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지묵상 (마가복음 9장 14~29절)
1. 마가복음 9장은 예수님의 행보가 점점 십자가로 다가서고 있음을 염두하면서 본문을 전개합니다. 이런 내용전개를 통해 마가복음은 본문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임을 더욱 명확하게 확인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본문에 언급된 귀신을 내어 쫓는 장면 또한 선하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예수님의 정체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2.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 제자들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합니다. 그 예로 예수님의 제자들은 귀신들린 아이에게서 귀신을 내어 쫓지 못하였습니다. 본문에 말 못하는 귀신 들린 아이가 예수님에게까지 나아오게 된 이유는... 제자들이 아이를 고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3. 예수님의 제자들이 말 못하는 아이의 귀신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아이의 아버지는 물론 무리들까지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결국 예수님에게로 넘어왔습니다. 이때 예수님은 제자들은 물론이거니와 무리들까지 포함하여 “믿음이 없는 세대여(19절)”...라고까지 말씀하기에 이릅니다.
4. 예수께서 “믿음이 없는 세대”라고 말한 사람들은...이제껏 예수님이 행하신 표적을 여러 본 보아온 것은 물론 예수님의 가르침도 적지 않게 들어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을 향하여.....“믿음이 없는 세대”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역이 이제 후반부로 전환점을 돌아 나온 상황이었음에도...예수님을 경험하고 말씀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그렇게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5. 무슨 일이든지 간에 그 일을 시작하고 그 일을 반복하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점점 그 일을 대하는 것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따르는 신앙여정도 그럴까요? 신앙여정도 시간이 흘러가면 갈수록 좀더 익숙해지기에 수월해질까요?.....
6. 오늘 본문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증언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물론 예수님을 가까이서 보고 들은 무리들조차도 ...믿음에 있어서 전혀 획기적으로 나아지거나 진전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그들은 예수님에게서 “믿음이 없는 세대”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것입니다.
7. 많은 신자들이 신앙여정을 경험한 세월이 늘어날수록...스스로가 하나님의 뜻을 더 쉽게 깨닫게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설교자들은 더더욱 그런 미혹에 쉽게 빠질 때가 있습니다. 예배와 기도에 익숙해질수록 그만큼 스스로가....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더 잘 파악하며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가복음 이러한 우리의 기대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장면을...오늘 본문에서 우리 앞에 내놓습니다. 실제로 본문에 등장하는 제자들의 경우에.....예수님과 함께 걷는 법을 배우면 배울수록...더 많은 용기와 영적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고 따를수록....예수님이 하시는 일(귀신을 내쫓는 것 등등)이 친숙해지는 것이 아니라...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정체성까지 의심하도록 단초를 제공한 제자들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마가복음 예수님이 하시는 일이 어려워지거나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오히려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임하게 하시겠다는 예수님의 사역(십자가)은...점점 더 다가오고 있을 뿐 아니라....예수님이 행하시는 일들을 통해...예수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점점 더 증대되어갈 뿐입니다.
(마가복음은) 내 자신과 우리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고...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소망이...더욱 탄력을 받는 근거는...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게 있을 뿐이라고 증언합니다. 이것을 믿는 것이...우리의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