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 고정운(35)이 23일 포항에서 벌어지는 베르더 브레멘과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한다.
포항 스틸러스는 17일 “고정운의 희망에 따라 브레멘전에서 고정운의 은퇴식을 치르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고정운의 지도자 수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고정운은 지난 89년 일화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래 12년간의 화려한 현역생활을 마무리한다.고정운은 정확히 만 34년11개월의 나이에 그라운드를 떠나 윤성효(수원·당시 38세) 차상광(성남·당시 36세) 등에 이어 역대 세번째 최고령 은퇴선수로 남게 됐다.
고정운은 지난 99년 불의의 교통사고 이후 1년6개월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으며 올 조별리그 개막전에서 복귀전을 가졌지만 계속된 부상 후유증으로 정상 컨디션을 되찾지 못함에 따라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건국대 시절이던 88년 서울올림픽대표팀에 발탁된 고정운은 이듬해 프로에 입문하자마자 신인왕을 거머쥐면서 ‘적토마 돌풍’을 예고했다.이후 고정운은 무섭게 성장했고 93년부터 3년간 일화의 정규리그 3연패를 견인,94년 프로 MVP에 선정되면서 절정기를 맞았다.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특유의 파워 넘치는 측면돌파로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했고 97년부터 1년6개월 동안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서 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매운 맛을 떨치기도 했다.
고정운은 230게임에서 55골 48어시스트를 기록,프로통산 최다 도움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고정운은 “한국의 마테우스로 마흔살까지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었는데 계속된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접게 돼 안타깝다”면서 “그러나 후학을 키우는 지도자로 거듭나 축구인생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