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은, 당시의 사회경제 구조인 자본제(‘자본주의’라는 말은 이념이나 사상으로서의 주의<主義>로는 성립하지 않으며 단지 현실적으로 성립하는 체제를 지칭하는 말이기 때문에 Kapitalismus를 자본제라고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판단하므로, 앞으로 이런 용어를 사용한다) 사회경제 구조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틀로서의 정치경제학을 비판하고 다른 인식의 틀을 제공하려는 시도였습니다.
말하자면 그의 학설은, 자본제의 역사와 한계를 드러내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자본제는 그 안을 들여다보면 다수 노동하는 대중들에게 비참한 삶(misère)을 가져다주고, 자본축적을 위해 농촌 마을을 황폐화시키고 공장 노동자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하며 군사력을 동원하여 식민지를 개척하여 노동력과 자원을 수탈하는 과정들로 되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행동방식을 계속하는 자본제는 어느 시점에 가서는 망할 수밖에 없고 더 인간적인 사회로 대체된다는 예언을 노동가치론이라는 전제에서부터 출발하여 논리적으로 도출했습니다.
그가 전개한 학설에는 자본제 사회 이후의 미래 사회의 경제질서가 어떤 모습을 띨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제안이나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말하자면 그는 자본제의 한계를 큰 틀에서 이야기하고, 그 틀 안의 내용을 채워나가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