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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idi Mitchell
Getty Images
새 옷은 깨끗하니까 그냥 입어도 될까 아니면 빨아 입어야 될까?
사람들은 새 옷이 자기 손에 들어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출처가 명시된 옷이라 해도 만드는 건 이 나라에서, 염색은 저 나라에서, 바느질은 또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의류에 대한 화학물질 허용기준도 나라마다 제각각이다.
접촉피부염 치료가 전문인 도날드 벨시토 뉴욕 콜럼비아대학병원 교수는 어떻게 옷감에 기생충이 기생하는지, 왜 새 옷을 입기 전에 반드시 빨아입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가렵고, 벗겨지고, 빨개지고
새 옷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건 크게 염료와 포름알데히드 수지(합성수지) 두 가지 때문이다.
대부분의 합성섬유는 아조-아닐린 염료를 사용해 염색하게 되는데, 이 염료에 알레르기가 있는 소수에게서는 덩굴옻나무에 상응하는 심각한 피부반응이 나타난다. 알레르기가
없는 이들에게서도 그 정도로 심하진 않지만 피부가 약간 부풀어 오르고 건조해지고 가려운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여러 차례 세탁으로 염료가 빠져나갈 때까지는 피부에 발진이 일어나 빨개지고 가렵고 벗겨질 수 있다. “특히 허리와 목, 허벅지, 겨드랑이처럼 마찰이 발생하거나
땀이 나는 부분에서 이런 증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알레르기성 피부인 사람은 “알레르기 유발원을
아예 피하는 게 좋다.” 아무리 세탁을 해도 염료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계속해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소-포름알데히드 수지는 면/폴리 혼방섬유에 구김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고 흰곰팡이의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된다. 대부분의
나라들에서는 포름알데히드 사용을 규제하고 있지만, 미 감사원(GAO)의 2010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시판되는 일부 옷감에서 기준치를 웃도는 포름알데히드 수지가
검출됐다.
벨시토 교수는 “특정 섬유나 제조국과 연관있는 건 아니었다”며 테스트한 옷감 일부는 미국산이라고 덧붙인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과 자극성 접촉피부염은 모두 습진의 형태를 띠며 구김방지 화학물질을 함유한 옷을 착용해 생긴다.
증상도 피부가 건조해져 벗겨지며 발진이 생기는 등 비슷하다.
몰랐던 사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옷을 사기 전에 옷을 만져보거나 입어보는지 알 길은
없다.
100% 천연섬유로 만든 옷을 산다 해도 그 속에 어떤 세균이 기생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매장에서 옷을 입어볼 때 옮았을 것으로 추측되는 기생충도 본 적이 있으며, 의류를 통해 전파되는 전염병도 존재한다.” 기생충은 숙주 없이는 오래 못 살지만 합성섬유보다
천연섬유에 더 잘 기생하는 건 사실이다. “피부 전염병 옴도 의류를 통해 전파된다.”
습기가 문제
많은 공장들이 운송과정에서 습기를 흡수하고 곰팡이가 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 화학물질을 상자나 주머니에 담는다.
하지만 원산지의 습도와 포장 내부 습도에 따라 “곰팡이가 한동안 서식할
수 있다”고 벨시토 교수는 말한다. 곰팡이와 피부사상균을 억제하는데 사용되던 화학물질 중 하나인 디메틸 푸마레이트는 피부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게 밝혀져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빨아 입기
벨시토 교수는 환자들에게 새 옷을 사면 입기 전에 꼭 빨아서 입으라고 조언한다. 어른이 입을 것이든 아이가 입을 것이든, 섬유의 종류를 막론하고 2회 헹굼 사이클로 적어도 한 번은 빨아 입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위생상 그렇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벨시토 교수는 자신도 새 옷을 입을 때는
항상 2회(때로는 세제는 넣지 않고) 헹굼 사이클을 실천한다며 “피부과 의사라 별의별 케이스를 다 봤기 때문에 모험을 하진 않는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