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향우회 MB 정권
임충섭 (cslim003) | 01.19 01:58
영남 향우회 MB 정권
혹자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때 호남인맥이 국정을 독식했다고 평한다. 구체적인 팩트 제공이 없이 <막연하게 그랬겠지.>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한나라당과 한나라당의 지지자들은 항상 그래왔다. 일치단결하여 <호남 향우회 정권, 개구리 정권>이라고 합창을 부르면서도 <구체적인 팩트를 대라.>라고 하면 대화를 회피했다. 아주 비겁한 방식으로 10년 민주개혁 정권을 타격했던 것이다.
물론, 지난 10년 정권에서 어느 정도 소위 <코드 인사>가 있었을 수는 있다.
DJ의 경우 35년간 정치를 하면서, 특히 박정희와 전두환 등 영남권 세력의 잔인한 탄압을 받으면서 자기 방어 차원에서 <호남 인맥>으로 세력을 구축했을 것이다. 김영삼과도 영호남 세력다툼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김영삼은 <김대중은 내 때문에 한번도 원내총무를 못했다. 나는 다섯번이나 원내총무를 했다.>라고 자랑(?)하는데, 그것도 당시 신민당 내부에 영남세력이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노무현의 경우, <코드 인사>라는 말을 만들어내면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기 인맥을 요직에 기용했다. 노무현의 코드 인사론은 <정치철학이 맞는 사람끼리 일해야 일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실용적인 관점이었다. 참고로, 노무현은 코드 인사라는 명분으로 취임 초반에는 청와대의 DJ인사들을 밀어냈고, 행정부의 개각 때에도 최소한의 지역안배를 했다. 즉,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호남권은 요직을 차지하지 못했다.
물론, 노무현의 코드 인사는 시간이 흐를수록, 특히 임기 말년이 됨으로써 <영남 친노 인사>로 흐르게 되었다. 한나라당의 대대적인 공격, 그리고 (노무현이 자기 편의 등뒤에서 총질함으로써 얻어낸) 여권 내의 반노 정서 때문에 노무현은 방어적 차원에서 친노 인사를 강행했던 것이다.
이처럼 지난 10년간의 민주개혁진영도 호남권 인사 또는 친노 코드 인사를 한 바는 있다. 그래서 10년 야당 한나라당은 지난 10년간 정권을 두고 <호남 향우회 정권>이라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그리고 이에 부화뇌동한 다수의 대중도 그런 줄 알았다.
사실, 지난 10년 정권도 임기 막판에 그런 비난을 받을 것을 각오했을 것이다. 향우회 정권이라는 비난을 감수할 만큼 10년 야당 한나라당의 공격이 집요하고 무차별적이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런 인사도 <임기 막판의 현상>이었다. 단임제 대통령의 경우 집권 중반,특히 중간선거의 성격이 짙은 지방선거가 끝나면 급격하게 레임덕에 빠지고 지지도가 하락하는데, 그런 레임덕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그들은 손쉽게 호남권 인사 중용 또는 코드 인사를 했던 것이다.
문제는 지금의 대통령 이명박은 취임하자마자 <노골적으로 영남 향우회>를 조직했다는 것이다. <10년 좌파 정권 청산>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면서 고향 영남 인사들을 정부 요직에 앉혔다.
그런데, 영남권 인사를 요직에 앉히는 것과 10년 좌파 정권 청산은 논리필연적인 관련이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은 이찬희 교수님이 정확하게 지적하셨다.
만약 10년 좌파 정권 청산을 목적으로 했다면, 10년 좌파 정권을 붕괴시킨데 혁혁한 공을 세운 박근혜 세력과 이회창 세력도 역시 임기 초반부터 적극 등용했어야 맞다. 10년 좌파 정권을 연대하여 붕괴시켰으니 그 성과도 역시 공유하는 것이 옳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인사에서 이명박은 <이명박과 친한 사람들>만 적극 기용했다. 박근혜계, 이회창계는 한 마디로 말해서 <죽 쒀서 뭐 주는 격>이 되었다. 이회창과 친박연대는 일은 일대로 해놓고 지난 1년간 손가락만 빨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권이 자기의 최측근을 요직에 기용하면서 내세운 <10년 좌파 정권 청산>이라는 명분은 사실은 위선이라고 할 수 있다. 10년 좌파 정권 붕괴의 성과를 독식하려는 것이다.
물론, 지난 1년동안 이명박의 실정과 영남향우회 인사는 <경험과 자신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명박 정권이 <정치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그런 시행착오를 범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임기 2년차에는 지난 1년간의 경험을 뼈아프게 반성하고 국민 통합과 프로급 정치를 하는 것이 맞다. 서당개도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였다. 경험은 아무리 바보도 교육시킨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어떻게 된 것이 초장부터 막장으로 가더니 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막장정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임기 막판의 레임덕 국면에서나 어쩔 수 없이 구사해야할 <영남 향우회 정치>를 초장부터 구사하더니, 임기 2년차에는 아예 한술 더 뜬다.
이는 이명박 정권이 지난 1년을 경험하면서 되려 자신감을 더 잃어간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계파와 고향 사람들이 아니면 정권이 곧 붕괴될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추어 정권이 1년이 지나도록 역시 아마추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이명박 영남 향우회 정권!
앞으로 이명박의 임기가 얼마나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기간 동안 이명박의 영남 향우회 정치는 계속 될 것이다. 이명박이 노골적으로 <영남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특히 <영남패권주의의 노예>임이 확인된 이상, 영남출신이 아닌 어느 누구도 이명박 정부에 협조하여 일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이명박 정권의 임기동안, 이 정권은 극심한 인재풀의 한계를 노정할 것이다. 물론 이명박 정권은 새로운 피를 수혈한다면서 박근혜계와 이회창계를 어쩔 수 없이 기용하겠지만, 그런 경우에도 <영남 향우회 정권>의 한계는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충절과 의리의 고장>으로 알려진 <영남>에 대하여 매우 실망하는 중이다. 하기사 독재자 박정희와 악마 전두환을 낳은 고장이니 그러려니 한다.
앞으로 이명박의 남은 임기 동안, <영남 향우회 정치, 영남 독식 정치>가 유감없이 발휘되기 바란다.
앞으로 이명박 세력은 영남이 아닌 다른 지방 사람들을 적으로 만든 결과를 피눈물을 흘리며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얻은 정권인데, 정권 잡은 김에 다 해먹자.>라거나 <처음이자 마지막 집권이다. 지금이 아니면 못 해먹는다.>는 식의 <한탕주의 인식>이 장차 어떤 결과는 낳을 것인지를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될 것이다.
ps>
설사 지난 10년 정권이 일정 정도 코드인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너희가 했으니 나도 한다.>는 관점은 우습다. 뒤에 나온 정권은 앞 정권의 잘못을 시정해야지, 그대로 따라하면 안 된다. 따라하기는 아마추어나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