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가 전국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제설함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선제적 제설대책을 운용하고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지난 11월 15일부터 2021년 3월 15일까지 주민과 구가 함께하는 제설대책이 가동되었다. 구는 서울 북동부에 위치한 자치구로 면적의 상당부분을 북한산국립공원이 차지한다. 북한산이 인접해 있는 만큼 자연 풍광이 수려한 반면 고지대가 많고 도로가 가파른 지역이 많다. 눈 내리는 계절이 되면 제설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강북구 제설대책 핵심은 세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첫째, ‘IoT를 활용한 스마트 제설관제 시스템’으로 선제적 장비관리체계 구축이다.
전국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제설함 관리시스템은 센서를 이용해 제설제 잔여분 및 용기 상태를 원격관리하고 이를 토대로 효율적인 제설작업도 가능해진다. 향후 제설제 연간 소모량 등 빅데이터도 구축해 취약지역에 대한 중점 관리도 수행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IoT를 활용한 스마트 제설함이 주택가 앞에 놓여있다. ©조시승
현재 강북구에는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사용 가능한 총 413개소의 제설제 보관함이 있다. 지금껏 보관함 내 잔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직접 개별 현장을 확인해 가며 제설제를 보충해 왔다. 또한 폭설시 제설제 점검 인력이 부족한 경우 빠른 대응이 어려워 필요한 시기에 이용을 할 수 없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구는 지난 8월 스마트 제설 프로그램과 관리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개발, 일선 현장에 설치하면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제설함 내부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함의 위치, 제설제의 잔여분, 덮개 상태 등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제설함 상태는 무선통신을 통해 전송되며 스마트폰 및 컴퓨터로 원격관리된다.
고지대도로에 있는 제설용자재는 강설시 주민들이 사용한다. 염화칼슘과 모래, 소금 등이다. ©조시승
본 시스템 도입으로 제설작업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져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뚜껑 열림 등의 이상 상태도 구별이 가능해 이물질 투입에 의한 제설제 훼손도 방지할 수 있다. 구는 지난 9월부터 스마트 제설함을 시험 가동하고 이를 바탕으로 운영 결과를 예측, 분석하고 각 상황별 보완 과정을 거친 바 있다.
앞으로 시스템 본격 가동 후에는 제설제 연간 소모량, 보충시기 등을 지역별로 산출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제설취약지구에 대한 맞춤형 제설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설해 대책용 제설함에는 제설작업용 장비가 들어있다. 주변 주민들이 제설작업에 사용한다. ©조시승
둘째, ‘주민 참여형 눈 치우기’는 구민이 내 집과 점포 앞을 맡고 강북구는 주요 간선·지선 도로, 마을버스 노선, 취약 지역 등을 작업하는 식이다. 주민은 밀집된 상가나 가로가판대 주변에 놓인 무료 제설도구함을 활용해 눈을 치울 수 있다. 도구함에는 빗자루, 넉가래, 삽 등이 비치돼 있어 필요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강북구는 제설제 연간 소요량과 보충 시기 등을 지역별로 산출하고 취약지점에 대한 맞춤형 제설대책을 가동할 계획이다.
셋째, 사고방지를 위한 겨울철 도로 위 안전 교통인프라 구축이다. 강설과 결빙에 따른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지대 취약지구인 송중동 한영교회와 삼양시장 부근도로에는 ‘스노우 멜팅시스템’으로 도로결빙을 막는 열선을 깔았다. 또 고갯길 등 급경사구역에 자동으로 제설제를 살포할 수 있는 시스템과 마을버스용 자동액상 살포기도 확대 운영한다. 이러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하는 등 일련의 조치가 겨울철 사고발생을 최소화하고 구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설용 포크레인이 정비를 마치고 교통광장에 주차되어 있다. ©조시승
구의 제설작업 대상지는 마을버스 노선이나 관내 주요 간선·지선 도로, 폭 6m 이상 이면도로이다. 폭 6m 미만 이면도로나 취약지역은 동 주민센터에서 작업하고, 주택과 점포 앞은 주민이 맡는다. 제설 대책은 강설 시 초동 대처와 주민 참여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시행된다.
선제적 대응을 위해 취약지역 강설 이동경로에 설치한 CCTV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강설징후를 한 시간 전부터 파악하고 제설작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비상근무체계 구축과 동시에 제설현장관리시스템(NDPS), 국가재난방재시스템도 동원된다.
지역별로 배포되기 전 제설작업용 자재(염화칼슘, 소금, 모래)가 쌓여있다. ©조시승
지난달 지하철 4호선 주요 역에서 제설발대식 겸 캠페인에 이어 주민 자율 참여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무료 제설 도구함이 준비됐다. 차량이나 대문, 지붕 및 옥상에 쌓인 눈을 치우는 등 주민의 행동요령도 알린다. 상가가 밀집돼 있거나 통행량이 많은 간선도로, 가로가판대 주변에 설치될 도구함에는 넉가래, 빗자루, 삽 등 제설도구를 비치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한다. 함에 ‘공공재산’임을 알리는 문구를 부착해 분실을 막는다. 제설 시스템의 이해를 돕고 민관의 신뢰구축과 함께 ‘내 집 앞, 내 점포 앞 눈치우기’ 분위기를 확산하자는 취지다.
‘내 집, 내 점포 앞 눈치우기’ 캠페인 ©서울시
집 앞에 내린 눈과 상가 건물 앞에 내린 눈은 폭 1m까지, 보도 위에 내린 눈은 보도 전체를 치워야 한다 ©서울시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강설로 인한 안전사고 특성상 초동 대처가 중요하다”며 “신속한 제설을 위해선 구의 사전대비는 물론 자발적인 눈치우기가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주민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북구의 선제적 제설대책인 사물인터넷(IoT)와 함께 하는 스마트 제설시스템으로 관·민이 함께 하는 눈치우기로 더 행복해지는 마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