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리메이크 뮤지컬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2년전에 영화관에서 봤었는데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보다가 살짝 졸기도 해서 그래도 거장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인데 내가 뭔가 감상할 실력이 못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젊었을 때 나탈리 우드가 주연한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TV에서 볼 때는 정말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어서 스필버그 감독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무비건조>라는 영화이야기를 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거장도 망작을 만들 때가 있다.'면서 그런 작품의 한 예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망작이라고 해서 내가 재미를 못 느낀 이유가 내탓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도 올랐었는데 이건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나탈리 우드가 주연한 옛날 영화(1961년 작)를 다시 보고 비교하고 싶었습니다. 오리지널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작품상을 비롯해 10개의 아카데미상을 휩쓴 명작으로 평가받는 영화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이 영화를 보고 감동해서 나중에 꼭 리메이크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어 오리지널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봤습니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현대판 <로미오와 쥴리엣>입니다. 줄거리가 <로미오와 쥴리엣>과 똑같고 배경만 현대 뉴욕의 뒷골목으로 바꿨을 뿐입니다. 옛날 젊었을 때 봤을 때의 그 두근거림과 아픔이 느껴졌고 정말 재미있었고, 노래와 춤과 배우들의 연기도 정말 좋았습니다. 나탈리 우드는 나보다 한세대 위의 배우이지만 예전에도 아름다웠고,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이번에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보니 영화의 노래들은 가사는 몰라도 곡조는 기억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곡도 정말 훌륭하지만, 가사도 청춘들의 열정과 연인들의 터질듯한 기쁨과 사랑의 벅참을 절절하게 표현해서 감탄했습니다.
로미오인 <토니>는 쥴리엣인 <마리아 : 나탈리 우드>를 보고 한눈에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토니가 마리아를 생각하면서 부르는 노래 <마리아>의 가사입니다.
마리아, 마리아!
들어본 소리 중에 가장 아름다운 걸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소리가 담긴 한 단어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방금 마리아라는 이름의 소녀를 만났네.
그 후에 그 이름은 전과 같지 않았지 내게는. (이후 마리아 생략)
방금 마리아라는 소녀에게 키스했네.
그후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게 됐네.
크게 부르면 음악과 같고
부드럽게 부르면 기도소리 같지....
(이하 생략)
<로미오와 쥴리엣>에서는 쥴리아의 집 발코니에서 둘이 사랑의 대화를 나누지만,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에서는 마리아의 집으로 올라가는 철제 계단에서 토니와 마리아가 <Tonight>이라는 노래를 이중창으로 부릅니다.
오늘밤 오늘밤
모든 것이 오늘밤 시작되었네.
당신을 본 순간 세상을 잊었네
오늘밤 오늘밤
오직 당신뿐인 밤
당신이 누구든 무엇을 하든 뭐라고 말하든.
오늘 종일 그런 느낌이었지
기적이 일어날 것 같은,
이제 알았어 내가 옳았다는 것을.
여기 그대가 있어서
그간 그저 그런 세상이 별이 되었네.
오늘밤
오늘밤 오늘밤
세상은 빛으로 가득하네
태양과 달이 온세상을 비추네
오늘밤 오늘밤
세상은 흥미롭고 눈이 부셔
격렬하게 폭죽을 쏘아올리네
오늘 세상은 그저 그런 곳이었는데
그냥 살아가는 곳 이었는데
별 볼일 없는 곳이었는데
여기 그대가 있으니
그저 그런 세상이
별이 되었네
오늘밤
어제 <범죄도시4>를 논산의 메가박스에서 봤습니다. 그런데 상영관 5군데 모두 <범죄도시4>만 상영해서 '정말 너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상영관을 한 영화가 독점해서야 관람객은 영화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고, 영화를 만드는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영화를 상영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되는 셈이니 영화산업을 죽이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범죄도시 1, 2, 3편의 줄거리가 거의 비슷하고 악당들을 마동석이 강력한 펀치로 제압하는 내용이라, 작년에 <범죄도시3>을 봤는데 지금 기억나는게 별로 없습니다. 마동석의 펀치 소리가 2편에 비해 훨씬 커진 것과 회전침대에서 마동석이 돌아가는 것 외에는 뭐 생각나는 것이 없네요. 이번 <범죄도시4>는 전편보다 조금 줄거리가 더 있고 마동석 뿐만 아니라 조연 형사들도 활약하는 부분이 있어서 3편 보다는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또 관객수가 천만을 넘길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마동석이 상대하는 악당들의 몸이 날렵해서 아무리 악당들의 격투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줘도 우선 덩치에서 밀리니까 마동석한테는 안되겠다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뭐 헐크나 킹콩이라도 데려와야 진짜 승부가 될 것 같습니다. 천하무적 <존윅>도 죽을 고비를 넘기는데 마동석은 전혀 그럴 일이 없으니 심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