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답사 : 동해선(근덕역-삼척역)
1. 동해선 역 답사를 계속한다. 답사를 하는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천천히 이동하는 동해선의 움직임이 좋다. 동해의 푸른 기운을 흠뻑 받으며 여유로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해선의 조기 KTX 투입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지역 사람이 아닌 동해의 낭만적인 열차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현재의 조금 느린(?) 열차가 더 선호할만하다. 이 곳을 이동하는 ‘누리호’도 무궁화호급이지만 내부는 훨씬 깔끔하고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진 KTX 이상의 상급 열차의 특징을 갖고 있다.
2. <근덕역>은 동해선의 장점인 역에서 바로 해변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역 중 하나이다. 삼척시 근덕면의 <근덕역>은 역에서 조금 이동하면 레일바이크 길을 지나 원풍해변이 나타난다. 동해선의 역들은 <해파랑길>과 겹치는 코스에 대부분 만들어져 있다. 과거 ‘해파랑길’ 종주 시 몸이 힘들어질 때 이동할 수단이 부족했는데, 동해선 개통으로 좀 더 여유롭게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기분 좋은 변화라 할 수 있다. 근덕역은 역무원들이 근무하지 않는 무인역임에도 불구하고 역에 관광안내인이 배치되어 있었다. 역 주변에 해수욕장과 레일바이크 시설을 갖추어 관광정보를 제공하려는 자치단체의 서비스인 듯했다. 그 덕에 근덕역 주변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역에 내렸을 때, 불편한 점 중 하나는 역 주변에 식당이 없을 경우이다. 대부분 역들은 지역의 중심 지역이라는 점에서 식당이나 편의점과 같은 서비스 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최근 역들이 외진 지역에 건설되거나 주변 사람들의 거주가 줄어들어 식당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근덕역> 주변에도 변변한 식당은 없었다. 관광안내인이 약 15-20분 정도 걸어가면 <마법사>라는 중국집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해변길을 걸으면서 마을 해변 마을 쪽으로 이동했다. 중국집이 나타났다. 마을의 작은 식당을 예상했는데, 도착해보니 전국에 알려진 맛집이었다. 오전 11시 전임에도 많은 사람들로 식당이 붐비고 있었다. 대부분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소문을 찾아 이동하는 맛집 탐방객들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계획하지 않았지만 맛집에 들러 ‘통문어 짬뽕’을 먹었다.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일부로 찾아서 먹을만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어느 작은 중국집에서도 비슷한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여행 코스는 유명 관광지 탐방에서 점점 ‘맛집 탐방’으로 바뀌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여행의 재미를 찾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맛’이라는 지극히 감각적인 것에 치우쳐 있는 여행의 흐름은 지나친 쏠림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강릉 단오제를 마치고 서울행 열차를 가득 채운 젊은이들의 손에 들려있는 월화거리 특정 가게의 음식포장을 통해서도 확인하는 모습이다.
3. <삼척역>은 삼척시 중심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역이다. 역 앞 <삼척교>를 지나면 장미공원이 하천 주변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었다. 어제까지 ‘장미축제’가 있었던 관계로 장미꽃은 잘 장식되어 있었고 풍성한 모습으로 만개하고 있었다. 지방 도시를 방문하면 도시의 기본적인 구조가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는 점을 느낀다. 지역의 중심역에서 출발하면 중심거리로 이동하고 곧이어 하천이 나타나며 주요 상업시설이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하천이 도시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도시의 외관을 완성하는 것이다. 하천이나 강 주변에 운동기구나 파크골프장과 같은 시민편의시설과 공원들이 만들어져 있고 사람들은 새롭게 만들어진 길을 따라 산책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만드는 시설인 것이다. 그런 관계로 도시를 걷는 것이 여유롭고 편해졌다. 조금은 개성적인 모습을 잃고 있는 것 같아 아쉽지만 시대적 변화 속에서 형성되는 도시의 탄생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는 답사라 생각되었다.
지방도시에 가면 역과 함께 왠만하면 버스터미널을 방문한다. 시의 중심에서 외곽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역에서 터미널로 직접 이동하는 버스가 있다면 이동에 불편하지 않겠지만 삼척은 아쉽게도 그런 코스가 없는 듯했다. 도시 탐방을 통해 터미널에서 삼척의 유명 관광지인 ‘환선굴’을 왕복하는 버스 시간을 확인했다. 삼척은 관광지로 가는 버스가 많지 않았다. 삼척 해변의 주요 시설인 ‘이사부’ 관련 공원이나 해신당과 같은 삼척의 명물은 차가 없다면 걸어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여행의 즐거움이다. 다음 방문 때에는 이사부 해변코스를 답사코스로 설정해둔다.
첫댓글 - 걷기 좋은 때, 걷기 좋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