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레드우드국립공원
레드우드국립공원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태평양 연안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지역 중간에 ‘제드다이아 스미스 레드우드’ ‘델 노르테이
레드우드’ ‘프레이리 크릭 레드우드’ 등의 주립공원이 섞여 있지만 하나의 거대한 레드우드 숲이다.
레드우드(Redwood)는 해안지역에서 자라는 세쿼이아로 내륙의 고지대 산맥에 사는 세쿼이아와는 모습과
특징이 많이 다르다. 잎이 바늘잎 모양으로 솔송나무나 가문비나무의 잎과 닮았다. 내륙의 세쿼이아는 종자에 의해서만 번식하지만 레드우드는 종자는
물론 뿌리 및 줄기를 통해서도 번식한다.
레드우드 숲은 비오는 날 그리워지는 곳이다. 숲은 해안에서 발생한 습한 안개에 잠길 때가 많다. 나무 가지마다 연둣빛 이끼 옷을 입은
레드우드가 어른 키만한 고사리와 어우러져 원시림의 신비를 자아낸다. 쥐라기의 공룡 무리가 숲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다.
길다란 모양의 국립공원을 따라 닦인 101번 고속도로는 레드우드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특히 ‘거목들의 거리(Avenue
of the Giants)’로 불리는 50㎞ 구간에서 만나는 키 90m 이상의 거목들은 마음을 사로잡는다. 한낮에도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려야 할 만큼 숲이 울창하다.
공원 안의 ‘빅 트리 그로브(Big Tree Grove)’에는 1960년대 조사 당시 키가 112.1m를 기록해 세상에서 가장 키 큰
나무로 알려진 ‘톨 트리(Tall Tree)’가 버티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근에 더 키 큰 나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호를 위해 따로
표시해두지는 않았다. 이 나무들을 보기 위해서는 오릭마을 근처에 있는 방문센터에서 방문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용 인원과 차량이 정해져있어 탐방은
선착순으로 이뤄진다.
레드우드 숲은 1769년 샌프란시스코 만 주변을 탐사하던 스페인 탐험대에 의해 알려지게 됐다. ‘붉은 색을 가진 나무를 발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것은 1828년 제드다이아 노르테이라는 모피 수집상이 로키산맥과 태평양 연안을 연결하는 통로를 찾기 위해서
본격적으로 레드우드 숲을 탐사한 때다.
키가 큰 레드우드는 퇴적물이 풍부한 하상(강바닥) 주변에 자리해있다. 하상 주변은 일년 내내 수분공급이
원활하고 토양 속의 무기질 영양분이 풍부해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다. 레드우드는 1년에 약 60㎝까지 자란다. 다 자란 것은 키가
90~105m에 이른다. 줄기나 가지의 목질이 무겁고 강하며 잘 썩지 않아 목재로서 가치가 높다. 국립공원 주변에는 개인이 소유한 레드우드 숲이
많다. 속살까지 붉은 색을 띤 레드우드가 벌목차에 실려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신과 만날 수 있는 길’로 이름 붙여진 ‘하우랜드 힐 로드(Howland Hill Road)’는 숲 본래의 모습을 가장 원형대로 간직하고
있는 원시림이다. 거목들 밑으로 고사리와 관목류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수명을 다한 나무들은 이끼를 두른 채 또 다른 풍경이 된다. 어미 따라
산책 나온 새끼 사슴이 이방인의 카메라를 신기하게 쳐다보며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원주민 인디언들은 이곳을 성소(聖所)로 믿고 나무 그늘이
미치는 곳은 신이 보호한다고 해 안전한 장소로 여겼을 정도다.
고요한 레드우드 숲은 두려움마저 준다. 요란한 자동차 소리와 휴대폰 벨소리에 익숙한 귀는 원시림이 들려주는 자연의 소리에 잠시 마비된다.
숲의 촉촉한 공기가 온 몸을 감싸는 순간 벌거벗는 느낌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나무 정령이 하늘을 머리 위에 이고 성큼성큼
걸어오는 듯하다. ‘나무에게 말을 건넨다’는 누군가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경험한다.
“나무야 안녕! 고마워.”
오랜 세월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숲에 감사하며 인사를 건넸다. 레드우드 숲은 첫 사랑의 연인처럼 오래도록 가슴에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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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들도 이런산..숲을 가뀨어야죠...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