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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설악산과 속초, 양양을 누볐습니다. 자연과 가까이에서 지내고, 함께 놀고, 잘 누렸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1박 2일이 꿈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참 많습니다.
출발하기 전날 밤, 아침을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박미애 선생님과 보아와 의논했습니다. 그리고 차 안에서 먹거나, 설악산에서 간편히 먹을 수 있도록 주먹밥 싸가기로 정했습니다. 아이들이 도서관에 도착한 후, 각자 자신의 주먹밥을 싸서 담아갔습니다. 식사팀 진원이가 주먹밥 담은 가방 챙기고, 숟가락 젓가락은 숙소팀 민성이가 챙겼습니다.
보아 소헌 민성 예원 진원 강우와 차타고 출발했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도, 아이들은 생기 넘쳤습니다. 소헌이가 차 안에서 이야기 보따리 잔뜩 풀다가, 어느새 곤히 잠들어 설악산까지 도착했습니다.
설악산에 도착하여 다들 나무 지팡이 하나씩 장만했습니다. 입구 근처 절과 불상 구경했습니다. 관리하시는 선생님께서 아이들 예뻐하시며, 블루베리 사탕 손에 가득 쥐어 주셨습니다. 등산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보아가 배고파서 배가 아프다고 했는데, 블루베리 사탕 먹고 싹 괜찮아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이후 등산할 때, 아이들이 스스로 어울려 정답게 놀았습니다. 서로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얼음을 밟으며 뛰어놀았습니다. 등산하는 내내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힘이 많이 났습니다.
그중 특히 등산하며 웃음이 쿡쿡 났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죽어있는 작은 새를 발견하여 비석을 찾아 무덤을 만들어준 일,
비석이 없어서 ‘비목’을 가져와 세워두는 보아,
흔들바위는 아니어도 “이 바위는 무엇일까?” 고민하고 이름 지으며 가던 모습,
산양을 발견해서 한참을 구경했던 일,
앞서가기도 하고 뒤에서 쉬기도 하며 바위에 자연스레 기대고 앉는 모습들.
아이들이 설악산을 즐기는 것을 보며 저도 따라했습니다.
갈수록 눈비가 내렸습니다. 해리포터가 우비를 준비해주셨습니다.
우비 색상에 따라, 밀키스팀 파워에이드팀 환타팀 / 노른자팀 흰자팀 물팀으로 나누어 올랐습니다.
“노른자 언니 빨리 가자!”
“파워에이드가 먼저 올라갈거야!”
에너지 넘쳤던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흔들바위까지는 순조로웠지만, 울산바위까지 가는 길에는 계단도 많고 돌도 많았습니다. 지치는 순간도 있었을텐데, 산과 하나되어 올랐습니다.
가는 길마다 만났던 사람들과 인사했습니다.
7남매인줄 아시고 저에게 “동생 많아서 힘들겠다~”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우리가 가족 같았나 봅니다. 철암 가족이니까, 가족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태백에서 왔다 하니 다들 웃으며 인사하셨습니다.
흐린 날씨 때문에 울산바위가 한눈에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가장 높은 곳까지 올랐던 경험이 아이들의 추억 속에 남으면 좋겠습니다.
바위 위에서 뛰어놀다 다쳤던 일, 간이 화장실의 엄청난 냄새, 아이젠에 걸려 찢어진 우비, 정상까지 함께했던 나무 지팡이를 아이들이 추억하기를 바랍니다.
“설악산은 우리가 지킨다! 설악산팀 파이팅!”
이후 갯배를 타고 속초재래시장에 갔습니다. 보아가 갯배 티켓 끊어주었습니다. 시장엔 각종 해산물과 먹거리가 많았습니다. 해산물을 못먹는 소헌이를 위해 두 팀으로 나뉘어 장 보기로 했습니다. 보아가 각 팀에게 예산 나누어주고 장 보기로 했습니다.
보아 민성 진원 강우 하영은 해산물팀,
소헌 예원 해리포터는 닭강정 떡볶이 팀이었습니다.
해산물팀은 시장 입구쪽에서 게를 샀습니다. 사장님께서 아이들 여럿 보시고는, 많이 먹어야 한다며 싸게 많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원래 만원에 게를 쪄주는건데, 특별이 오천원에 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우와~!” 신나는 마음에 다른 곳 보지도 않고 여기서 게를 가득 샀습니다.
일단 게를 사고 보니 예상했던 식비 중, 2000원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있잖아요, 우리 아침에 주먹밥 먹었잖아요. 그럼 돈을 더 써도 되는 거 아니예요?”
회계팀 보아가 그 자리에서 계산기 두드리며 계산했습니다. 아침값을 미리 계산해서 빼두었는데, 주먹밥을 싸왔으니 돈이 남았습니다. 그 돈으로 시장에서 맛있어 보였던 오징어순대를 하나 샀습니다.
순대를 기다리며 시식코너에서 이것저것 많이 먹었습니다. 한 손 가득 들고와서 입에 넣어주기도 했습니다. 닭강정팀 만나서 쪄주신 게 찾아 숙소로 가기로 했습니다.
차까지 가는 길에, 아이들이 탕후루를 발견했습니다. 아이들이 간식으로 탕후루를 꼭 먹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간식비 3000원 계산했었으니, 보아가 아이들에게 “3000원짜리만 먹을 수 있어” 설명하고 각자 탕후루 골라 먹었습니다. 맛있게 먹고서는 민성 강우 예원 진원이가 “아 태백에 있는 게 더 맛있네” 했습니다.
숙소에 도착해서 민성이가 체크인 했습니다. 숙소가 너~무 넓어서 리셉션 건물을 찾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좋은 숙소 구해주신 민성 강우 이모 김혜자 선생님께 고맙습니다.
민성이가 호텔 전화로 건물 여쭤보고 가서, 직접 예약 내역 보여드리고 체크인 했습니다. 아이들도 구경하러 졸졸졸 민성이를 따라다녔습니다. 그렇게 키를 받아 민성이가 끝까지 잘 관리해주었습니다.
숙소에서 파티가 열렸습니다. 식사팀 진원이와 숙소팀 민성이가 저녁 먹을 수 있도록 상 차리고 수저 놓고 세팅했습니다. 놀이팀 예원이는 밥 먹고 할 수 있는 만들기, 게임들 점검하고 준비했습니다. 나머지 아이들은 발 씻고 손씻고 와서 먹을 준비 했습니다.
게, 꼬마김밥, 떡볶이, 닭강정, 오징어순대까지.
맛있는 것들 한가득이었습니다. 노래부르고 와앙 먹었습니다.
닭강정과 떡볶이는 조금 매웠는데, 직접 골라 사서 그런지 “선생님 너무 매운데 너무 맛있어서 멈출수가 없어요!!” 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게 넣어서 라면먹을까?”
“라~면은 구공탄에 끓여야 제 맛~” (진원)
진원이가 라면에 잔뜩 신났습니다. 한참을 노래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직도 진원이 목소리가 귀에 아른거립니다.
봉지 라면이 없어서, 보아와 프론트에 전화하고 편의점에 다녀왔습니다. 라면 사와서 게 라면을 2차로 맛있게 냠냠 먹었습니다. 다들 배부르다고 안먹겠다 해놓고, 한가득 퍼서 야무지게 다 먹었습니다.
해리포터가 게 다리 하나하나 주실때마다, 아기 참새처럼 짹짹 받아 먹는 아이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정답고 맛있는 저녁이었습니다.
다 먹은 후 뒷정리 할 때, 민성이가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선생님 저랑 같이 해요!” 하며 함께 설거지했습니다. 민성에게 고맙습니다.
보아와 편의점 갔다 오는 길에, 숙소에 오락실, 탁구장, 노래방이 있는 것을 봤습니다.
아이들과 다시 옷 챙겨입고 나섰습니다. 한 사람당 1000원씩 오락을 즐겼습니다.
예원이는 공 던지기 해보고, 다른 아이들은 철권에 푹 빠졌습니다. 한참을 게임하다가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먹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선생님 이제 저 계산을 해봐야겠어요.” 하며 보아가 핸드폰 계산기를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각티슈 한 장, 볼펜 한자루, 계산기로 보아가 계산을 시작했습니다.
휴지에 오늘 쓴 돈들 적고 남은 돈 계산해서, 다음날 얼마 쓸 수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한번 계산을 끝내고서는, “아 그런데요 선생님 제가 한번 더 계산해봐야 왠지 마음이 놓일 것 같아요”하며 두 번 더 계산했습니다. 보아의 꼼꼼함에 감탄했습니다.
아이들이 오늘 갔던 설악산의 흔들바위와 울산바위에 대한 시를 썼습니다. 내색은 많이 하지 않았어도 인상 깊었나 봅니다.
푹 쉬고, 다음날 아침부터 아이들은 해변에 가서 놀았습니다. 속초 바다를 마음껏 보고 바위와 모래 위를 뛰어놀며 파도에 발과 몸이 흠뻑 젖기도 했습니다.
“선생님 파도는 안좋은 것 같아요. 안젖는 파도는 없을까요?
재밌었는데 너무 추워요”
‘파도가 치는 바다’라는 장소만으로도 한시간 뚝딱 뛰어노는 아이들이 대단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이미 스스로 자연을 잘 누립니다.
이후 보아가 가고 싶어 했던 낙산사에 갔습니다. 아침 산이라 날씨가 추워, 옷이 젖은 아이들은 갈아입고 서로 옷 빌려주며 따뜻하게 입고 갔습니다. 무료 찻집에서 둥글레차 홀짝홀짝 따뜻하게 마시고, 끝까지 올라가 울산바위쿠키를 샀습니다.
울산바위 쿠키를 산 데에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매대에서 ‘울산바위 쿠키’를 발견하자마자, 아이들과 ‘저걸 선물하고 싶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고마운 분은 세 분이었고, 예산은 3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쿠키는 만 오천원 이었습니다.
보아와 어젯밤에 썼던 휴지를 꺼내어 들여다보고, 계산기 두드리며 한참을 계산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시던 가게 사장님께서 종이를 주려고 하셨지만 보아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 침착하게 하나하나 계산하고, “선생님 다 됐어요. 이제 저거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거 사도 넉넉해요!” 신나게 말하며 쿠키를 계산했습니다.
사장님께서 보시고는, 무엇인가 더 주고 싶어서 고민하시다가 아이들 나눠 먹으라고 엿을 내어주셨습니다. 보아가 하나씩 아이들 입에 넣어주고, 함께 종 쳤습니다. 낙산사에서의 즐거운 추억이 생겼습니다.
아이들과 먹은 순대국밥, 젤라또, 호떡 정말 맛있었습니다. 일정팀 소헌이가 지도 보고 호떡집 길안내 해주었습니다. 박미애선생님께 먼저 의논한 덕분에, 맛있는 것들을 많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식사팀 진원이와 회계 보아가 잘 진행해주었습니다. 먹고 남은 쓰레기는 정리팀 강우가 잘 정리해주었습니다.
오산리유적박물관에서 “우가우가”하며 아이들과 뛰놀았던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들의 꺄르륵 하는 목소리가 귀에 울립니다.
차 안에서는 옹기종기 모여 앉기도 하고, 끼어 앉기도 했습니다. 저와 함께 앉았던 예원이와 민성이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게 모여 앉아 가위바위보 하고, 귀신 이야기 했던 것이 즐겁습니다. 오는 길에는 드라마 한편 뚝딱 찍었습니다.
설악산팀 여행에서 아이들은, 자연을 잘 누렸습니다. 잘 걷고 먹고 웃었습니다. 그럴 수 있도록 안전운전해주신 해리포터, 차량을 빌려주신 김명신 선생님, 숙소 예약해주신 김혜자 선생님 고맙습니다.
속초와 양양의 이웃 어른들게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설악산 오를 때, 먼저 정상에 오르셔서 “설악산팀 파이팅!” 외쳐주신 분, 사탕 쥐어주신 분, 엿 주셨던 분, 젤라또가게 사장님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감사가 넘쳤습니다. 여행에서 이렇게 정다울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여행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배웠습니다.
아이들 한명 한명의 강점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다 참 사랑스럽습니다. 보아 소헌 민성 예원 진원 강우 모두 벌써 보고싶고 그립습니다. 안아주고 싶습니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설악산 여행이었습니다.
첫댓글 1박 2일 여행 동안 이렇게 많은 일이~^^
참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눈비 맞으며 울산바위 오를 때에도,
양양시장보다 시끄러운 차 안에서도,
늘 자애롭고 평안하신 최하영 선생님.
아이들이 할 수 있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넉넉하게 기다리며
아이들이 스스로 했다 느끼도록 보이지 않게 거들어 주신 선생님
고맙습니다.
생기 넘치는 아이들과
잊지 못할 설악산 여행,
고맙습니다.
최하영 선생님이 쓴 여행기록지~ 참 좋아요.
액자에 넣어서 걸어 놓고 싶어요.
서점 구경하는데 사자바위 책을 발견했어요.
예원이가 여행하며 사자바위 찾았던 게 생각나요.
설악산 여행팀 아이들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