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한라산을 볼 수 있는 날이 1년이면 고작 30일!!
그것도 한라산 정산까지 깨끗히 볼 수 있는 날은 손으로 꼽을 정도일게다.
지난 10년동안 이렇게 멋진 한라산은 처음!!
백록담끝까지 선명하게 시야가 잡히는 이런 날씨라니... 아... 우리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음이야...낄낄...
어제 한라산 등반을 다녀온 호텔에서 만난 투숙객은 백록담아래 자갈까지도 시야가 터졌다고 과장섞인 뻥을 치더라.
결혼식을 위해 나선 길이지만.... 먹고, 놀고, 걷고, 수다떨고...
서울에서부터 날라온 신부측 손님이라야 가족&친지 빼고는 우리밖에 없었으니...
거기다가 나는 신부의 부케까지 받은 좀 특별한 손님이 되어 버렸으니까...당연히 칙사대접!! ㅎㅎ
결혼식 미션을 잘 마쳤으니... 자 이제 우리 좀 걷자.
렌트카가 있는데, 걷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는 선배들을 얼르고 달래 더할 수 없이 맑은 제주길로 나선다.
어느 방향에서 한라산을 봐도 좋아 죽겠다.
금욜날 내려 올때부터 비행기에서 한라산 정상이 삐죽 보이더니... 역시 첫 징조가 좋았음이야.
우선올레길 나서기 전에 워밍업.
삼나무숲이 너무 근사한 절물자연휴양림(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끊기지 않는다해서 붙은 이름).
휴양림을 돌고 오름을 오르려던 계획은 실패!!
제주에도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오름쪽은 안전상의 문제로 통제가 되었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이러고 논다. ㅎㅎ
남들이 걸어서 패어 놓은 눈발자욱 위로만 움직이기놀이...짜짠~ 까꿍~
둥게 둥게... 장사생숲길도 많은 눈으로 통제!!
어서 어서 올레길로 가자.
돌아올 길 때문에 아쉽지만 공항에서 제일 가까운 15코스와 16코스로 길을 잡는다.
고내포구에서 시작한 16코스는 아쉽게도 해안도로쪽 길이 차와 함께 걷는 길이 너무 길어서 초반만 걷고 패쑤!!
마을올레길과 숲길로 들어서는 15코스로 들어선다.
돌담으로 둘러쌓인 제주의 밭들은 꽃보다 아름답다.
이런 길을 찬찬히 수평으로 걷지 않았다면, 양배추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무우청이 그렇게 푸릇하게 생생한지 결코 몰랐을 일이다.
중간산 지역에 해당하는 15코스는 저멀리 햐안 눈을 이고 있는 한라산이 선명하고, 그 주변의 크고 작은 오름들로 이국적인 그림을 그려낸다.
하가리에서 갈라져 고내봉을 오르는 숲길은 안온하다.
폭신폭신한 숲길에서는 신선한 흙내음이 맡아졌다.
1월답지 않게 포근한 그곳에는 바다를 건너서도 냉정해지지 않은 태평양을 건넌 바람과 햇볕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비행기시간 때문에 온전히 모든 코스를 다 걷지는 못했지만, 새로 바뀐 올레는 마스코트 조랑말녀석처럼 또각또각 호기심을 가지고 걸은 오늘의 길들은 함께 한 울 패밀리들과 시간이 날때마다 추억할 그런 시간들이 될 것이다.
더 많은 사진은...
블로그 <물꼬기's on the road> http://blog.naver.com/eonmi_blue
첫댓글 제주도 친구 결혼식도 올레길도 가고 겸사 겸사 좋네요.^^ 멋진 블로그도 잘 보았습니다.^^
이런 것을 가재잡고 도랑치고....ㅎㅎ 이번 제주도는 정말 원더풀였어요. 해찬이네님 블로그도 놀러와 주시고 감솨!! 2월달 정모 기대하고 있사옵니다. 저 이번에도 카풀찜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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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십몇년만에 이렇게 좋은 날씨는 첨이라니깐요. 역시 3대가 공덕을 쌓아야...ㅎㅎ
제주 구경 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제주구경 시켜드려서 즐거웠어요.
낼모레면 제주도로 고고씽~~
작년 여름 제주 올레길 걷다가 정말 떠죽는줄 알았다는~~
하얀눈과 푸른무청이 정말 대조적인 풍경이네요~~멋져요~
앗~ 정말요? 피그말리온님도 제주가시는구나? 역시 한라산 등반? 잘다녀오세요. 요새 제주의 모든 밭들이 무우며 양배추 키우기 바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