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병찬
2024.10.15. 시골살이 둘째날
아침에 잠깐씩 이슬비가 내리더니 오후에는 비가 거쳐 밭일하기 좋은 날이었습니다.
7시에 모여 간단히 몸풀고 주변을 산책하면서 보냅니다. 숙소 정리하고 8시에 모여 아침먹고 농사일을 준비합니다. 오늘은 9시에 모여 농사지을 밭을 갑니다. 제법 거리가 있어 20분 정도 걸어갑니다. 밭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돌아와서 한팀은 꽃마차마을 체험관으로 가고 나머지 3팀은 비닐하우스에 갑니다.
오늘 하우스에서는 만들어진 봄동 모종판을 고릅니다. 모종이 한개이상 자란 것은 하나를 남기고 뽑아주고 없는 곳은 뽑은 모종 한개씩을 심습니다. 인내가 필요한 작업입니다. 다들 작년에 한 경험이 있어 잘 해냅니다. 씨를 뿌리고 일주일쯤 지나면 하는 작업입니다.
한쪽에는 이런 작업을 거쳐 또 일주 지난 모종판이 있습니다. 잎은 많이 자라있고 판을 세워 모종판 밑으로 튀어나온 잔뿌리를 뽑는 작업을 합니다. 이런 작업은 모종판 안으로 뿌리가 감길 수 있도록 돕고 모종을 쉽게 심을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좀더 자라면 다음주에 이 모종을 밭에 심을 예정입니다.
오전활동은 이것으로 마치고 점심을 먹습니다. 점심먹고 2시까지 쉬고 오후 활동이 시작됩니다. 오후에 날씨가 좋아 아침에 걸었던 밭으로 가서 풀을 뽑습니다. 봄에는 꼼꼼히 풀을 뽑지만 가을에는 봄동 주변을 중심으로 풀을 뽑습니다. 작물이 주변 풀을 이길 정도만 뽑아 주면 된다네요. 추위가 오면 풀들이 저절로 없어진답니다. 앞으로 두번 정도 더 풀을 뽑아 준다고 하네요. 오전에 꽃마차마을 체험관에 갔던 아이들도 와서 함께 했습니다. 건호도 잘 도착해서 함께 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잘해서 내일 오전 분량까지 마쳐 내일은 수수밭에 수수 수확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녁도 잘 먹고 7시에 하루 마무리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 시간에는 오늘 하루 일을 돌아보고 소감나눔을 합니다. 다들 힘들었지만 보람있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10분 농사이야기
여러분은 오늘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오늘 모종판작업을 포트 다듬기라고 합니다. 모종을 만드는 이유는 밭에 작물을 심기 쉽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 쓸모 가득한 일을 여러분이 해낸 것입니다. 저 혼자했으면 2~3일이 걸렸을 것입니다. 바쁘면 하지 못하고 모종을 심었을 것입니다. 봄동밭에 풀뽑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풀을 다 뽑고 나서 밭을 같이 봤지요. 여러분들이 기적을 만들었습니다.(농부님이 아이들 활동을 이야기할 때 늘 이렇게 합니다. 날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은 내가 얼마나 쓸모있는 존재인지, 존엄한 존재, 가치로운 존재인지를 알아갑니다. 늘 옆에서 배움을 얻습니다. 우리 모두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배우면 좋겠습니다. 교육의 목적은 스스로 사랑스러운 존재, 존엄한 존재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어제 이어 봄동에 대한 이야기도 추가로 해 주셨습니다. 봄동은 퍼지는 배추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배추 옛부터 퍼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합니다. 모인 배추 품종은 50년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어제 이어 기후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유럽은 밀을 주로 재배하고 동아시아는 쌀을 주로 재배합니다. 밀은 서늘한 곳, 반건조기후에서 잘 자라고 수확량이 많습니다. 쌀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수확량이 많습니다.
쌀은 밀재배보다 옛날엔 10배, 기술이 발달한 요즘은 2배정도 노동력이 필요합니다. 밀농사보다 쌀농사는 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립니다.
기후변화는 식물의 기질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가루 가격이 폭등한 적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주요 밀 수출국으로 전세계 수출량에 25%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세계 밀수출량 2위를 차지하는 인도는 밀 수확량이 반으로 줄어들어 수출금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다른 밀생산국가도 밀 수확량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당시 밀이삭이 반쯤 자랐을 때 온도가 올라 보통때의 반밖에 자라지 않아 수확량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주요 밀 수입국가는 굶어 죽어갑니다.
기후변화는 공룡의 대멸종시기와 같습니다.
공룡 대멸종기는 운석충돌로 생긴 먼지와 화산분화로 생긴 화산재가 지구를 덮어 태양을 가렸습니다. 태양에너지가 없으면 식물은 살 수 없습니다. 식물이 죽으면 공룡도 멸종합니다.
기후변화로 씨가 발아를 하지 않습니다. 발아를 해도 제대로 자라지 못합니다. 농사를 짓다보니 더 절실하게 알게 됩니다.
기후변화를 계속 이야기하는 이유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는 여러분의 문제이고 당장의 문제입니다.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것에 반대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