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력이 좋아지면 성적도 오른다
아무리 토론교육이 필요하고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여도 부모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은 ‘자녀의 학교성적 내신 1등급 만드는 비법’ 같은 것이다. 학부모들 끼리 모이면 반에서 1등한 아이의 엄마가 말하는 것은 마치 경전 설법을 듣는 것처럼 경청을 한다. 이렇게 부러워하는 내신1등급을 위한 비법은 과연 있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비법은 아니지만 방법은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내신 1등급의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지극히 상식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미리 집에서 예습을 하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하시는 수업을 열심히 들은 후 노트 필기를 잘하고, 집에 와서 다시 복습을 철저하게 한다. 이러한 방법은 학교선생님들이 가장 강조하는 공부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 대부분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디베이트 코치들은 조금 상식과 다른 이야기를 하도록 해보자. 한국디베이트코치협회의 RND디베이트 코치자격과정에서는 제대로 준비한 디베이트를 열 번 이상 할것을 요구하며 기관에서 하는 코치양성과정에서는 반드시 책을 10권 이상 읽게 하고 그 책으로 독서디베이트를 하게 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아, 공부는 이렇게 하는 거로구나”하는 탄성들을 내 뱉는다.
공부를 잘 하려면 공부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공부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서는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공부라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가 엉뚱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것은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공부를 학교성적을 올리기 위해 교과내용을 붙들고 늘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러한 행위가 공부의 한 가지 측면이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공부는 삶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공부다. 즉 삶속에서 암기식이 아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터득해 나가야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란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지식을 익히게 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타난 것이 암기식 학습인 것이다.
이 중에서 여러분들은 수학, 영어, 국어, 사회, 과학 등등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교과내용을 공부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부는 언제 하는 것이며 어떻게 해야 학교에서의 성적이 향상되는 것일까? 그런데 문제는 모든 사람이 학습을 위한 기본능력을 똑같이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교과서를 한번 슬쩍 들여다보더라도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있지만 어떤 사람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사람들은 기본능력에서부터 다르다. 그럼에도 학교에서는 똑같은 교과내용을 한 교실에서 똑같이 공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의 역량에 따라 성적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그렇다고 해서 한번 열등생은 영원한 열등생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분명한 개인 차이는 있지만 자신이 부족한 기본능력은 해당영역을 전문화된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현재의 기본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교과내용에 매달리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열등생으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요즘 들어 학습클리닉이라는 이름으로 병원이나 한의원들이 성업 중이다. 하지만 그런 학습클리닉에서 얼마나 체계적으로 학습에 필요한 기본능력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지 의문이 들뿐만 아니라 다분히 상업적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 보자.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학습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특히 학교성적이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 할 기본능력이 있다. 이것은 ‘독해능력’이다.
무엇보다 독해력이 좋은 성적을 받는데 가장 필요한 기본능력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독해력은 국어뿐 아니라 모든 과목을 공부하는데 필수적인 능력이다.
독해력은 국어과목을 공부하는데 필요한 능력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은 수학이든 사회든 모든 과목이 언어적 표현을 통해 내용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독해력은 국어뿐 아니라 모든 과목을 공부하는데 필수적인 능력이다. 독해력이 좋으면 교과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집중하고, 더 잘 기억되니까 공부가 잘 되고 시험도 잘 볼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책을 읽는 것이 재미있고 주의집중력이나 추론능력도 덩달아 향상될 수 있다. 그래서 아무리 지금 공부를 못해도 어렸을 적에 책을 많이 읽었던 아이는 나중에 조금만 노력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둘째, 독해력이 부족하면 열심히 시험 준비를 하는데도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할 수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볼 때 학생들이 흔히 겪는 실수를 조사해보니 다음과 같았다.
- 문제를 푸는 시간이 모자랐다.
- 집중하여 시험을 보기가 어려웠다.
- 지문의 어휘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 처음 보는 지문이라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 필자가 의도하는 바를 모르겠다.
- 비문학 지문에서 자주 틀린다.
- 지문 및 제시문이 의도하는 바를 모르겠다.
- 자료를 분석할 때 잘 모르겠다.
- 문제가 의도하는 바를 모르겠다.
- 아는 문제를 실수했다.
- 애매한 문제가 많았다.
- 문제의 키워드를 지문에서 찾기가 어려웠다.
- 개념을 묻는 문제에서 막힌다.
- 정답일 것 같은 보기가 2개 이상인 경우가 많았다.
- 지문의 내용을 요약하기가 어렵다.
조사결과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학생들이 시험에서 틀리는 이유는 모르는 내용이기 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독해력이나 집중력의 부족 때문에 발생한다. 모르는 문제가 나와서 틀린다면 더 열심히 공부해서 해결할 수 있지만 독해력과 집중력의 문제라면 아무 생각 없이 열심히 공부만 한다고 시험성적이 오르지는 않는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교과내용을 잘 이해하고, 잘 기억해내고, 잘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능력이 조화를 이룰 때 공부도 잘 되고 좋은 성적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교과내용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에게 그 내용을 자기 것으로 소화시킬 수 있는 독해력을 배양하는 것도 똑같이 중요하다.
요즘 학생들은 학원이다 숙제다 시간에 쫓기고 컴퓨터 게임에 친숙해져서 독서를 할 시간도 없고 노력도 하지 않는다. 이러한 환경에서 학생들이 독해력에 문제를 가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디베이트는 공부의 패러다임을 바꿔주는 교육이다.
우리는 영어나 수학과 같은 교과공부에 집중하는 것만큼 독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치고 교육현장에서 독해력 향상을 위한 좌표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
'RND 디베이트에서'의 비판적 듣기와 비판적 읽기는 바로 독해력 향상의 첫 걸음인 것이며 최소한 지속적으로 약 10회에 걸친 디베이트를 해보다 보면 저절로 형성되고 향상되는 것이 독해력이다.
'RND 디베이트‘에서 첫 번째 철자 'R'은 책읽기와 차료 찾기인 리딩과 리서치의 약자다.
.여기에서의 읽기란 단순한 문자해독이 아니라 어휘력과 배경지식이 바탕에 깔려 텍스트의 내용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훈련과정을 말한다.
따라서 이에대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교육방법론과 교육 자료를 준비해 놓고 있기에 이제 코치들은 교육의 현장에서 읽기능력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라고 있다.
첫댓글 맞습니다. 저도 요즘에 독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글이라는 것이 읽을 수록 단물이 나오더라구요. 아니 글이 칡즙인가?
분석을 하면 단물이요. 그냥 지나치면 칡즙 아닐까요? ㅋ
良藥苦口이니 단물보다는 칡즙이 좋겠군요
학습력의 기초는 읽는거지요.
잘읽고 요약만 할 수 있어도 큰 학습효과를 거둘 수 있더군요^^공감백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