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종 농가 신뢰회복 시급=국내 가축분뇨발생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4,400만t에 달한다. 정부는 2012년 가축분뇨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되는 것에 대비해 2006년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 많은 노력을 펼쳤다. 하지만 공동자원화시설과 액비저장조 설립 지원 등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조2,000억원의 예산을 투여했음에도 여전히 가축분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가축분뇨 문제 해결을 위한 선결 과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가축분뇨로 만든 액비의 품질을 높여 실소비자인 경종 농가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냄새가 나지 않는 고품질 퇴·액비 및 작물별 맞춤식 퇴·액비에 대한 경종 농가들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액비가 아닌 ‘똥’이 그대로 농경지에 살포됨에 따라 악취 발생과 농작물 피해 등 각종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같이 액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는 품질 좋은 액비를 만들어야 하고, 현재 정부로부터 액비 살포비를 지원 받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 토양 시비처방전 발급을 의무화해야 한다. 아울러 가축분뇨 액비의 악취 관리를 위한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단속과 처벌을 한층 강화하는 등 불량액비 유통근절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가축분뇨법 개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농경지에 한정돼 있는 액비 살포 범위도 임야와 골프장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축산 농가들의 인식 전환도 시급하다. 가축분뇨를 단순한 처리 대상이 아니라 농산물 생산에 꼭 필요한 소중한 자원으로 만들어 순환시켜야만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특히 싼값에 가축분뇨를 처리해 주겠다는 액비 유통업체들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는 등 고품질 액비 유통에 축산 농가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사료 활성화 기반 조성=자연순환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조사료다. 조사료를 이용하면 생산비 절감 및 축산물 품질 고급화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가축분뇨 처리 또한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 점에 주목하고 1998년부터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사업’을 추진, 2007년 361만8,000t(16만4,000㏊)에 불과했던 조사료 생산량이 지난해 481만8,000t(26만5,000㏊)으로 증가하는 등 단기간에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하지만 조사료 연중 생산기반 체계가 미약하고, 지역별 재배여건에 적합한 조사료 품종 개발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전문가들은 청보리 등 동계작물에서 얻은 성과를 옥수수 등 하계작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세훈 전북 동진강낙농축협 조합장은 “사료가치가 높은 옥수수 생산량을 늘려 조사료 연중 생산기반 체계를 구축하고, 벼 대체작목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하계작물 수확 보조금 확대 등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조사료 품질관리를 위해 품질등급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를 위해 수요자와 공급자간 계약재배를 적극 추진하는 등 조사료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또 간척지와 같은 대규모 단지에 조사료 생산포와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을 동시에 조성하는 등 가축분뇨를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자연순환농업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자연순환농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친환경농법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주고 구입하는 풍토가 먼저 조성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되면 경종 농가가 친환경농업에 적극 나서면서 가축분뇨 액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축분뇨 액비로 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단순히 생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자연순환농법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가령 ‘자연순환농산물’ 또는 ‘액비 농산물’ 등 관행농법으로 생산된 농산물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등 구체적인 홍보 및 판매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부 지원도 더욱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동자원화시설 등 가축분뇨 액비 생산시설을 늘리는 한편 충남 당진낙협·논산계룡축협과 같이 조사료나 가축분뇨 액비 우수사례에 대한 교육을 경종 농가 위주로 강화하고, 고품질 액비 시연회를 자주 개최하는 등 경종 농가들이 액비 사용에 적극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정부가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임형관 에버그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자연순환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그동안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축산 농가와 경종 농가간 신뢰가 쌓이고, 정부가 자연순환농업 활성화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이상적인 자연순환농업 모델이 머지 않아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농민신문
첫댓글 논산계룡축협도 나오네요 ㅎㅎ 저희가 액비를 써본바로는 무엇으로 표현못할만큼 작물에 엄청난 좋은 영향을 주는거 같더군요. 저희집의 경우 호밀과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수확후에 벼농사도 짓는데 액비를 뿌린해와 안뿌린 해를 비교했을때 벼수확자체에 큰 차이점이 있다는것을 느꼈습니다. 호밀뿐아니라 그뒤에 다른작물까지 영향을 끼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