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입맛'으로 관광객들을 잡아라!"
부산이 음식으로 관광객 공략에 나섰다. 부산시, 호텔, 음식점, 크루즈사, 조리사 등이 나서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을 관광자원화하거나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발표한 이후 부산의 이런 움직임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운대 앞바다를 크루즈하는 '티파니21'은 요즘 '봄도다리 쑥국'으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봄도다리 쑥국'은 봄의 생선이라는 도다리와 봄 나물의 대명사인 쑥을 더한 음식. 맛과 향에다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와 산을 끼고 있는 부산의 특식(特食) 중 하나다.
롯데호텔은 삼계탕·돌솥비빕밥 등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구성된 세트 메뉴를 개발, 지난달 15일부터 팔고 있다. 롯데호텔측은 "맛있고, 지역 특성을 담고 있는 음식은 관광 유인 포인트 중 핵심"이라며 "요즘 엔고로 늘고 있는 일본인 관광객의 입맛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오는 20일까지 구·군을 통해 '향토음식점' 지정 신청을 받아 현장 확인 및 전문가 심사를 거쳐 5월에 총 35곳 정도를 선정, 지역의 대표적 '관광 아이콘'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향토음식점'은 부산시가 선정한 향토음식을 10년 이상 전문적으로 취급하면서 맛과 서비스, 위생수준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 음식점을 지칭한다.
향토음식은 1999년부터 최근까지 용역을 통해 지정한 것으로 생선회, 동래파전, 흑염소불고기, 곰장어요리, 복어요리, 해물탕, 아귀찜, 재첩국, 낚지볶음, 밀면, 붕장어요리, 돼지국밥, 붕어찜 등 13가지다.
부산시는 향토음식점으로 선정된 업소에 대해서는 인정 표지판을 만들어 주고 소개책자를 만들어 한국관광공사와 여행사, 호텔 등에 배포, 국내외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외국인 등 외지 관광객들이 밀면과 돼지국밥 등을 먹기 위해 부산을 찾도록 하자는 게 부산시의 의도다.
한국조리사중앙회 부산시회도 부산의 향토음식 요리 경연대회와 전시회, 향토음식 조리 과정을 소재로 한 영어체험 교육과정 개설 등을 구상 중이다. 이 단체 이승렬 사무국장은 "식도락이나 미식은 인류와 그 역사를 같이 할 정도로 뿌리 깊은 문화"라며 "이런 문화코드인 음식·맛은 지역 관광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만큼 부산시나 관광업계에서 향토음식 활성화를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