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에 대하여
런던 가이드 신은선으로부터 하이드 파크로 가는 도중 차 안에서 영국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먼저 유럽의 끝대륙 섬나라, 영국은 화장실을 찾기 힘들고, 반드시 돈을 지불해야 함을 강조한다. 물을 사기도 어렵고, 빼 버리기도 어렵다. 어떤 화장실은 10분이 넘어가면 자동으로 문이 딸려 돈을 더 넣어야 된다. 보통 1유로씩, 한화로 1천원 정도의 요금을 들고 화장실에 가야 된다. 이런 문제는 영국뿐만이 아니라, 내가 여행 중 유럽 전역이 다 그런 것으로 보아왔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화장실 문화가 너무 인심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점은 우리가 본받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호텔 조식 뷔페 음식이 짠 편이었다. 영국 음식이 짠 이유는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소금만 뿌려서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그에 대해 깊은 동감을 하며 참으로 바람직한 음식 문화라고 느꼈다. 입의 즐거움보다 몸의 유익함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다.
창 밖에는 나뭇가지마다 새싹이 움튼다. 이곳에도 벚꽃이 있어 몽오리가 터지는 모습이 한국의 풍경과 유사하다. 높은 건물이 없다. 산이 없어서 넓게 집이 차지하고 있다. 그저 부러울 뿐이다.
영어의 본토인 영국은 북부의 스코틀랜드와 남동부의 잉글랜드, 남서의 웨일스로 나뉘어져 수도도 각각이나 중심인 잉글랜드의 수도 런던이 영국을 대표하는 중심지다. 화폐 단위가 파운드, 영국 고유의 돈을 쓴다. 조폐국까지도 따로 있는 완전 자치국이다. 그만큼 유럽의 많은 국가 중에서도 독자적인 자존심을 유지하는 나라다. 1파운드는 한화로 1850원,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돈이다.
물건을 살 때는 가능하면 1개만 사라고 한다. 그 이유는 2개를 산다고 손가락 두 개를 들어보이다가는 큰일난다는 것이다. 손가락 바닥이 보이도록 펴 보이면 괜찮은데 손가락 등쪽을 보이게 하면 대단히 큰 욕이 된다는 것이다. 모르고 그렇게 했을 때는 손가락을 얼른 꼬면 되는데, 그것은 행운이란 뜻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속설이라고 믿으면서도 참으로 기이한 이야기다. two, two는 영국에서는 금물이다.
버스는 어느새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다. 한국과는 반대 위치다. 그래서 차도를 건널 때도 한국과 반대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오른쪽에서 차가 오기 때문이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이유는 말의 채찍에서 유래되었다. 오른쪽에서 채찍을 해야 뒷사람이 다치지 않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 왼손잡이였는데, 그래서 미국과 아시아 쪽은 운전석이 왼쪽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영국만은 고집스럽게 운전석을 오른쪽에 두고 있으며, 영국 문화권인 세계 몇 나라 역시 그렇다.
런던의 행정구역은 존1이 중심이다. 공항은 존 6이다. 아파트는 정부의 서민주택으로 한국의 아파트 개념과는 정반대다. 부자는 모두 주택에 사는데, 몇 백년짜리 굴뚝 수가 방의 갯수로 부를 상징하는 기준이 된다. 굴뚝 수는 1개∼6개까지 있고 한 굴뚝에 2가구가 사는데 대문만 따로 있다. 방 2개짜리 주택이 6억에서, 더 큰 집은 18억∼36억 정도로 상당히 비싸다. 50%가 자가, 20%가 국가임대주택, 30%가 월세로 산다. 정원이 모두 뒤에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집들이 모두 예쁜데 속은 오랜 연륜으로 삐그덕거린다. 그래도 이곳 사람들은 고쳐서 잘 살고 있다. 빅토리아식 건축 아파트 형태로 대개 3층이다. 우뚝 솟은 노아방주건물이 스쳐지나간다. 사무실 용도의 빌딩인데 독특한 모양이다.
정치는 입헌군주제다. 왕이 통치한다. 80세 고령의 엘리자베스 2세가 현재의 왕이다. 다이애나는 파리 터널에서 사망했다. 토니 블레어가 수상이다. 아직도 귀족 세습이 이어지는 나라다. 아버지가 공작이면 아들도 공작이다. 공으로 인정받은 것은 당대에서 그친다. 영국인들은 왕족과 축구 이야기를 제일 좋아한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이영표는 대단한 존재이며, 가이드는 핸드폰으로 한국의 축구선수 활약상을 보고한다고 했다. 특히 박지성이 골을 넣었을 때, 그것은 큰 화제였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높은 위상에 나의 어깨가 저절로 높아짐을 느끼며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 고마웠다.
영국의 날씨는 며느리도 모른다는 속설이 생길 만큼 변덕스럽다. 한국의 고추장 선전 광고 문구에서 인용한 것이라 하는데 그만큼 하루의 일기가 꾸준히 지켜지지 않음을 뜻한다. 해가 뜨다가 비가 오고, 또 우박이 내리다가 해가 뜬다. 그런 현상들이 불과 10분 사이에 이루어진다. 진짜 그랬다. 아침에 호텔을 나설 때는 해가 뜬 쾌청한 날씨였는데 금새 구름이 끼더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강동강서는 한국의 강남강북과 같은 의미다. 부자동에는 동쪽에 있다. 지금 서쪽의 호텔에서 중심지 동쪽으로 가고 있다. 서울의 압구정동쯤 번화가에 들어서고 있다. 2층 버스가 많이 보인다. 빨간색 2층 버스는 영국의 심볼이다. 그 만큼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1층은 서 있을 수 있지만 2층은 손님의 안전을 위해 서지 못하게 한다. 또한 1층은 유모차나 휠체어까지 함께 실을 수 있도록 여유롭다. 정류장에서 승객이 너무 많으면 기사가 다 태우지 않고 그냥 간다. 출근길에서 낭패를 당할 때도 있지만 신사적인 운행이다. 1863년 탄생한 옵니버스, 2층 버스는 요금이 3천원이다. 비싼 편이다.
도심의 귀족 건물에는 국기가 많이 걸려 있다. 귀족 저택이 그대로 이용되고 있다. TV나 책에서만 보아왔던 중세건물들이 즐비하다. 남은 일정동안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에 대하여 많은 공부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