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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을 물리친 왕의 전생 이야기
옛날 세나카 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제석천으로 있었다. 그때 세나카 왕은 어느 용왕과 친하게 사귀고 있었다. 어느 날 용왕은 용궁에서 나와 인간세계에 와서 먹이를 찾았다고 전해진다. 그때 어느 마을의 아이들은 용왕을 보고 “이것은 뱀이다!” 하고 외치면서 돌로 때렸다. 왕은 궁원을 산책하다가 그 광경을 보았다. “저 애들이 왜 저러느냐?” 왕은 중신에게 물었다. “뱀을 때리고 있습니다.” “그 뱀을 맞게 해서는 안 된다. 빨리 놓아 보내도록 하라.” 왕은 명령했다. 왕이 용왕을 구해 달아나게 했다. 목숨을 구한 용왕은 제 세계로 돌아가 많은 보옥을 가지고 밤중에 왕의 침실로 가서 왕에게 바쳤다. “나는 당신 덕택으로 목숨이 살아났습니다.” 그 뒤로 용왕은 왕과 더욱 친해져 자주 찾아 뵈었다. 그는 많은 용녀 중에서 가장 정력이 센 용녀 한 마리를 뽑아 왕을 모시게 하고 또 보호하게 하였다. 그리고 왕에게 말했다. “만일 용녀가 보이지 않을 때에는 이 주문을 자꾸 외우십시오.” 왕은 어느 날 용녀와 궁원에 나가 연못에서 목욕하고 있었다. 그때 용녀는 물뱀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녀는 곧 뱀의 형상으로 변해 물뱀과 다정스레 속삭였다. 왕은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므로 주문을 되풀이해 외웠다. 그녀는 물뱀과 음행하고 있었다. 왕은 대막대기로 그녀를 세차게 때렸다. 그녀는 매우 화를 내어 곧 제 나라로 돌아갔다. “왜 돌아왔느냐?” 용왕이 물었다. 그녀는 “당신 친구는 주인 명령을 듣지 않는다 하여 내 등을 세차게 때렸습니다.” 하고 대답하면서 그 자국을 보였다. 사정을 모르는 용왕은 네 마리의 젊은 용들을 불러 명령했다. “너희들은 세나카 왕의 침실에 들어가 콧김으로 왕겨를 불어 날리는 것처럼 그를 날려 버려라.” 그들은 왕이 침실에서 쉬고 있을 때 가만히 들어갔다. 그때 왕은 왕비를 보고 걱정했다. “여보, 오늘 용녀가 돌아간 줄을 아오?” “아뇨. 전연 모릅니다.” 왕은 말했다. “오늘 우리가 연못에서 놀고 있을 때, 그녀는 뱀의 형상으로 변해 물뱀 한 마리와 사음하고 있었소. 그 때문에 나는 그런 짓을 하면 못쓴다고 징계하는 의미로 대지팡이로 세차게 때려 주었소. 그런데 그녀가 돌아가 내 벗 용왕에게 무슨 거짓말을 하여 우리 우정이 다치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이외다.” 젊은 용들은 이 말을 듣고 곧 그곳을 떠나 용왕의 나라로 돌아가서 그 사실을 용왕에게 보고했다. 용왕은 매우 후회하고 곧 왕의 침실로가서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 하고 용서를 빌었다. “이것은 내 속죄의 표입니다.” 용왕은 모든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주문을 왕에게 주었다. “이것은 매우 귀중한 주문입니다. 만일 당신이 이것을 남에게 주면 당장 불 속에 빠져 죽게 될 것입니다.” 왕은 기쁘게 그것을 받았다. 왕은 그 뒤로 개미 소리까지 알 수 있었다. 어느 날 왕은 큰 다라나무 그늘에 앉아 꿀과자와 사탕과자를 먹고 있다가 한 조각을 땅에 떨어뜨렸다. 개미 한 마리가 그것을 보았다. “대왕님이 큰 다라나무 그늘에서 꿀항아리를 깨뜨려 꿀과자와 사탕과자 큰 덩이가 떨어졌다. 자, 모두들 빨리 와서 이것을 먹어라.” 개미는 떠들며 돌아다녔다. 왕은 이 소리를 듣고 갑자기 웃음이 터져나왔다. 왕의 곁에 앉아 있던 왕비는 가만히 생각했다. ‘왕은 무엇을 보고 저렇게 웃으실까?’ 그러나 잠자코 과자를 먹고 목욕한 뒤에 가부좌하고 앉아있었다. 마침 그때 파리 한 마리가 그의 아내를 보고 속삭였다. “여보, 빨리 와요. 우리 정다운 이야기를 합시다.” “잠깐 기다리십시오. 주인님. 저 시신들은 바르는 향을 가지고 오겠지요. 왕은 그 향을 바르다가 발 아래 떨어뜨리겠지요. 나는 거기서 그 향을 취하겠소. 그때 우리는 왕의 등뒤에 앉아 즐깁시다.” 파리의 아내가 응답했다. 왕은 그 소리를 듣고 또 실소했다. ‘왕은 또 무엇을 보고 웃으실까?’ 왕비는 깊이 생각했다. 왕은 저녁을 먹다가 밥 한 덩이를 땅에 떨어뜨렸다. 이를 본 개미들이 떠들었다. “밥을 실은 수레가 왕궁 뜰에서 부서졌다. 그것을 먹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 왕은 그 소리를 듣고 또 실소했다. 그때 왕비는 황금 숟갈을 들고 왕의 음식을 시음하다가 그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것은 반드시 나를 보고 웃으시는 것이다.’ 왕비는 침실에서 왕을 모시면서 물었다. “대왕님, 아까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웃으셨습니까?” “아니, 당신 보고 웃은 것이 아니오.” 왕은 얼른 해명했다. 그러나 왕비가 자꾸 되풀이해 묻자 그 사실을 털어놓았다. “당신이 알고 계시는 그 주문을 내게도 가르쳐 주십시오.” 왕비는 간청했다. “이것은 아무에게도 가르쳐 줄 수 없는 것이오.” 왕은 거절했다. 그러나 왕비는 물러서지 않았다. “만일 내가 이 주문을 그대에게 가르쳐 주면 나는 죽어야 한다오.” 왕은 또 거절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저도 그것을 알고 싶습니다.” 왕비는 또 간청했다. “이 주문을 가르쳐 주면 나는 나 자신을 불 속에 던지게 될 것이오.” 왕도 여자의 힘을 당적할 수 없어 끝내 승낙하고는 마차를 몰아 궁원으로 나갔다. 그때에 모든 신의 왕 제석천은 멀리 지상을 굽어보다가 왕을 보았다. ‘저 우매한 왕은 한 여자의 힘을 못 이겨 스스로 불 속에 뛰어들려고 한다. 나는 지금 그를 구원하지 않으면 안된다.’ 제석천은 아수라의 딸로서 그 아내인 수쟈를 데리고 바라나시로 갔다. 그는 수산양이 되고 그녀는 암산양이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게 하여 왕의 마차 앞으로 달려갔다. 왕과 마차를 끄는 말만이 그들을 보았고 다른 사람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는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그 암산양과 정답게 속삭이는 체했다. 수레를 끌고 가던 말 한 마리는 그것을 보고 말했다. “어이, 산양아. 너희들 산양은 미련하여 부끄럼을 모른다고 들었다. 그러나 그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그런데 지금 너희들은 남 몰래 숨어서 가만히 할 일을 여러 사람 앞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하는구나. 우리가 이전에 들은 말과 지금 현전의 사실이 일치하는구나.” 그리고는 다음 게송을 외웠다.
산양은 미련하여 부끄럼이 없다는 현자의 그 말은 진리여라 보라, 저 미련한 것은 그것도 모르고 가만히 할 일을 드러내 놓고 하네
이 말을 듣고 산양은 다음 게송으로 답했다.
너도 또한 우리처럼 우둔해라 둔한 나귀 새끼여, 너는 잘 알라 고삐에 매이고 재갈 물리고 그 눈은 언제나 땅바닥에 쏟는다.
벗이여, 벗어날 수 있을 때 벗어나지 않으면 그보다 더한 우둔은 없다 그리고 네가 끌고 가는 세나카 왕은 벗이여, 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이다.
왕은 그들의 이야기 뜻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그 말을 듣자 더욱 빨리 수레를 몰았다. 나귀는 이 말을 듣고 다시 다음 게송을 외웠다.
산양아, 내가 어리석은 것 너는 그것을 잘 알지만 세나카 왕은 어째서 우둔한가 그것을 내게 말하라
이 말을 듣고 산양은 다시 다음 게송으로 답했다.
묘한 보배를 얻었다가 아내 때문에 그것을 잃고 또 스스로 목숨 끊고 그 여자도 그 아내 되지 못한다.
왕은 이 게송을 들었다. "산양의 왕이여, 너는 반드시 우리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 어쩌면 좋을는지 말해다오." 산양의 왕은 그에게 말했다. "대왕님, 모든 생물 중에 자신 처럼 귀중한 것은 없습니다. 한 사람의 애인을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고 얻었던 명성을 잃는다는 것은 칭찬할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그것이 사랑스럽다 하여, 사람의 왕이여, 너처럼 자기를 버리며까지 사랑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자기야 말로 최승이요 최상이다 위대한 사내는 끝내 사랑 얻으리.
보살은 이렇게 왕을 훈계했다. 왕은 매우 만족하여 물었다. "산양의 왕이여, 너는 지금 어디로 가는 길인가?" "대왕이여, 나는 제석천이다. 나는 너를 가엾이 여긴 나머지 너를 죽음에서 구해주기 위해 여기 온 것이다." "천왕님, 저는 그녀에게 이 주문을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저는 지금 어쩌면 좋겠습니까?" 왕은 다시 물었다. “지금 당신들은 죽을 필요가 없다. 당신은 그녀에게 그것은 요술이라고 말하라. 그리고 그녀를 채찍으로 때려라. 이 방법밖에 그녀의 청을 막을 수 없다.” 보살은 이렇게 가르쳐주었다. 왕은 매우 기뻐하며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살은 이렇게 왕을 훈계하고 천상으로 돌아갔다. 왕은 궁원으로 가서 왕비를 불렀다. “왕비, 그대는 그 주문을 가지고 싶은가?” “그렇습니다. 대왕님.” “그렇다면 그것을 얻을 수 있는 예법을 따라야한다.” “어떤 것입니까?” “등덜미를 백 번 맞는 것이다. 그러나 소리를 질러서는 안 된다.” 그녀는 주문을 얻고 싶었기 때문에 좋다고 승낙했다. 왕은 종을 시켜 채찍으로 그녀의 두 어깨를 세게 때리게 했다. 그녀는 두세 번 까지는 맞고 있었으나 더는 견딜 수 없었다. “저는 이제 주문을 가지고 싶지 않습니다.” 왕은 그녀에게 말했다. “내가 죽어도 그 주문을 가지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왕은 그녀의 등가죽이 벗겨질 때까지 때린 뒤에 용서해 주었다. 그 뒤로 그녀는 다시는 주문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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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법우님, 오늘 전등사는 어땠는지욤?
.. 오늘 주신 법공양은 "두 도시 이야기"를 쓴 찰스 디킨스가 들었다면.. 서운하겠네요. ㅋㅋㅋ
오늘도 역시 고맙습니당. (*^^)
'두 도시 이야기' 쬐끔 읽었습니다 ^^. 외국 소설은 풍습 묘사하고 지명 소개 할 때 상상이 힘들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