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과 105260 문주영 -3분반
금요일 언어학 휴강시간에 <그림에서 만난 나의 멘토>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우연찮게 읽었지만 책 내용 가운데 한 화가와 그의 미술작품을 소개하면서 기의와 기표에 대한 흥미로운 언급이 있어서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여기서 소개해 드리는 화가는 초현실주의의 거장인 르네 마그리트(1898~1967)입니다. 책의 본문과 제 의견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서술하였습니다.
마그리트는 굳어진 언어의 관습을 뒤집으며, 자신의 회화 작품에 단어와 이미지를 사용하여 언어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혼란과 지나친 단순화를 조명하고, 정상적이라고 여기는 현실에 의문을 던집니다. 그는 회화의 소재로 주로 우리의 주변에 있는 대상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그것과는 전혀 다른 요소들을 작품안에 배치하는 방식인 데페이즈망(depaysement)기법을 사용하였습니다.
그의 1936년 작품인 <꿈의 열쇠>는 기표와 기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르네 마그리트, 「꿈의 열쇠」
이 작품은 단어와 오브제 (<미술>초현실주의 미술에서, 작품에 쓴 일상생활 용품이나 자연물 또는 예술과 무관한 물건을 본래의 용도에서 분리하여 작품에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일으키는 상징적 기능의 물체를 이르는 말) 의 관계 또는 언어 표현 체계와 그림 표현 체계 간의 관계에 대한 작품 중 선구적인 것으로 평가 받습니다. 네개의 프레임에 서로 연관이 없는 듯한 네가지 오브제를 보여주고 하나의 이미지마다 명칭을 붙였습니다. 세개의 이미지는 오브제와 다른 명칭이 붙어있고, 하나의 이미지에는 오브제와 동일한 명칭이 붙어있습니다. 여기서 기표와 기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기표란 실제 대상을 문자 혹은 음성으로 표현하는 것이고, 기의는 어떤 단어를 듣고 특정 사물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이 그림에서 네개의 그림들은 기의를, 단어들은 기표를 말하는 것입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1929년 작품인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작품 또한 <꿈의 열쇠>처럼 기표와 기의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르네 마그리트,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우리가 파이프라고 받아들이는 기의 대상을 그려놓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며 반론을 제시하는 이 작품은 난해한 임의 구조에서 발생하며 철학적 오해로 이어지는 오류를 다루고 있습니다. 파이프로 보이는 이 그림은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고 정말 파이프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마그리트는 '이것은 무엇이다'라는 지점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오래된 언어의 관습에 따른 인식을 뒤집습니다. 마그리트는 이와 같은 역발상으로 상상력과 창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저는 미술 작품 속에서 기표와 기의를 살펴 볼 수 있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언어학 강의에서 기표와 기의에 대해 학습했던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이 글에 더 흥미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사고 속에 굳어진 단어들에 현혹되지 말자. 하나의 오브제는 이미 형성된 기표에 의한 기의에 불과하다. 형성되어 있는 오브제를 뒤집는 새로운 기표를 만들면 된다. 상식을 부정하며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 나가라」 - 본문 中에서-
-출처「그림에서 만난 나의 멘토, 윤정은」
그리고 기의와 기표에 관하여 중학교 2학년 국어 시간에 교과서에서 읽었던 피터 빅셀의 「책상은 책상이다」라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이야기가 나온김에 이 이야기도 소개해 드릴까요. 소개된 이미지는 이야기의 본문입니다.



결말은 이렇습니다. 남자의 책상은 양탄자가 되고, 시계는 사진첩이 되었으며 신문은 침대가 되고, 침대는 신문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남자는 바뀐 사물들의 이름이 헷갈려 수첩에 적어놓고 그것들을 외웠습니다. 그렇게 남자는 아침에 신문에서 일어나면 신문지를 개고, 접시에 앉아 아침으로 숯덩이를 먹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자기가 뒤바꿔놓은 사물들의 이름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조차 나눌 수 없게 되었고, 그래서 남자는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보고 각자 기표와 기의에 관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첫댓글 마지막 책상은 책상이다를 보고 옛날생각이나네요~ ㅋㅋ언어의사회성 을 어긴경우! 맞나요 ㅋㅋㅋㅋ
네~ 교과서에 이 이야기가 언어의 사회성의 예로 나왔었어요~~
저도 이 책 읽었어요^^ ㅋ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