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2. 화창한 가을날에 시골 원삼 중학교 6회 동창회가 안성에서 있어 일찍 서둘
러 고속버스타고 안성에 갔다. 멀게만 느껴지던 안성이 고속버스로 한 시간 10분정도 걸리니 아주 가깝게 느껴졌다.
10시 10분에 안성 터미널에 도착하여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면서 터미널 근처 개천 둑을 걸으면서 길가에 심어져 있는 튤립을 감상하고 누렇게 익어가는 벼이삭을 바라보니 기분이 아주 좋다. 개천 군데군데 억새가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니 보기에 참 좋다. 밭에서 일하시는 어르신 한분하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힘들게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시골 형님 생각이 났다.
농사가 수지맞는 장사도 아닌데 그래도 논과 밭이 있으니 힘들여 일하시는 것이다. 개천 따라 산책하는데 늦게 도착한 친구들한테 전화가 와서 터미널로 가니 몇 명의 친구들이 와 있다. 유 대선, 오 순환, 윤 영희, 임 진숙 그리고 회장인 안 덕진 그리고 나까지 6명이다. 초라한 모임이다.
시기가 촉박하고 추수기와 겹쳐 시골 친구들이 참석하지 못하는 바람에 이렇게 된 것이다. 전세 버스를 타고 친구 이현분이가 운영하는 에덴 블루 골프장 옆 다원이라는 식당으로 가는데 기사분이 길을 잘못 들어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겨우겨우 물어 찾아갔다.
도착하니 시골 친구 강일영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몸이 아파 수술까지 해서 힘들어 했는데 이제는 많이 좋아져서 일도 하고 운전도 하니 너무 반갑다. 역시 시골 공기가 좋아 회복이 빠른 모양이다. 그래 암에 걸린 사람들이 자연 속으로 들어가면 더 오래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니 친구를 보니 맞는 말이다.
한식집인데 제법 규모도 크고 깨끗하니 좋다. 식사하면서 모임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이야기가 나오고 술 이 한두 잔 오갔다. 회장 총무가 수고해서 모임이 이뤄졌는데 친구들의 참석이 저조하여 유감이다. 좀 있으니 시골 사는 박 영기 친구가 도착한다.
총 9명이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근처 칠현산 칠장사를 구경했다. 오래된 절이라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뜻을 이뤘다. 대웅전의 고색창연한 모습에 오래된 절임을 실감한다. 용주사 말사로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고려 현종5년(1014년)에 혜소국사가 중창하고 七人의 도둑을 교화시켜 賢人으로 만들었다 해서 칠현산이라 산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궁예의 활터가 남아있고 임꺽정과 암행어사 박문수와도 관련 있는 절이며 인목대비가 영창대군과 친정 아버지 김제남을 모시는 절로 하기도 했다고한다. 아기자기하게 자리 잡은 요사체가 많아 보기 좋다. 곳곳에 꽃을 잘 가꾸어 보기가 좋다. 혜소국사비가 국보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대웅전은 단청이 많이 퇴색하여 오래된 역사를 말해주는 듯하다. 친구 영기와 여기저기 자세히 관람하고 있는 데 친구들이 어서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 바람에 서둘러 절을 떠났다.
절을 떠나 다시 현분네 음식점에 오니 이 재승이 와 있다. 늦게라도 와주니 고맙다. 그곳에서 헤어져 다시 이번에는 임 진숙이네 집으로 갔다. 아주 전망 좋은 곳에 새로 집을 지어 이사했다고해서 집 구경 갔다. 야트막한 산비탈에 아담하게 지은 아주 예쁜 집이다. 대지가 300평이라 하니 널찍하니 좋다.
앞에는 논밭이 무한대로 펼쳐지니 좋고 멀리는 산들이 보이니 사계절을 맛볼 수 있어 좋아 보인다. 탁 트인 시야가 사람 맘을 편안하게 한다는데 이런 곳에 집짓고 사는 친구 부부가 부럽다. 신랑도 잘 아는 사람이라 편하게 이야기하면서 시간 보내다 안성 터미널에서 5시 30분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서울로 달리는데 하늘에 구름이 참 아름답고 곱다. 하늘에서 펼쳐지는 구름의 향연에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하지 못해 섭섭하기는 해도 회장 총무가 애써 주선하여 마련한 자리가 식사하면서 오순도순 이야기하고 고찰 칠장사도 구경하고 친구네 집에도 가보니 의미 있는 모임이었다. 특히 일영이가 건강해보여 너무 기분 좋았다.
늦게라도 물어물어 찾아와준 재승이도 고맙고 바쁜 일철인데도 시골 친구 박영기가 참석해주니 너무 고맙다.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고 어린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이기에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사람들이다. 친구들아! 더 자주 얼굴보자. 일 년에 한번이면 많이 보아야 이십 번이다.
다들 바쁘지만 그래도 일 년에 한두 번은 竹馬故友라는 명칭아래 얼굴 보여주는 것도 크게 보시하는 일이라 생각하시게. 친구들아 늘 건강하자! 파이팅!
첫댓글 동창 친구들 만남은 즐겁고 행복한 것인데
참석를 못해서 아쉽네,
다음 모임은 꼭 참석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