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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쉼터 스크랩 흙에서 태어난 인류 / 신화와 문화적 상상력
ysoo 추천 0 조회 120 15.03.31 22:5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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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가의 창조신, 미륵> 창조신 미륵이 금(金)벌레와 은(銀)벌레로 인간을 만들고 있다. 출처 : 한국 신화를 찾아서, EBS

 

 

신화와 문화적 상상력

 

흙에서 태어난 인류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인류 기원의 문제는 인류학, 고고학, 생물학은 물론 철학과 종교학의 가장 큰 명제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이론은 없다는 것이 진실이다.

인류 기원의 문제는 비단 현대인만의 관심사는 아니다. 어쩌면 인류는 이 땅에 존재하면서부터 자신의 존재에 대한 성찰을 단 한순간도 잊어본 적이 없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의 많은 신화 속에 각양각색의 인류기원의 신화가 존재하는 것이 그 증거다. 인류의 최고 관심사 중의 하나가 바로 자신의 존재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먼 조상들은 환상적 예술적 체계인 신화를 빌려 인류의 기원을 해석하고 설명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서사무가인 <창세가>에서는 “옛날 옛적에 미륵님이 한쪽 손에 은쟁반 들고, 한쪽 손에 금쟁반 들고 축사(祝詞)하니, 하늘에서 벌레가 떨어져 금쟁반에 다섯 마리, 은쟁반에 다섯 마리였다. 그 벌레들이 자라나서 금벌레는 남자가 되고 은벌레는 여자가 되었는데, 이들이 장성하여 부부를 맺어 세상 사람들이 생겼다”고 전한다.

 

게르만 신화에서는 천신 오딘(Odin)이 모래사장에서 자라고 있는 두 그루 나무를 베어서 각각 남자와 여자를 만들어 생명을 부여하였고, 다른 신들이 각기 이지(理智)·언어·혈액·피부 등을 부여하여 사람이 되도록 함으로써 게르만의 조상이 태어났다고 한다.

중국 신화에서는 음양의 두 신이 혼생하다가 함께 천지를 경영하였는데, 혼잡한 기(氣)는 동물이 되고, 정미한 기는 사람이 되었다거나, 또 거인 반고(盤古)가 죽어서 그 몸속의 벌레가 사람으로 화생하였다고 하는 서로 다른 전승이 전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인류를 천지의 소생이라고 말하는 북미 인디언 신화도 있고, 또 원숭이를 비롯한 각종 동물에서 인류가 변성(變成)하였다고 하는 오스트레일리아 신화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인류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바로 흙으로부터 인류가 생겨났다고 하는 신화다.

 

 

女?造人여와조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에서는 프로메테우스가 진흙으로 최초의 인간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성경에서는 “하느님께서 자신의 모습을 본떠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의 생명체가 되었다”고 한다. 이집트 신화에서는 나일강을 상징하며 창조와 다산의 신인 크눔(Khnum)이 도자기를 빚는 물레 위에서 동식물과 함께 인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 신화에서는 여와가 황토를 빚어 사람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어째서 지역이 다르고 민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많은 신화가 인류의 기원을 흙이라고 설명하는 것일까? 어떻게 보면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논리다. 원시인류는 단 한시라도 흙을 떠나서는 살 수 없었다.

대지는 그들 삶의 터전이요, 인식의 근원이었다. 흙이 없으면 인류는 생존할 수 없었다. 대지는 원시인류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원시인류의 관념으로는 흙은 인류 내지 만물의 모친이었다. 세계의 수많은 민족이 대부분 지구를 지모(知母)라고 부른다. 고대 그리스인은 자신들을 토착인(土着人)이라고 불렀다. 그 의미는 흙으로부터 태어난 사람이란 뜻이다.

중국 고대 주족(周族)의 시조인 후직(后稷)은 어머니가 강원(姜嫄)이고, 오곡의 신이다. ‘강원’이란 원래 대지라는 의미로, “강원이 후직을 낳았다는 것” 은 바로 “대지가 오곡을 생산했다”는 것이다. 왜 원시인류가 대지를 ‘지모’라고 하여 숭배하였는지 그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모’가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창조했기 때문에 흙으로 사람을 만들었다고 하는 논리는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흙으로 사람을 만들었다고 하는 신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정말로 사람이 흙으로 만들어졌는가 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원시인류가 상상의 날개를 펴서 만들어낸 환상의 결과라고 간단하게 해석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원시인류가 가지고 있었던 집단 인식의 표출이며, 대지에 대한 원시인류의 정감과 흙에 대한 애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자, 또한 원시인류의 흙에 대한 숭배의 의식을 표현한 것이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언덕 쪽으로 둔다는 말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뜻한다. 고향이란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정겹고 따뜻한 감정을 우리에게 준다. 또 고국을 떠나면 누구나 고국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 설날이나 추석이 되면 그야말로 모진 고생을 감내하고 고향으로 달려간다.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갑자기 설사 등의 질병을 앓게 되면 흔히 “물을 바꾸어 먹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타향의 기후조건이나 음식 습관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수토볼복(水土不復)이라고 한다.

이는 《삼국지 오지 주유선(三?志·吳志·周瑜傳)》에서 “물과 흙이 맞지 않으면 반드시 병이 생긴다(不習水土 必生疾病)”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물과 흙이 생명의 근원이요, 물과 흙이 바뀌면 생명 자체가 위협받는다고 믿었던 데서 생겨난 관념이다.

 

동양에서 벌어진 제왕들의 분쟁, 농민봉기, 근대혁명 등은 대부분 토지의 문제로 인해서 발생하였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매장(埋葬)의 습속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토지는 인류, 그중에서도 특히 농업을 가장 중요한 경제 수단으로 삼아왔던 동양인들에게 있어서는 창조의 절대적 조건이자,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 수단이었다. 때문에 땅을 신뢰하고, 땅을 종교처럼 숭배하고 신앙의 대상으로 여기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향토관념은 모두 원시신화가 말하고 있는 흙에 대한 숭배와 깊은 관련이 있다. 또한 땅에 대한 애착과 숭배는 동양사회의 애국심과 애향심을 고양시키는 데 있어 대단히 긍정적인 작용을 하였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도 있어 그 피해 또한 심각하였다. 과도한 향토관념으로 인한 일종의 병태적인 고향 사랑과 배타적인 지방색을 양산해내기도 하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하는 말에서 보듯이 무조건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소극적 자세를 강조하여 지족상락(知足常樂), 안빈낙도(安貧樂道)를 삶의 지표로 삼기도 하였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세계의 추세에 둔감하여, 한때 쇄국으로 일관함으로써 일본을 제외한 동양 사회 전체가 서양의 식민지로 전락되었던 것도 향토를 벗어나지 않으려는 소극적 자세와 무관하지 않다.

 

땅에 대한 애착과 숭배의 문화적 심리는 멀리 원시시대로부터 그 씨앗이 뿌려졌던 것이다. 그러한 의식이 신화로 표현되고 또 시대를 거쳐오면서 후세의 전설이나 속담, 그리고 풍속 등에 녹아서 널리 전파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심리적으로 익숙해졌다. 그리고 그 영향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기원을 말하는 신화가 우리 현대인에게 들려주는 또 하나의 교훈은 바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다. 비록 유형은 다르지만 세계의 신화들은 인류의 기원을 모두 흙을 비롯한 식물과 동물, 그리고 하늘과 땅 등, 하나같이 자연으로부터 유래하였다고 말한다.

인간은 자연과 하나이고, 자연을 외면하거나 자연을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음을 세계의 신화가 다 함께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 존재의 근원을 왕왕 잊어버리고 산다. 물질적 풍요에만 급급하여 인간의 편의대로만 자연을 개조하고 바꾸려 든다. 그리고 그것을 문명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마치 인간이 오만으로 바벨탑을 쌓았던 것이나, 무지와 과욕으로 신에 도전하여 홍수의 몰살을 초래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글˚선정규 (고려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출처:

Korea Cultural Heritage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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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 신화를 찾아서, EBS

 

창세가는 함경남도 지역에서 전승되던 서사무가(敍事巫歌)로 1923년 당시 함경남도 함흥군의 무당, 김쌍돌이가 구연한 것을 손진태가 <조선신가유편(朝鮮神歌遺篇)>에 수록함으로써 알려진 신화입니다.

한국 각지에서 전승되는 창세신화 가운데 가장 원초적인 형태로 평가받는 이 신화는 다른 종교나 민족의 전승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자적 줄거리를 품고 있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태초에 하늘과 땅은 서로 붙어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거대한 신, 미륵님께서 나타나시었다. 미륵님께선 서로 붙어있던 하늘과 땅을 서로 가르시더니 땅의 네 귀에 구리기둥을 세우셔서 그 둘을 영원히 떨어지게 하시고 그 뒤에 각각 둘씩 돋아난 해와 달을 하나씩 떼셔서 북두칠성을 비롯한 여러 별들을 만드셨다.

 

이후 미륵님께선 소하산 샘물을 통하여 물의 근본을, 그리고 쥐를 통해 아시게 된 금덩산에서 차돌과 시우쇠를 서로 부딪치심으로써 불의 근원을 깨우치시고 금쟁반과 은쟁반을 두 손에 드신 채로 하늘에 비시어 금(金)벌레와 은(銀)벌레 다섯 마리씩을 받으신 뒤 그것들을 각각 남자들과 여자들이 되게 하시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석가님이라는 신이 나타나 세상의 주도권을 두고 미륵님께 도전하였다. 그는 잠을 자면서 먼저 무릎에서 꽃을 피우는 쪽이 천하를 갖자는 내용의 내기를 제안하였다. 허나 그는 정당하지 못한 신이었다.

미륵님께서 주무시는 틈을 타 그는 미륵님께서 피우신 꽃을 가져다 자기 무릎에 꽂고서는 자신이 이겼다고 주장하였다. 석가님의 그러한 성화에 미륵님께선 견디지 못하시어 석가에게 세상을 내주신 뒤 어디론가 사라지셨다. 그때부터 세상은 질병과 악(惡)으로 고통 받는 곳이 되었다.

 

(주 : 본 신화에서 등장하는 미륵과 석가라는 이름은 그 이름만 불교에서 따왔을 뿐, 실제 불교와 그 이상의 연관은 전무하며 그저 토착 샤머니즘이 불교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일 따름입니다.)

 

 

/ 출처 :

통일부 블로그

 

 

 

 

창세(創世)신화

 

인간세상이 만들어진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인세를 창조한 신에 관한 이야기. ‘천지개벽신화(天地開闢神話)’라고도 한다. 문헌으로 전하는 것은 없고 무속신화로 구전되는 자료가 있을 뿐이다.

 

창세신화는 신화로서 신성성을 획득하려면 창세신(創世神)에 대한 제전(祭典)이 확보되어야 한다. 경기도 오산 열두거리굿 중 ‘시루말’거리나 제주도 큰 굿 중 ‘초감제’는 창세신에 대한 제전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채록된 창세신화의 자료들은 경기도 오산의 〈시루말〉과 함경도 함흥의 〈창세가〉, 제주도의 〈천지왕본풀이〉 등이다.

 

전국에서 채록된 〈제석본풀이〉 중에는 창세신화의 신화소(神話素)가 삽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평양의 〈삼태자풀이〉, 함흥의 〈셍굿〉, 강릉의 〈당고마기노래〉, 경상북도 영덕의 〈당금아기〉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자료는 〈제석굿〉 또는 〈시준굿〉 등에서 불리는데 창세신화소나 시조신화소의 일부를 보존하고 있다.

 

창세신화의 중요한 신화소는 천지개벽, 해와 달의 조정(調整), 인간의 창조, 국조(國祖)의 탄생과정, 통치권다툼 등이다. 이들 신화소를 두루 갖춘 자료는 함흥의 〈창세가〉이며, 제주도의 〈천지왕본풀이〉는 천지개벽과 인간창조의 신화소가 빠져 있다. 그 밖에 〈제석본풀이〉에 삽입된 신화소는 대체로 통치권 경쟁의 것이다. 신화소별 내용과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천지개벽 천지개벽이 창조주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나는 각편(各篇)은 〈창세가〉뿐이다. 그 밖에 다른 각편에서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으로 되어 있다. 〈창세가〉에서는 미륵이 하늘과 땅이 분리되기 이전의 상태에서 탄생하여 하늘과 땅을 분리시킨 뒤 땅 네 귀에 구리기둥을 세운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은 중국의 ‘반고신화(盤固神話)’와 같은 성격이며 창세신에 의한 창조론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른 각편에서 하늘이 자방(子方)으로 열리고 땅이 축방(丑方)으로 열렸다는 기술은 창세신에 대한 제의가 없어지면서 신화의 전승이 훼손되어 변질된 양상으로 보인다. 창세신 신앙이 퇴조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무속은 현실의 복리를 중시하는 사고이므로 현세의 이익을 관장하는 신에 대한 숭앙은 고조되었으나 현세적 삶과 거리가 먼 신의 숭앙은 쇠퇴했기 때문이다. 창세신은 인세를 창조한 신이기는 하나 인간의 화복(禍福)을 관장하는 신은 아니다.

둘째, 무신(巫神)의 직능이 분화되면서 창세신의 수호신으로서의 기능을 조상신이나 생산신이 대신 맡게 됨으로써 창세신의 직능이 불분명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셋째, 무속의식이 가정단위로 축소되면서 국가차원에서의 제향은 쇠퇴했다는 점이다. 창세신의 제의는 신의 성격상 국가차원의 집단적 제의에서 행해졌으리라고 본다. 이러한 이유에서 창세신에 대한 신앙이 퇴색하고 신화도 전승현장을 잃고 훼손되어 다른 신화에 부착하여 단편적으로 전승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인간의 창조 인간창조에 관한 신화소는 〈창세가〉와 〈셍굿〉에서만 나타나 있다. 그런데 두 각편의 내용은 판이하다. 〈창세가〉에서는 미륵이 금쟁반과 은쟁반을 양손에 들고 하늘에 축도하여 금벌레·은벌레를 다섯 마리씩 받는다. 이 벌레들이 자라서 금벌레는 남자가 되고 은벌레는 여자가 되어 부부를 이루게 하여, 사람이 번성한 것으로 되어 있다.

 

〈셍굿〉에서는 황토로 남자와 여자를 만들었다고 되어 있을 뿐 누가 창조한 것인지는 밝혀놓지 않았다.

〈창세가〉에서는 인간의 시원(始源)이 하늘에 있는 데 비해 〈셍굿〉에서는 인간의 시원을 흙에 두고 있다.

 

또한, 〈창세가〉에서는 벌레로부터 인류로 성장, 변화하였다는 점에서 진화론적 사고를 읽을 수 있다. 반면에, 〈셍굿〉에서는 황토로 인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창조론적 사고를 찾을 수 있다.

인류의 시원을 하늘에 두고 있는 사고는 국조신화에서도 찾을 수 있는 것이며 천신숭배사상과 관련된다. 그러나 황토조인(黃土造人)의 신화소는 중국 여와고사(女蕃故事)의 이입(移入)으로 보이며 우리 민족 고유의 신화소라고 보기 어렵다.

 

(3) 해와 달의 조정 창세신화의 중요한 신화소 중에 하나가 해와 달의 수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신화의 주인공이 인세를 차지할 당시 하늘에는 해도 둘, 달도 둘이 돋아서 낮에는 석 자 세 치씩 타들어가고, 밤에는 석 자 세 치씩 얼어서 인간이 살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인세를 차지한 주인공은 해와 달을 하나씩 쏘아 없애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태양의 수를 조절한다는 것은 더위와 가뭄을 방지하려는 것이고, 달의 수를 조절한다는 것은 추위와 홍수를 막는다는 의미가 있다. 즉, 기후를 조절하고자 했던 무속의식에서 태양과 달을 활로 쏘는 행위가 실연되었다. 이와 같은 의식은 해마다 농사가 시작되는 봄철에 정기적으로 행해졌으리라고 본다.

 

또한, 세상을 다스리는 자는 기후를 조절할 의무와 권능을 갖춘 존재라야 된다는 당시의 통치자관도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과도한 해와 달의 수를 조절하기 위해 신성한 해와 달에게 활을 겨누고 쏘았다는 점에서 인간의 삶에 저해가 되는 것은 무엇이든 공격 대상이 되고, 삶을 위해서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외계와 대결하는 자세 또한 엿볼 수 있다.

 

(4) 인세(人世)의 통치권 경쟁 인세의 통치권을 둘러싸고 경쟁하는 이야기는 창세신화의 핵심이 되는 신화소로서 전국에서 전승되는 각편에 두루 나타난다.

한반도 동북부지역에서는 미륵과 석가가 대결의 주역이고, 제주도에서는 대별왕과 소별왕이 주역이다.

 

미륵이 먼저 세상을 차지하고 평화롭게 다스렸는데 석가가 등장하여 세상을 내놓으라고 요구하여 경쟁은 시작된다. 미륵과 석가는 내기를 정하고 이기는 편에서 세상을 경영하기로 약속한다.

두 번이나 진 석가는 세 번째 도전하여 잠을 자면서 무릎에 꽃피우기 내기를 한다. 석가는 미륵이 잠든 사이에 미륵의 꽃을 훔쳐서 내기에 이긴다. 미륵은 이 사실을 알고 석가에게 세상을 내주고 세상에 악이 횡행하리라는 저주를 남기고 사라진다. 미륵의 말대로 석가가 차지한 세상은 악이 성행한다.

 

제주도에서도 본래 대별왕이 이승세계를 차지하게 되었는데, 소별왕이 자기가 차지한 저승세계와 바꾸자고 요청하여 수수께끼 경쟁을 벌인다.

소별왕은 여러 번 대별왕에게 졌으나 다시 도전하여 대별왕이 자면서 피워낸 꽃송이를 몰래 꺾어 자기의 것을 만들었다. 이에, 대별왕은 소별왕에게 이승세계를 내주고 저승세계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승의 법도는 맑고 정직하며 이승의 법도는 문란하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은 신화소가 가지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모두가 인간세상을 중시하고 탐낸다는 점이다. 모두 인세를 차지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아 저승이나 극락보다는 인간이 사는 현세가 중시되는 사고를 찾을 수 있다.

둘째, 인세가 평화롭고 살기 좋은 곳이 되려면 유능하고 후덕하고 정직한 통치자가 다스려야 된다는 통치자상을 제시해주고 있다. 셋째, 유능함의 근거는 용맹이나 무력의 힘이 아니고 지혜와 일하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5) 시조의 출생과정 인세의 통치자의 시조가 출생되는 과정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는 각편은 경기도 오산의 〈시루말〉과 제주도의 〈천지왕본풀이〉의 각편들이다.

 

구체적인 등장인물의 명칭은 다르나, 그 내용은 하늘로부터 내려온 남신(男神)이 지상의 여신(女神)과 인연을 맺어 아들 형제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 아들 형제가 하늘로 아버지를 찾아가서 인세를 다스리라는 직책을 부여받는 것이다.

 

이것은 천부(天父)와 지모(地母)의 결합으로 국조(國祖)가 탄생되는 내용이다. 문헌에 기록된 단군(檀君)·주몽(朱蒙) 등의 국조 출생과정과 같은 성격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무속신화에서 전승되는 시조의 출생과정은 문헌에 기록된 국조신화와 같은 근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우리나라의 天地開闢神話(任晳宰, 耕學金永敦博士華甲紀念 敎育學論叢, 1977), 創世始祖神話의 變異와 意味(徐大錫, 구비문학 4, 1980).

 

 

/ 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태초에 하늘과 땅이 구분이 없어 한덩어리로 있었다.
갑자년,갑자월,갑자일,갑자시. 하늘이 먼저 열리고, 땅이 열리고,인간세상이 열렸다.
그러나 혼돈의 세상이어서 햇님도 둘이고, 달님도 둘이어서 낮에는 너무 덥고, 밤에는 너무 추웠다. 
귀신과 살아있는 사람의 한계가 뚜렷하지 못하여 귀신을 부르면 사람이 대답하고, 사람을 부르면 귀신이 대답하는 질서가 없는 세상이었다.

 

이때 천지왕이 영을 내려 대별왕과 소별왕이 천근이 나가는 활에 백근짜리 화살을 메어 앞에 떠오르는 해는 남겨두고 뒤에 떠오르는 해를 쏘아 바다로 떨어뜨리고, 또 앞에 오는 달은 놔두고 뒤에 오는 달을 쏘아 바다로 떨어 뜨렸다.
또한 영을 내리기를 “귀신은 어두운데서 살라”하고 “생인은 밝은데서 살라”하여 귀신과 생인의 구분을 짓고 구역을 따로 갈라놓았다.

그리고 솔잎가루를 닷말 닷되 다섯 홉을 사방에 뿌리니 귀신은 혓바닥이 칭칭 자려서 말을 못하게 되었다.


하늘이 생기고 땅이 생긴 후 인간세상이 생겨나고 물과 별, 신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영주(제주도의 옛이름) 한라산이 있는 모라국(제주의 옛이름)에는 오름 삼백육십여개와 아흔아홉 골짜기가 생겨났는데 골짜기 한 개가 부족하여 곰과 범이 못나오는 섬이 되었다. 산 천의 영기를 받아 모흥굴(삼성혈)에서 을축 삼월 열사흗날 자시에 고을나, 축시에 양을나, 인시에 부을나가 솟았다.


땅을 갈라 일도성안은 고씨, 이도산방은 양씨, 삼도 토산땅은 부씨가 차지하고 도성에는 광양당, 산방리에는 옥녀당,광정당, 토산리에는 토산당이 생겨서 인간들이 신을 섬겼다.

하늘에는 옥황상제가 좌정하고, 땅은 지부대왕, 산은 산신대왕, 물은 동해용왕이었다.
또 천하 임정국대감, 지하 임정국부인, 녹아단풍 자기명왕 아가씨는 무조신으로 자리잡았다.
죽은 인간의 목숨은 열명의 시왕이 차지하였다.

 

첫째 진왕대왕은 도산지옥을 다스리고,
둘째 초강대왕은 화탕지옥,
셋째 송제대왕은 한빙지옥,
넷째 오관대왕은 검수지옥,
다섯째 염라대왕은 발설지옥,
여섯째 변성대왕은 독사지옥,
일곱 번째 태산대왕은 거해지옥,
여덟 번째 평등대왕은 철상지옥,
아홉 번째 도시대왕은 풍도지옥,
열번째 전륜대왕은 흑암지옥을 다스렸다.


그 밑으로 중생을 인도하는 어지신 지장대왕, 생명의 탄생을 좌우하는 생불대왕, 옳은 자와 그른 자를 가리는 좌두대왕, 우두대왕, 동자판관, 하늘의 심부름꾼인 천황차사 일직사자, 땅의 심부름꾼인 지황차사 월직사자, 인간세계의 인황차사 금부도사, 저승차사 이원사자, 이승차사 강림사자, 용왕국의 용궁사자, 농경신인 상세경,중세경,하세경 등 일만 팔천의 신들이 생겨났다.

 

 

 

 

마고할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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