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은 우리들의 시선에 대하여 저의 시선으로 응답한다. 사물은 우리가 그것을 무심한 눈으로 보기 때문에 무심해 보인다. 그러나 맑은 눈에는 모든 것이 거울이다. 솔직하고 진지한 눈길에는 모든 것이 깊이를 가지고 있다. - 바슐라르
김선미_나에관한작업(사물그리기2006-01)_종이에볼펜_143×143㎝_2006
김승택_작업실 앞 화장실_디지털프린트_78×40Cm_2006
박상봉_Work Table_혼합매체_가변크기_2007
바슐라르의 말처럼 시선(視線)이란 세상을 보는 틀이 되며 우리에게 보여 지는 것들의 가치를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다. 드로잉에 대한 우리의 시선은 변화했다. 그러한 변화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드로잉이 회화와의 종속관계에서 벗어나 하나의 조형언어로서 인정받고, 더 나아가서는 미술의 본질로까지 이해되고 있는 것은 최근에 보여 지는 변화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드로잉에 대한 이러한 시선의 변화와 관심은 단순히 유행처럼 번지는 현상은 아니며 드로잉의 속성인 과정에 주목해 이것을 결과만을 중시했던 동시대미술에 대한 반성, 우리 시대를 통찰하는 하나의 방법론으로까지 바라보고 있다. 사회적 맥락으로 봐서도 드로잉이 중요해진 것이 바로 ‘과정’을 중시한다는 점 때문으로 결과만을 중요시하던 우리 사회가 이제 ‘과정의 중요성’에 눈을 돌리는 변화를 통해 드로잉은 보다 깊은 의미를 획득하고 개념의 확장을 보이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신이 생성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날 것의 미학을 여실히 드러내는 드로잉. 그러기에 드로잉이 제시하는 새로운 시각적 체험의 가능성은 한계가 없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드로잉 변주(Drawing Variation)〉전은 변주라는 또 다른 변화를 접목시켜 드로잉이 지닌 가능성을 확장시켜 보여주고자 한다.
이재엽_WindyCity 뮤직비디오 'Just Like Livin'it Up' 콘티_ 디지털프린트_가변 크기_2006
차영석_건강한정물_종이에 연필_29×39Cm_2005
최현명_비오는 날의 산책_애니메이션_2005
변주(變奏 variation)란 어떤 주제를 바탕으로, 선율·리듬·화성 따위를 여러 가지로 변형하여 연주하는 것 또는 그런 연주를 말하는 음악용어이다. 변형, 변이, 변화, 변용의 의미를 지닌 이 말을 드로잉에 적용시켰을 때 드로잉 범주의 확장과 좀 더 다채롭고 새로운 경험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착안해 미술뿐 아니라 건축, 무용, 연극, 음악 등 타 예술 장르로 영역을 확대하고 다양한 재료와 제작 방식으로 완성된 드로잉을 통해 시각 중심의 미적 체험을 청각적 요소가 결합된 공감각적이며 지각 중심적인 체험을 경험하게 하고자 시도하였다. 드로잉의 영역은 무한하고 그 경계는 느슨하며 그것이 담아내는 것들을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6개원 학생들의 드로잉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드로잉이란 그릇만이 아니라 그것이 담아내는 내용물에 같은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완성이며 미완성일 수 있는 열린 형식의 드로잉을 통해 젊은 예술가들의 모습 또한 함께 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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