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장금’을 보고 한국까지 왔는데,호텔에는 한식당이 없네요.”
일본인 관광객 스가하라 아키(24)씨는 “숙소인 호텔에서는 뷔페나 룸서비스로만 한식을 제공하고 있다”며 “가이드북에 소개된 유명한 한식당을 찾기 위해 서울 시내를 헤맸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과 중국,대만,홍콩 등에서 방송된 ‘대장금’ 때문에 입맛에까지 한류 바람이 불면서 전통 한식 요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정작 서울의 주요 호텔에서는 한식당이 사라지고 있다.
현재 서울의 17개 특1급 호텔 중에 한식당이 운영되고 있는 곳은 롯데호텔서울과 르네상스 서울,
메이필드,쉐라톤그랜드워커힐서울 등 4곳에 불과하다.
특1급 호텔에서 한식당은 수년 전부터 계속 자취를 감춰왔다. 지난해
서울프라자호텔이 호텔밖
삼청각에서 운영하던 ‘아사달’의 문을 닫았고,잠실에 있는 롯데호텔월드도 다른 업장과 통합해 뷔페식당을 만들기 위해 한식당 영업을 중단했다. 2004년에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의 ‘한가위’와 웨스틴 조선호텔의 ‘셔블’,
호텔신라 ‘서라벌’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지난해 개관한 파크
하얏트 호텔 등 최근 오픈한 외국계 체인호텔들은 개장할 때부터 한식당을 두지 않고 있다. 한류 바람을 타고 외국에서는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찬밥 신세인 셈이다.
고급호텔들이 레스토랑을 통합해 식당 숫자를 줄이는 것은 최근의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유독 한식당이 ‘퇴출 1순위’가 된 것은 일식당이나 중식당,양식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관광호텔협회 최현 사무처장은 “한식당은 식자재 보관부터 조리까지 손이 많이 가고 까다로워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한식당을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영업을 하는 호텔 입장에서는 고충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메뉴개발과 판매 아이디어 개발로 호텔의 효자노릇을 하는 한식당도 있다. 롯데호텔서울의 ‘무궁화’는 지난해 ‘대장금’ 상표 사용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후 대대적으로 대장금 프로모션을 펼쳐 효과를 보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했던 대하찜과 맥적 등의 메뉴를 편성하고 주방 입구를 수라간 분위기로 연출해 외국인 바이어들의 접대장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미국프로풋볼 스타 하인스 워드가 이 호텔에 머무는 이유 중의 하나도 호텔 안에 유명 한식당이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은 “호텔 바깥에 좋은 한식당이 많이 있지만 호텔에 한식당이 있어야 외국 손님들이 가장 가깝고 편하게 우리 요리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들의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때 우리 음식을 개선하고 더 알려야 하는데 호텔에서 한식당이 사라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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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당이 없는 호텔이 많다는 사실에 좀 씁쓸해지는 기사이다. 우리나라 호텔에서 한식당을 찾을수 없다면 어디서 한식당을 볼 수 있을까? 한류의 열풍등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문화를 엿보고자 방문한 사람들은 적지 않은 실망을 하리라 생각한다.
물론 호텔 바깥에 좋은 한식당이 많겠지만 우리나라 호텔에서, 우리나라 음식인 한식을 맛볼수 없다면 한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조차 낯설어 질것이다.
손이 많이 가고 조리가 까다로운 음식들이 많아 인력을 많이 요하며 매출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한식당을 또다른 명소로 자리매김 시킬는 것도 하나의 기업능력이 아니겠는가. 바로 롯데호텔처럼 외국인들이 많이 찾도록 새로운 마케팅을 연구해 나간다면 매출은 자연히 따라서 오르게 될것이다.
매출이 좋지않다고 한식당을 없애기보다 롯데호텔처럼 어떻게 하면 한식당을 많이 찾게할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보았다면 우리나라 특급호텔에 한식당이 이렇게 많이 없어지진 않았을 거란 생각을 한다.
점점 서구화되어가는 식문화속에서 한식을 살리려는 노력이 절실할 때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