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19층, 2018년 5월 29일.
홍승진의 「월남문인 김경린의 시적 메타언어 모색」에 대한 토론문
맹문재(안양대)
1.
이 논문은 김경린의 시 세계에 대한 기존의 연구 중에서 그의 “시는 현실이나 문명에 대한 비판 의식이 부족했으며, 모더니즘의 사상적·윤리적 측면을 제거하면서 언어의 기술적이고 기교주의적인 측면에 천착하였고, 시의 국제적 발전을 주창한 시론에 비해서 실제 시 작품 수준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신시론』, 박인환, 김병욱, 임호권, 배인철, 김수영, 김규동 등 해방기의 모더니즘 시인들이 추구한 시 세계를 살피면서 김경린의 시 세계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점입니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따라서 이 논문은 서구의 문예사조를 무비판적으로 모방해왔다는 소위 ‘이식문학론’의 반복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김경린은 자신의 시론에서 외래의 문예사조를 무절제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과 환경과 관습과 언어와 토양 속에 적절하게 용해시킴으로써 새로운 전통을 창조”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2.
이 논문에서는 김경린 시인이 변화하는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시적 메타언어로 일관되게 추구한 점도 포착하고 있습니다. 김경린은 서구 모더니즘이 당대의 사회 현실에 적합한 시적 메타언어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진정한 현대시는 역사적 현실과 유리되기보다 시대를 제대로 담아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논문은 김경린 시인이 추구한 시적 메타언어를 작품 분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주고 있습니다.
3.
이 논문에서 “보편적인 것이 곧 새로운 것이고 새로운 것이 곧 보편적인 것이라는 김경린 시 세계의 독특한 사유를 새로움과 보편성의 변증법이라고 명명”한 것은 기존의 연구 한계를 극복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김경린의 시가 현실이나 문명에 대한 비판 의식이 부족하지 않고, 모더니즘의 사상적·윤리적 측면을 제거하지 않았다는 관점과 연관해서 이 ‘새로움’과 ‘보편성’의 면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