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왕> 연상호 감독, 애니, 96분, 2011년
개와 돼지의 상징을 통해,
경제와 권력을 쥔 지배자와 그 하수인들,
그리고 그들에게 뜯기며 몰락하는 돼지의 가난한 사람들을
학교라는 공간에서 뜨겁게 응축시킨 작품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후 군사문화로 상징되는 권위주의 한국정치문화는
개발독재와 함께 정경유착을 통해 한국사회의 심리에 깊이 착종하게 되었다.
덕분에 이런 잔혹한 사도마조히즘적 구도가 만들어지는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깨어날 수 없는 악몽처럼
한국사회에서 가난의 세습은 처절하다.
거대한 부는 벼랑같은 가난의 협곡을 파며 새끼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부자들의 교양과 너그러움, 그리고 권위를 부러워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무식을 탓할 수 없을 만큼 우린 부와 계급의 차별을 깊이 내면화하고 있다.
슬픈 일이다. 만화같은 세상이...
= 시놉시스 =
아내를 죽인 남자 vs 세상에 분노한 남자 이들이 다시 만나다! 회사의 CEO인 ‘경민(목소리 오정세)’은 부도 후 자신의 분을 참지 못하고 아내마저 살인, 자신의 현실을 뒤로 한 채 중학교 동창이었던 ‘종석(목소리 양익준)’을 불현듯 찾아 나선다. 소설가가 되지 못해 자서전 대필작가로 근근히 먹고 사는 종석은 15년 만에 찾아온 경민의 방문에 당황하고, 이들은 지금의 현실과 감추고 싶었던 자신의 과거에 대해 하나 둘씩 꺼내놓기 시작한다.
이들 앞에 펼쳐진 15년 전 그날, 그 끔찍한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중학생 시절, 학교에서 권력을 지닌 패거리들은 나약한 성격과 작은 체구를 지닌 경민과 종석을 무시하고 끊임없이 괴롭힌다. 하루하루 끔찍한 학교생활을 하던 이들에게 갑자기 등장한 철이(목소리 김혜나), 단숨에 패거리들을 제압하고 이후 철이는 경민과 종석의 우상이 된다. 하지만 철이는 패거리들과의 불미스러운 일로 퇴학을 당하고, 이에 극단적인 방법으로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오늘, 오랜만에 종석과 마주한 경민은 그와 함께 학창시절을 보낸 교정으로 데려가 철이에 대한 충격적인 마지막 진실을 털어놓으려 한다. 이들 사이에 숨겨진 마지막 이야기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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