다. 놀러가니까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거 같았다. 꼴통하고 재미나게
놀고 싶었지만 연실 먹어되고 있어 말한마디 못붙혔다.
-띠리릭~
꼴통은 얼마나 먹는거에 집중했는지 자기 핸드폰 소리도 잊어먹고
있었다.
-오~ 저런저런~ 우리 꼴통 전화왔는걸~~
순간 째려보는 꼴통의 눈빛!
매롱이다!
-짝짝짝! 미안해~ 미안해~
꼴통은 어이가 없는지 고개를 돌리며 전화를 받았다.
승리!^^V
살다보니까 별일이 다 있네
그런데 전화를 받는 꼴통의 자세가 이상했다.
평소 같으면 거만한 목소리로
-누구야? 뭐? 니가 누구개 인지 내가 어떻게 알어~ 요즘 개새끼는 말도
하냐?
이랬던 꼴통이~
-네! 네! 네! 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변했습니다.~
누굴까? 또다시 무한대로 증폭되는 이 궁금증!
아무래도 이것도 병인거 같다.
그러고 보니 꼴통을 만난 이후로 나는 환자가 되버렸다.
물론 정신적으로 말이다. ㅡ.ㅡ
-궁금병 의심병 짐작병 이 가장 대표적인 것들이다.
아! 정상인으로 돌아가고 싶다.~
전화를 끝은 꼴통은 또다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남아있는 음식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악! 너무 궁금해!
-오빠 누구야?
초롱초롱한 눈말울을 빛내며 대답을 기다렸다.
꼴통은 대답대신 이미 비워있는 음료수 켄을 아주 높이
치켜 들고 떨어지는 방울들을 마시고 있었다.
그럴줄 알았다!
이미 예방접종까지 끝낸 마당에 뭐가 두려우랴!
난 이미 준비해둔 음료수를 가방에서 꺼내 내밀었다.
물론 뚜껑도 따서
^^ 고객이 만족할 때 까지~~~
꼴통은 뭐가 그렇게 자랑스러운지 고개까지 끄덕이며 음료수를
완샷해 버렸다.
그 표정을 보자 마자 떠오르는 표어 하나!
잘키운 떡대하나 열 미녀 안부럽다.! ^^V
자 이제 꼴통! 대답해봐!
-누구였어 오빠?
무지하게 궁금했다.
도대체 누구이길래 어떤 성깔을 갖이고 있는 사람이길래
측정불가! 꼴통계의 이단아를 그렇게 공손하게 만들었는지
-어머니
-아 그렇구나
그럼 그렇지 꼴통이 다른 사람들한테 그렇게 공손할 리가 없지
-니네 어머니
헉!
-우리 엄마?
하지만 꼴통은 프로답게 음료수 한개에 한번만 대답했다.
그런데 엄마가 미리부터 노망나신건 아닐텐데
거기다가 꼴통의 전화 번호는 어떻게 알아냈을까?
숨막히는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일들이
요즘들어 자꾸만 일어난다.
난 재빨리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엄마! 왜 전화했어
그러자 우리 엄마의 대답
-너는 몰라도 돼
흠..왜 자꾸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꼴통의 편이 되어 가는거지?
난 전화를 끊고 어느세 모든 음식을 깨긋하게 청소한
꼴통을 쳐다봤다.
-드르륵~드르륵
무슨소리?
내 머리 돌리는 소리!
이미 배가 부른 상태라 음식으로 유혹해서는 순순히 말해줄 것 같지 않
았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그래!
없다. ㅡ.ㅡ
하지만 지병인 궁금병을 앓고 있는 나로써는 참을수 없었다.
-오빠~ 우리 엄마가 뭐라고 했어?
생글생글 웃어주었다.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는데
-궁금해?
-응 너무 궁금해!!!
-말해줄까?
-응
-싫어!
아!~ 어쩌란 말이야~♪ 이 돌아버릴 가슴을~♪
그렇다고 포기할수 없지!
나는 불굴의 의지를 갖은 한국인이야!
-대답 안해주면 나 여기서 소리 지른다.
협박! ^^
-안지르면 내가 지른다.!
재 협박! ㅡ.ㅡ
-제발좀 말해주면 안돼?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길래 저렇게 완고하게 버티는걸까
평소같으면 말해주고도 남았을텐데....아 궁금하다!!!
아무래도 궁금병 말기 상태인 것 같다.
-궁금한거 자꾸 참으면 화병되는데
휘발유를 붇는 꼴통!
또다시 시작되는 피말리는 신경전!
꼴통의 약올리기는 또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더 이상 참을수 없었다.
-오빠 해달라는거 다해줄게 어떤것이든지 말해줘 ^^
-진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꼴통은 관심을 보였다.
-응 뭐든지 그러니까 제발 말해줘
꼴통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더니 결심한듯 입을 열었다.
그래 말해!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오고간거야!
뚱뚱한 여자 이야기..(21)
.. 제목: 뚱뚱한 여자 이야기
작가: 햐핑 (mulanping@hanmail.net)
다 돌려놔~~♪
멍~~!
아무리 노력해도 조금전 받은 충격에서 벋어날 수 없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시간이 지나도 이 허망함 분노 배신감은 떨쳐 버릴수 없었다.
꼴통의 대답!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ㅡ.ㅡ 인간이길 포기한 꼴통!
혹시 .......^^거기에 문제가 있는건가?
-오빠 혹시 유전자 검사 해본적 있어?
그러자 꼴통은 왠 또 개풀 뜯어먹는 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으로
나를 보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흠..또 무슨짓인가를 꾸미는 사전작업!
-떡대야 일어나
안속는다.!
근데 궁금했다.ㅡ.ㅡ
당하더라도 뭔짓을 꾸미는지 알고 싶었다.
휙!~ 고개를 돌려 보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떡 하니 버티고 서 게셨다.
-빨랑 일어나
여기가 전철도 아니고 경로우대석도 아니고 좌석끊어서 탄건데
왜?왜? 이런짓을 하는거야
가뜩히나 다리 아파 죽겠는데 ㅡ.ㅡ
하지만 당연한일 한다는데 아픈 다리를 이끌고 일어났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괜찮다고 했지만 꼴통이 반강제로 자리에 앉게 했다.
그런데 갑자기 할아버지는 서있는 나를 보더니 한마디 하셨다.
-어이구! 장군감이네~
ㅡ.ㅡ 혹시 꼴통네 할아버지?
그러자 꼴통이 내 어깨를 두드렸다.
-떡대 장군! 화장실 갑니다.~
푸른바다 저 멀리~♪
^^ 드디어 겨울바닷에 도착했다.
눈이날리는 바다 모래 백사장 하얀거품이 있는 파도
그런건 보이지 않았다. ㅡ.ㅡ
7시가 넘어 도착하는 바람이 어두워져 아무것도
볼수 없었다.
뭐야! 이게~
꼴통!의 바보짓 때문에!
-오빠 때문에 바닷가도 못보고~
어라?
그런데 꼴통이 좀 이상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닷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알수 없는 말을 했다.
-떡대야 나도 누구한테 들은건데 바다는 밤 바다를 봐야 하는거래
-오빠 왜 개풀 뜯어먹는 소리 해? ㅡ.ㅡ
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평소같으면 분명히 이렇게 말했을 텐데
-내가 개냐?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머리의 큰 충격을 받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건 아니였다.
군대 있을때 머리로 못을 박았다는데 충격받을 머리가 아니다.
한참을 그렇게 서있다가 내가 춥다고 징징되자 겨우 콘도로 들어왔다.
그런데 아무도 없었다.!
뭐이래~ 엠티가!
순간 또 꼴통의 계략에 넘어가서 엉뚱한 콘도로 오지 않았나 의심했다.
하지만 전화를 해보니 사람들은 이미 저녘을 먹으러 시내로 나간 상태였다.
회 먹으러!~~~
아 나도 회먹고 싶다! 바닷가에서 맛있는 회를...
-오빠 회먹으러 가자 우리도 응?
그러나 꼴통은 대답이 없었다.
오늘따라 이상한 꼴통 기차 안에서만 해도 정상이였는데
갑자기 바닷가에 도착한 이후로는 병들은 강아지 마냥
축 늘어져 있는 느낌이다.
-올라가자
꼴통답지 않은 무게있는 목소리에 겁먹고 방으로 올라갔다.
방은 두개!
701호 남자 702호는 여자
-오빠 짐풀고 샤워좀 한다....
허걱!
꼴통은 대답도 안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702호실로 들어갔다.
여자들방으로.....
혹시 진짜 변태? ㅡ.ㅡ
무슨짓을 할지 항상 불안한 인간이기 때문에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수 없다.
방으로 들어간 꼴통은 바닷가가 보이는 창가에 서있었다.
창문을 열어놔서 차가운 바람이 술술 들어오고 있었다.
으..추운데
꼴통은 춥지도 않은지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그대로 서있었다.
-오빠 뭐해?
하지만 꼴통은 또 아무런 대답도 안했다. 자꾸 내말을 씹으니까 열받는다. ㅡ.ㅡ
-내가 오징어냐? 왜 계속 내말을 씹어먹는거야~!!!
외치고 싶었지만 난 입을 닫았다.
지금 바닷가를 쳐다보고 있는 꼴통의 뒷모습...
여러번 꼴통의 뒷모습에 의미를 둔적이 있었다.
하지만 꼴통의 뒷모습은 언제나 똑같았다.
지금 꼴통의 뒷모습은 다르다.
이상한건 그런 꼴통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내마음이 아린다는것....
한동안 바닷가를 바라보던 꼴통은 창틀에서 무엇인가를 찾는 것 같았다.
또다시 도지는 궁금병. ^^
왠지 분위기가 조용히 해야 할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꼴통에게 다가갔다.
꼴통은 작은 은박지 같은 것을 손에 들고 있었다.
그리 그속에는 머리카락 두개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여자머리카락인 듯 조금 긴것과 남자것으로 보이는 짧은 것
저건 뭐지? ㅡ.ㅡ
또다시 증폭되는 의혹들~
궁금하다. 왜 꼴통이 어울리지 않게 이렇게 분위기를 잡는건지
그리고 저 머리카락은 뭔지
차마 분위기에 눌려 말을 못하겠고
꼴통의 말대로 정말 화병이 생길 것 같았다.
도대체 이인간은 왜이렇게 사람을 궁금하게 만드는걸까?
혹시 그것도 취미인가?
아 알고싶다!
꼴통 평소에 말도 잘하면서 말좀해! 말말말!!
-떡대야
-응 오빠
그래 말해! 말해봐 도대체 왜이러는거야!
-밥먹으러 가자
으악!!!!!
난 꼴통이 싫어여!!!!!
회! 드디어 바닷가에서 회 먹는다!^^
그런데 꼴통은 역시 이상하다.
거지왕초인 꼴통!
회는 안먹고 계속해서 술만 마신다.
에잇! 모르겠다.
일단 난 먹었다. 회는 살도 안찐다는데 실컷 먹었다.^^
결국 꼴통은 소주2병만 마신체 일어났다.
난 나도 모르게 계산대로 갔다.
정말 사고싶은 마음은 요만큼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계산대로 저절로 가진다.
ㅡ.ㅡ 꼴통의 말로는 쇄내교육의 성과란다.
-여기요
헉!
뭐야! 도대체 왜 이러는거야!
차라리 평소처럼 날 배껴 먹어!!!
꼴통은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회값을 계산하고 휭하니 나갔다.
알 수 없는 꼴통의 행동과 말도안돼는 상황!
냄새가 났다.!
뭔가가 있다.~ 내가 세상 물정 모르고 좀 단순하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알수 있다. 왜냐?
여자니까!
분명 꼴통은 이 바닷가에서 뭔일이 있었다.
- 난 내가 지난 겨울 바닷가에서 한짓을 알고있다!
-잔돈이요
한참 생각하고 있는데 주인 아줌마가 잔돈을 내밀었다.
그리고 나름데로 써비스라고 생각했는지 나가는 나한테 한마디 했다.
-우리가게에서 회드시는 신혼부부들이 첫날밤에 다 애가 생기더라구요~
허걱!
^^ 정말일까?
회도 먹었겠다. 겨울바다도 왔는데 그냥 사고쳐 버려???
그나저나 도대체 꼴통은 지난 겨울 바다에서 무슨짓을 했을까??
뚱뚱한 여자 이야기..(22)
.. 제목: 뚱뚱한 여자 이야기
작가: 햐핑 (mulanping@hanmail.net)
ㅡ.ㅡ 꼴통은 여전히 이상했다.
방안에서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면서도 아무런 말이 없다.
하긴 원래 다른 사람들이랑 친하지 않으니까 솔직히 왕따~^^
그런데 그것때문에 나까지 술마시고 놀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된다.
에이 모르겠다.!
어차피 놀러온건데 나름데로의 사정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알려고 하면 더 모르는게 꼴통의 속이니까
겨울바다에 와서 마시는 술~! 캬~^^
소주 3잔을 마시니까 세상이 빙빙돌고 있었다. ㅡ.ㅡ
한참을 빙빙돌고 있는데 뭔가 허전한 이 느낌!
꼴통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찾아봐도 꼴통은 없었다.
아 어떻하지 술이 취하는데 그냥 잘까?
그래도 꼴통을 내가 안챙겨주면 누가 챙겨줄까
꼴통을 찾으러 나갔다.
호곡!
그런데 왜 갑자기 바닥이 올라오는 거지....ㅡ.ㅡ
꼴통은 콘도 입구에 앉아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벌써 먹을만큼 먹었는지 얼굴은 벌개져 있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정신은 멀쩡한거 같았다.
하긴 평소에도 정신이 멀쩡하다고는 할수 없지만.^^
-오빠 뭐해?
-궁금해 하지마
허걱! ㅡ.ㅡ
꼴통 잘걸렸다. !
술도 취하는데 나도 술꼬장 부려야지~~
-꼴통 나한테 너무한거 아니야?!!
그러자 꼴통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한마디 했다.
-술꼬장 부리면 죽는다
그리고 바닷가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흠...나는 그순간 한가지 깨달았다.
저인간한테는 술꼬장도 안통하는구나
반항하지 말자!
-오빠 같이가~~
꼴통은 아무말도 안하고 천천히 걷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아무말도 안했다.
해봤자 또 술꼬장 부린다고 죽일지도 모르니까 ㅡ.ㅡ
어두워서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파도소리가 점점더 크게
들려왔다.
-헉!
내가 놀라는 이유는?
내 어깨위에 꼴통의 손이 올라와 있었다.
아~ 이를 어떻해....
술을마셔서 벌개진 얼굴은 더욱더 뜨거워 졌고 심장소리는
옆에 있는 꼴통에게 들릴정도로 뛰고 있었다.
도대체 왜 갑자기 내 어깨에 손을 올린거지 ?
두꺼운 옷들이 사이를 막고 있었지만 분명히 꼴통과 나는
딱! 달라 붙어있었다.
나보고 어쩌라는 말이야!
겁이 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대감을 갖기도 하는 이마음은 뭐야!
뭔가 해야했다.
그래서 그냥 조용히 있기로 했다.
꼴통말대로 죽이던 살리던 지금은 그냥 가만히 있을수
밖에 없었다.
- 철썩 철썩~~~!
어두워서 바다가 안보인다. ㅡ.ㅡ
그럴수록 마음이 이상하다.
더욱더 무서워지고 겁나고 다른 한편으로는 묘한기분이 든다.
나는 추워죽겠는데 꼴통은 6만불의 사나이라도 되는지 보이지도 않는 바
다를 보고 있었다.
ㅡ.ㅡ 난 하나도 안보이는데
-오빠 뭐가 보여? 난 어두워서 하나도 안보이는데
무슨말이라도 해야했다.
그냥 이대로 있으면 나도 모르는 감정들에 휩싸여 주체를 할수 없을것
같았다.
난 꼴통이 예전처럼 나를 구박하던지 장난치는 말을 하길 원했다.
- 떡대야 나도 들은건데 밤바다는 눈으로 보는게 아니래 귀로 보는거래
-철썩~ 철썩~
허걱!
아! 꼴통 왜그래? 도대체 왜그러는거야
넌 측정불가 꼴통계의 이단아잖아!
제발 그런말로 나를 이상한 기분으로 만들지 말란 말이야! ㅡ.ㅡ
혹시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알콜이 머리에까지 침투한건 아닐까?
오만가지 상상을 다 해봤지만 여전히
알수 없는 꼴통이였다.
-떡대야 미안하다
허걱!
놀라지 않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했는데
꼴통에게서 미안하다는 소리를 듣다니
나한테 그렇게 밥을 얻어먹어도 잘먹었다는
소리 한번 안하던 인간이 갑자기 미안하다니?
차라리 평소처럼 속시원하게 말이라도 하지
물어보고 싶었다.
왜 미안한지 그리고 왜 이러는건지
하지만 난 아무말도 못했다.
아니 솔직히 할수 없었다.
항상 당당하고 거만하던 꼴통의 이런 모습은
나에게 익숙하지 않았다.
꼴통은 어느세 눈을 감고 천천히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이번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마치 애기가 엄마에게 기대는 느낌이랄까?
눈을 감고 있는 꼴통의 얼굴을 보며 나도 모르게 꼴통의 어깨를
감쌋다.
더이상은 겁이 나지도 않았고 이상한 기분도 들지 않았다.
알수는 없었지만 너무나 편했다.
나도 눈을 감고 바다를 보고 싶었다.
무엇이 꼴통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건지....
뚱뚱한 여자 이야기..(23)
..
작가: 햐핑 (mulanping@hanmail.net)
-툭! 툭!
뭐가 자꾸 자고 있는 내 엉덩이를 툭툭 치는 걸까? ㅡ.ㅡ 졸려 죽겠는데
-툭! 툭!
살짝 눈을 떠 보니 꼴통이 계속 엉덩이를 차고 있었다.
어젯밤 이상하더니 드디어 돌아버린건 아닐까? ^^
- 오빠 왜 차고 있는 거야?
- 일어나라고
- 그럼 말로하지 왜 발로차!
인간이 왜 저런 거야! 깨우려면 손으로 흔들어서 깨우던가 말로하지
- 귀찮아서
ㅡ.ㅡ 그리고는 휙 돌아서 화장실로 가버렸다.
어젯밤 바닷가에서 이상한 행동을 해서 조금 변하나
했더니 하룻밤 사이에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결국 또다시 나를 괴롭히고 장난치겠다는 자세!
나는 혹시 오늘 무슨 소리를 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하루이상 진지해지는 건 꼴통에게는 힘든 일인 것 같다.
- 헉! 헉! 오빠 나 더 못가!
그동안 다이어트를 하면서 상당히 많은 체력을 길렀다고 자신했는데
겨우 20분을 걷고 나서 지쳐 버리고 말았다.
다름 아닌 여기는 설악산.!
아침에 일어나서 집에 갈려고 하는데 꼴통이 설악산 가자면서
나를 또다시 질질 끌고 왔다. 몰론 같이온 일행들은 빼고^^
웃을때가 아니지 다리는 후들 거리고 숨이 차서 더 이상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오빠 그만 올라가자
그러자 꼴통은 멀쩡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떡대야 너 설악산에 곰있는거 알어?
허걱!
곰이라니 그런 곰이 있는 설악산에 나를 데리고 왔다는 말이야!
-오빠 나 갈래!
난 초인적인 힘을 내면서 산을 내려왔다.
진짜루 곰만나서 죽기라도 하면 억울해서 어떻해!
이제 겨우 살도 빼면서 인생의 재미를 늦기고 있는데
-근데 예전에 다 사라졌다.
ㅡ.ㅡ 또다시 시작되는 꼴통의 말장난!
그제서야 나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오빠 나 힘들어 죽겠어 장난치지마 근데 왜 없어진거야?
도대체 나는 왜 계속 당하면서도 꼴통이 말하면 궁금해 지는건지...
-사냥꾼들하고 6.25때 많이 죽었고 탈출도 했데
탈출? 또 시작이다. 여기가 무슨 동물원도 아니고 뭔 탈출이야!
-떡대 축하한다.
-뭘 축하해???
ㅡ.ㅡ 물어보지 말아야 하는걸 알면서도 중병이 되어버리 궁금병!
-탈출에 성공한거 축하한다고
지금 저 인간이 나를 곰에 비유한게 맞나?
에이! 아니겠지 설마!
-설마 나보고 곰이라고 한소리는 아니지?
-떡대야
꼴통은 대답은 지긋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쑥하고 마늘 먹느라 고생했다.
ㅡ.ㅡ 어떻하면 꼴통의 머릿속을 한번 들여다 볼수 있을까?
좋은 방법이 없을까???
- 윽!
겨우 학원에 도착했다.
온몸에 알이 배겨서 그야말로 죽음의 길이였다.
꼴통은 피곤하지도 않은지 오늘도 일찍와서 책을 보고 있었다.
-오빠 안녕~
-응
역시나 불성실한 인사!
-오빠는 몸 괜찮어? 난 알배겨서 죽을 것 같어
-그럼 죽어야지
ㅡ.ㅡ 예전에는 일부러 그러는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요즘들어
인간자체가 원래부터 그런거란걸 알았다.
-떡대야 일요일날 놀이공원 갈래?
-놀이공원?
흠 또다시 시작되는 꼴통의 사기극!
안돼! 이제 돈도 없다! 진짜루~~
-안갈래
-내가 다 책임질께 가자
헉!
이건 또 무슨 말도 안돼는 소리지?
-오빠가 ?
-일요일날 가자
이야! 인생은 오래 살고볼 일이라더니
그런데 왜이렇게 불안하지?
당연하다는 꼴통이 표정!
흠 또다시 희생양이 되어가는 이느낌!
그러고 보니까 놀이공원 가본지도 꽤 오래 됐다.
어릴적에는 몇 번 가봤지만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부터
가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너무 등치가 커서 안전장치가 맞지 않으니까^^
이제는 맞겠지~?^^
아~! 아름다운 인생이여~
- 야! 일요일이다~~
오늘은 놀이공원을 가기로 한 일요일!
새벽부터 일어나서 목욕제게하고 깁밥도 만들고
놀이공원이 차를 타고 가야 하는곳이기 때문에 엄마차도 빌렸다.
운전면허만 있으면 내가 하는건데~^^ 쪼금 아쉽기는 하다.
꼴통은 밥먹는 시간도 아닌데 약속시간을 정확하게 지켰다.
-오빠 안녕~~^^
하지만 꼴통은 대꾸도 안하고 차쪽으로 다가갔다.
-누구차야?
-엄마꺼 아빠꺼는 너무 커서
-가자 타~
꼴통은 운전석에 앉으며 이것저것 점검하더니 시동을 걸었다.
-부릉~
그런데 소리만 나고 차고 안 움직였다.
-뭐야! 이거 망가진거 아니야
헉!
꼴통은 사이드 브레이크도 안풀고 차가 안움직인다며 승질을 낸다. ㅡ.
ㅡ
이상하다. 왠지 모를 이 불안감~!
그랬다. 꼴통의 운전실력은 너무 불안했다.
내가 운전은 할줄 몰라도 그동안 보아온 것이 있는데 꼴통은 초보운전
같았다.
-오빠 운전할줄 아는거지? ^^
아주 좋게 말했다.
괜히 성질건드리면 꼴통성질에 뭔짓을 할지 모르니까
-당연하지
-운전 면허증 딴지 얼마나 됐어?
-1년 넘었지
휴~ 다행이다.
-작년 11월에 땃으니까 1년은 넘었지
난 서둘러 안전밸트부터 맸다. 그리고 손잡이를 꼭 잡았다.
그리고 그럴일이야 없겠지만 꼴통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빠 우리 그냥 버스타고 가면안돼?
하지만 꼴통은 대답도 안하고 계속 뭐가 문제인지 찾고 있었다.
그래 포기하자!
괜히 승질건들여 봤자 좋을 것 없지
-오빠 사이드 브레이크..가..
-아 맞다.! 운전면허 따고 처음 운전하는거라서
허걱!
갑자기 머릿속에 떠 오르는 책제목이 있었다.
스무살 까지만 살고 싶어요~~~!!!
난 오래 살고 싶다.
이제는 제발 꼴통의 이런짓에 희생양이 안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꼴통은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았다.
-떡대야 이거 에어백 나오지?
-으악! 오빠 천천히좀 가~!! 으악~
놀이공원에 오는 1시간 동안 나는 계속 비명을 질러야만 했다.
긴장과 공포감에 휩싸인 시간이였다.
난 도착하지 마자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
그제서야 아직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휴~
그나저나 집에는 어떻게 가지. ㅡ.ㅡ
-떡대야 가자
꼴통은 아무이상이 없는 것 같았다.
-오빠 우리 집에 갈때는 차 납두고 버스 타고 가자?
-왜?
- ^^ 오빠 운전하기 피곤하잖아 그냥 버스타고 가자
어떻게든 꼴통이 다시 운전대를 잡는 사태를 막아야 했다.
-떡대 쫄지마 나 군대 있을때 운전병이 였어 장난한번 친거야
ㅡ.ㅡ 또 속았다.
그럼 이 인간은 날 놀려먹기 위해 출발부터 계략을 꾸민것이군...
휴~ 그나저나 다행이다.
장난이였다니.
-오빠 같이가~~~
그런데 이상했다. 꼴통은 표도 안끊고 바로 들어갈려고 하는 것이 아닌
가?
꼴통도 놀이공원에 오는게 오랜만인가?
-오빠 표부터 끊어야지 그런것도 모르냐 바보냐?
^^V 복수했다.
그러자 꼴통은 주머니에서 뭔가를 끄냈다.
-여기 있어
오호~! 설마 꼴통이 예약을?
-오빠 왠일이야 예약도 하고?
난 갈수록 새롭게 변하는 꼴통의 모습에 꼴통이라는 인간을 잊고 있었
다.
-예약? 이거 꽁짜표야 아는 사람이 줬거든
ㅡ.ㅡ 그래 어쩐지 자기가 책임진다고 할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하긴 그래도 꼴통이 책임지는건 확실한거니까^^
놀이공원 안으로 들어가자 맨날 티브이 속에서만 보던 놀이기구들이
보였다. 볼때마다 저걸 타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만 했었는데
히히^^ 왜이렇게 흥분되는거지???
뭘 먼저 타볼까 고민하다가 그렇게 말로만 듣던 바이킹이 타보고 싶어졌
다.
-오빠 우리 바이킹 타러 가자 응?
-애들이냐 사파리 보러 가자
내가 애들이냐? 맨날 지맘데로만 하고
혹시 꼴통은 바이킹 타는게 무서워서?^^
-오빠 바이킹 타는거 무서워서 그리지? 그치~!
-응
허걱! 그렇게 남자다운척 거만한척 하던 꼴통이 놀이기구 무서워서
못탄다니...
-진짜?
-그렇다니까 내가 예전에 월미도에서 바이킹 타다가 바닷가로 날아갔잖
아.
ㅡ.ㅡ 그랬구나 그랬어 꼴통은 나를 바보로 알고 있는거구나
난 꼴통이 어이없는 대답에 아무말도 못하고 사파리 구경을 하러 갔다.
그리고 동물원 구경해본지도 오랬됐으니까~
-우와! 저 곰봐
창밖으로는 곰들이 던져주는 건빵을 받아먹기 위해 애교아닌 애교를 부
리고 있었다.
한참을 보고 있던 꼴통이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미안하지 않냐?
미안? 이 인간이 또 뭔소리를 할려고 이딴 수작을..
-뭐가?
-니 친구들은 저 안에 있는데 너만 탈출에 성공했잖아
ㅡ.ㅡ 참을수 없어! 내가 왜 곰이야!
-오빠!
내가 인상을 쓰면서 소리를 지르자 꼴통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승질좀 내지마라
그러더니 꼴통은 건빵을 내밀었다.
곰에게 던져주는 건빵이였다. ㅡ.ㅡ
정말 내가 곰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휙~ 집어 던져 버리게~
하지만 그러기에는 이미 연약해진 나~!^^
-오빠 이게 마지막이야!
ㅡ.ㅡ 벌써 5번째 사파리 버스를 타고 있었다.
-다 너때문이야
-뭐가 나 때문이야 오빠가 타고 싶으니까 계속 타는거지!
-니 친구들 오랫동안 보라고 이제 보면 언제 보겠냐
결국 2번을 더 타고 나서야 사파리 버스에서 내릴수 있었다.
-^^V
바이킹에서 내리는 꼴통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내가 말을 걸어도 대답도 안하고 담배만 폈다.
그리고 난 보았다. 담배를 잡고 있는 손이 부르르 떨리는것을~!
^^ 꼴통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오빠 무서웠지?
-아니
꼴통은 절대부정을 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에이! 맞는거 같은데
-아니라니까!
오호 이제는 승질까지~~^^
-그럼 한번더 탈까?
-아 맞다. 화장실 가야지
꼴통은 화장실로 휙하니 가버렸다.
^^ 드디어 감격의 첫승~!
바이킹은 애들이나 타는거라며 말할 때부터 알아봤지!
앞으로 계속 써먹어야지~~~
놀이공원에서 나올때 까지 꼴통은 아무런 놀이기구도 타지 않았다.
속이 않좋다는 핑계로^^
그제서야 꼴통이 인간답게 보였다.
난 혹시 괴물이 아닌가 했는데 놀이기구에 맛이가는 꼴통이라
^^ 왠지 어색하지만 귀여워 보이는건 왜일까??
놀이동산에서 돌아온후에 우리는 저녘을 먹으러 갔다.
난 혹시나 또다시 꼴통의 계략에 말려들까봐 미리 선수를 쳤다.
-오빠 저녘도 책임지는거지?
그러자 꼴통의 한마디
-당연하지
오호! 어느세 저런 당당한 표정^^
바이킹 타고 내렸을때 사진이라도 찍어놀껄..
그래 오늘은 비싼거 먹어야지!
자주가던 비싼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들어오자 마자 꼴통이 몸을 휙돌리며 나가고 있었다.
설마 또다시 내 엉덩이가 의자에 맞지 않는다고.....ㅡ.ㅡ
그때 왠 여자가 아는척을 하며 우리쪽으로 다가왔다.
설마 또 동창? ^^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꼴통에게 아는척을 하고 있었다.
뚱뚱한 여자 이야기..(24)
.. 작가: 햐핑 (mulanping@hanmail.net)
- 오랜만이네
다가온 여자는 꼴통에게 아는척을 했다.
표정을 봐서는 무척이나 친한것 같았다.
ㅡ.ㅡ 역시 꼴통의 색마기질은 어디를 가나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 네. 오랜만이네요
허걱!
꼴통이 존댓말을? 말도 안돼!!!
하지만 현실이였다.
꼴통은 분명히 그 여자에게 존댓말을 하고 있었다.
세상 모든 여자한테는 반말한다는 그 꼴통이!
-잘 지냈어?
그 여자는 웃으며 말을 했다.
그러나 꼴통은 인상을 쓰고 있었다.
-잘 지냈냐구요?
마치 화를 내는것 같았다.
그러자 그 여자는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누구? 여자 친구?
흠 드디어 나에게 까지 관심을 갖는군!
근데 누굴까 도대체 누구인데 천하의 꼴통을 저렇게 만든거지?
나도 비결이나 배워볼까?^^
난 잠시 뭐라고 대답할지 몰라서 조용히 있었다.
-아니요 아는 동생이요
허걱!
아는 동생이요!
왜 오늘은 아는 동생이야! 동창들 만날때는 여자친구 였으면서 ㅠ.ㅠ
하지만 뭐라고 할 입장도 아니였다.
그리고 그 여자는 이뻤다.
키만 나보다 작았지 약간 마른듯한 몸매와 매력적인 얼굴은
여자인 내가 봐도 상당히 이뻐 보였다. 그리고 성숙미 까지..
한동안 두사람은 말이 없었다.
나도 덩달아 중간에 껴서 이상한 기분이 되어 버렸다. ㅡ.ㅡ
무슨말이든 해야 하는데...
-이 여자 누구야?
허걱!
내가 왜 그런말을 했는지는 모른다. 그냥 무슨말이든 해야겠다고만
생각하고 입을 열었는데...윽! 꼴통이 날 죽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꼴통의 대답은 의외였다.
-학교 선배
인간은 간사한 동물이라고 했던가?
꼴통이 순순히 나오니까 더 막나가고 싶은 이마음
그리고 왠지 이 여자 앞에서는 당당하게 보이고 싶어졌다.
-그럼 가자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꼴통의 손을 잡아끌고 레스토랑을 나왔다.
아무래도 그 여자가 꼴통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던것 같았다.
난 또다시 무지하게 궁금해 졌지만 꼴통의 분위기상 물어볼수가 없었다.
꼴통은 걷기 시작했고 나도 그냥 걸었다.
물론 잡고있는 꼴통의 손을 놓지도 않았다.
왠지 그 손을 놓아버리면 꼴통이 레스토랑으로 돌아가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였다.
계속해서 걷고 있던 꼴통이 발걸음을 멈추며 나를 쳐다 봤다.
-술한잔 할래?
-응
나도 먹고 싶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꼴통의 알 수 없는 행동들...
웃으면서 나혼자만의 방식으로 합리화 시켰던 모든것들이
그여자를 만나면서 터져 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나와 꼴통의 사이를 확실하게 정리하고 싶었다.
연인이든 오빠동생 관계이든....
내가 2잔정도 마신 소주 2병은 꼴통에 의해 다 비워지고 있었다.
꼴통은 술을 마시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나를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내 마음은 불안함과 초조함으로 뒤바뀌고 있었다.
그 여자는 도대체 누굴까?
도대체 그 여자가 꼴통에게 어떤 존재이길래 꼴통을 이렇게 만든거지?
자꾸만 그 여자에 대한 생각에 휩싸였고 어느새 나의 술잔도
빠르게 비워지고 있었다.
왠지 모를 이 불안감은 평소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였다.
-꼴통이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알수 없었지만 지금 내 머리속에는 오로지 그 생각뿐이였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야만 했다.
-오빠 그만 마셔
그제서야 꼴통은 쉬지 않고 움직이던 술잔을 내려 놓았다.
마치 내가 그렇게 말해주기를 기다린것 같았다.
-무슨일인지 물어봐도 돼?
-안돼
-훗!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말장난이라니...
아마도 꼴통은 지금 자신의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기 싫어하는것 같았다.
-가자 오빠 많이 마셨어 차는 놓고 가자
꼴통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언제나 당당하게 펴져 있던 꼴통의 어깨는
오늘따라 많이 움츠러들어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었지만 아직까지도 꼴통의 모습이 눈앞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난 서둘러 꼴통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이나 신호가 간후에야 약간 맛이 간 꼴통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대뜸 반말로 소리 지르는것을 보니 꼴통이 확실했다.
-나야
-나가 누구야? 하루에도 나라고 전화하는 여자가 수십명인데!
흠...내가 잘못 생각한건가?
난 분명히 꼴통이 나름대로 충격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야 떡대
-아! 쑥하고 마늘먹고 인간된 그 떡대!
ㅡ.ㅡ 도대체 꼴통의 정체는 몰까?
이 상황에서 저런 농담이 나오는걸까?
아무리해도 진지해질 수는 없는 인간인가 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했는데 아직까지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것 같았다.
다행이다.^^
-왜 전화했어?
꼴통의 힘찬 목소리!
-그냥!
-헛소리 하지 말고 자 일찍자!
그리고는 끊어져 버린 전화~
며칠동안 꼴통의 알수 없는 행동들 덕분에
내 머리속은 거미줄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내 마음은 그 거미줄에 걸린 먹이 마냥 바둥거렸고
단순한 꼴통과 있으면 단순할줄만 알았는데
왜 이리 복잡한건지....
에잇!
나도 모르겠다.^^
꼴통 말대로 죽을놈은 죽고 살놈은 살고!
어떻게든 되겠지
꼴통이 한다는데 내가 말린다고 안할 인간도 아니고
그렇지만 그 선배라는 여자가 계속 마음에 걸린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걸까?
강의실에 들어서자 꼴통이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휴~
나도 모르게 한숨이 쉬어졌다.
혹시라도 꼴통이 안나왔으면 어쩌나 하는 불길한 생각도 들었었는데
다행이였다.
-오빠 안녕~
-응
^^ 역시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을 하는것 보니 원상태로
돌아와 있는것 같았다.
그나저나 저 인간은 대체 언제까지 눈버린다고 날보고 인사를 안할건가?
ㅡ.ㅡ
-오빠 언제까지 그렇게 나 안보고 인사할꺼야?
-눈 안버릴때 까지
흠..정상으로 돌아온건 확실한데 왜 기분이 나쁜거지..^^
그런 꼴통이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떡대야 너 내일 저녁에 할일 없지?
ㅡ.ㅡ 당연하다는듯이 물어보는 저 말투.....
-오빠는 내가 그렇게 할일없는 여자로 보이냐?
-아니
또다시 나를 갖고 놀겠다는 저 대답!
근데 내일 저녁에 약속있는지는 왜 물어본거지?
아! 또다시 궁금하다...
- 할일없어 ㅡ.ㅡ
- 당연하지
허걱!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상대편을 바보로 만드는 언어실력이 되는걸까?
-근데 왜?
구박을 당했으니 대답을 들어야지~
-내일이 몇일이냐?
내일은 2월 1일인데...무슨 날인가?
또 모른다고 하면 구박당할텐데...아 뭐지??
-2월 1일
-내 생일이야
어머!
-정말?
그러자 꼴통은 한심한 눈으로 나를 쳐다 봤다.
-그럼 가짜 생일도 있냐?
ㅡ.ㅡ 말한마디 하면 본전도 못뽑는데 왜 자꾸 말을 거는걸까?
그런데 내일이 꼴통 생일이라고?
모르고 있었네..
-친구들하고 술한잔 하기로 했어
오호! 친구들 하고?
설마 꼴통이 나를 친구들에게 소개시켜 줄라고?^^
-당연히 가야지~
어느새 꼴통의 파트너로 등극한 나!^^V
그나저나 꼴통 친구들도 꼴통일까?^^
유유상종이라고 했는데...
그리고 불현듯 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가지가 있었다.
그날이다!
복수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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