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빗줄기때문에 여름은 쉽게 가을로 넘어오고야 말았다. 눈만뜨면 하늘과 일기예보로 보름이상을 고민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9월8일은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기행을 준비했다.
와~~와~~와~~ 앞베란다 소나무 사이로 환호성을 질렀더니 여름 내 알을 품고 있던 비둘기가 깜짝 놀라서 날 쳐다본다. 그 순간 또 한번 난 놀라고 말았다. 비오는 내내 가슴 조아리며 소나무를 쳐다본 난 무엇인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았다. 새끼 비둘기 두 마리가 태어났다. 난 온 식구들을 깨우고 드디어 "비둘기가 새끼를 낳았어"라고 했다. 아이들이 "엄마 비맞고 고생한 엄마 비둘기가 제일 기뻐할 것 같은데 우리 가족이 더 기뻐하네"라고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웃었다.
처음으로 콜택시를 불러서 포도박스와 함께 공설 운동장으로 갔다. 회원 모두다 그윽한 미소로"우리들이 해냈어. 결코 우리들의 기행을 하늘이 막을 수없어"라고 하는 표정들이였다.
만경강 발원지인 밤샘을 가는 길은 어린 아이들이 소풍을 가는 길과 같은 들뜬 기분으로 뜬구름위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 모임만이 기쁨이 아닌 오랜 어두운 땅속 나라에서 해를 흠쳐오는 해치같은 동화속 모습으로 다가왔다. 다시는 태양을 빼앗기지 않으리 하는 각오가 느껴진다.
밤샘까지 산책을 하는 기분은 이 가을 아주머니들의 발란을 잠시 잠재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았다. 꽃이름,들풀하나 뱀들도 태양을 기다렸다는 듯 풀잎에서 나무위에서 본래의 모습을 뽑내고 있었다. 발빠르게 발을 움직여도 하늘 위에 떠가는 구름만 못했다. 어디를 그리 빨리 재촉하는지 이 세상 태어나서 로켓처럼 빨리 움직이는 구름을 보고 아마 비를 필요로 하는 그리스의 산불을 끄기 위해 날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밤샘은 옹달샘도 아니 고무다라이 뚜껑으로 덮여 있었다. 아이들과 어른들은 실망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봄물처럼 들려왔다. 하지만 만경강의 발원지를 찾아서 수고한 분들의 노고가 있기에 우리들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이곳도 처음에는 만들어지지 않는 오지였건만 팻말이 붙여지고 여기저기 사람들의 냄새가 난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염려가 된다. 개발이 된다는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사라지기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밤샘에서 발길을 돌렸다. 그 다음엔 어떤 자연이 우리를 맞이할지 기대하면서.
첫댓글 그 다음 기행지 누가 써보세요. 나의 느낌과 다른 기분을 느끼고 싶어요.
문화부장님의 퍼주는 마음 만큼이나 날씨 또한 넉넉했어요! 촐랑촐랑 좋다고 따라 다니는 우리를 위해 많은 날을 애 써 주셔서 감사해요. 부장님의 활기찬 기행 느낌에 힘입어 나도 한 번 써 보지요^^
지루한 비를 몰아내고 우리들의 길을 동행해준 반가운 햇살이 얼마나 예뻤는지 모릅니다. 가슴조리며 준비하신 문화부장님께 보답하는 햇살이기도 했지요. 밤샘에서 망해사까지 잊지못할 추억 만들어 주셔서 고마워요.
다른 일정이 있어서 참가하지는 않아지만 문화부장님 마음만큼 햇살이 아름다운 날씨였죠. 다음에는 포도씻는 것은 다른 사람 시키세요. 저도 괜찮고요. 힘든일은 서로서로 나누어서 하자구요. 그래야 문화부장님도 10년회원이 되지요.
까페에 와서 반가운 글도 보고 소식도 보고 반갑네요. 아직 광주지회엔 까페에 등록도 못했어요. 모임엔 3번 정도 출석했어요. 전주 지회 기행은 항상 좋은 추억이죠. 난 그날 신랑 친구들 10명 손님 맞이 하느라 정신 없었는데...ㅎㅎㅎㅎ다음 날 새벽 3시까지 했어요. 모두 잘 지내고 있죠? 다음에 또 만나요.
미경씨! 정말 반가워요. 단풍들고 하늘도 산도 예쁠 때 한 번 만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