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은 1941년 연희전문 졸업을 앞두고 19편의 시를 묶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3권을 제작했다. 한 권은 자기가 소장하고, 한 권은 연희전문 스승 이양하 선생, 마지막 한 권은 후배 정병욱에게 선물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윤동주 시인의 시는 습작기인 1938년까지, 본격적인 자각을 갖고 쓴 1939년부터의 시로 나뉜다. 습작기 작품에는 정지용 시인의 영향, 본격적인 창작기 작품들은 독자적 사유에 바탕을 둔 성숙한 표현을 구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습작 시절 정지용 시인의 영향이 많이 나타나긴 하지만 두 시인의 시상이나 주제는 확연하게 다르다”며 “정 시인이 감각적인 언어 표현에 중점을 뒀다면 윤 시인은 내적 고뇌를 표현한 작품이 다수”라고 설명했다.
습작기 정 시인의 영향이 나타난 작품은 ‘모란봉에서’, ‘산림’, ‘압천’, ‘비로봉’, ‘사랑의 전당’ 등이다. 주로 시어나 표현적인 면에서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윤 시인은 1년이 넘는 절필기를 두 어 번 거친 뒤 1939년부터 자기만의 글쓰기에 집중했다. 첫 시집에 냈던 19편의 시가 그 때 나온 작품들이다.
이 교수는 “윤동주 시인은 노트에 습작하면서 정지용 시인의 영향을 받은 것을 그대로 기록했다”며 “당시 젊은 시인들이 정 시인을 답습하는 경향을 많이 보였는데, 윤 시인은 그만큼 순정하고 정직한 시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