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날이 궂더니 가을 보슬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사무실에 앉아 죽치고 있는게 따분해서 주변 아파트에 전단지나 붙이기로
하였다.
그동안은 부동산 거래도 시원치않아 전단지를 붙이는걸 게을리 해 왔었는데,
집사람 잔소리에 오늘은 마음먹고 전단지를 붙이러 나갔다.
예전처럼 집집마다 붙이는건 힘이 붙여서 엘레베이터와 입구 공간에만 약식
으로 붙이기로 하고 우리 중개사 사무실 인근 아파트 단지 6곳에만 붙였는데
벌써 저녁때가 다 되었다.
사무실에 들러서 마무리 하고, 소등을 하고는 내가 좋아하는 돼지고기 두루
치기를 하려고 인근 마트에서 비게가 많은 돼지고기 앞다리살 두근과 깻잎
이며 쌈배추와 대파 그리고 생막걸리 두병을 사서는 집에가서 술 안주로 먹으
려고 부지런히 집에 왔는데 집사람이 생선탕을 맛있게 끓이고 있어서 내가
사온 고기랑 채소는 나중에 요리해 먹기로 하고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생선 부산물을 포장해서 아주 저렴하게 찌게거리로 마트에서 팔고있어 시장
보러 나갔다가 같이 사와서 끓였다는데 횟집에서 회를 뜨고남은 부산물로
생선탕 끓인거랑 맛이 똑 같았다.
아니 더 맛이 있었다. 미리 한 그릇 떠다가 안주삼아 막걸리 한병을 마시다
보니 이렇게 맛있는 찌게도 있나 싶었다.
생선을 통째로 사다가 요리하면 희안하게도 이맛이 나지를 않는데 말이다.
막걸리 한병을 찌게랑 맛나게 마시고 집사람이 밥 한그릇을 퍼줘서 오래전
시골에서 따온 구찌뽕과 오가피 순으로 담근 달달쌉쌀한 장아찌를 반찬으로
저녁밥도 맛있게 한 그릇 비웠다.
비싸고 고급진 음식만 맛있고 입에 맞는건 아닌거 같다.
난 원래 생선 내장탕을 참 좋아하는데 오늘 저녁에는 생각지도 않게 입에 맞는
술 안주와 막걸리를 아주 맛있게 먹었단다.
난 입맛이 촌스럽게도 순대국, 닭 내장탕, 생선 알탕, 생선 내장탕을 참 좋아
하는데 오랫만에 입에 맛는 생선 내장탕이랑 막걸리 한병을 시원하게 마셨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