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 발자국
사흘 눈발이 푹푹 빠져 지나갔으나
산마을 길에 찍힌 건, 노루 발자국이다
노루 발자국 따라 산에 올라갔으나
산마루에서 만난 건, 산마을이다
아랫녘 산마을로 곧장 내려왔으나
산마을에 먼저 당도한 건, 산이다
먼 산을 가만가만 바라보았으나
손가락이 가리킨 건, 초저녁별이다
초저녁별이 성큼성큼 다가왔으나
밤하늘에 찍힌 건, 노루 발자국이다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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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제가 쓴 시입니다.
나
문 밖 한 번 나가지 않은 사흘
마주한 건 모니터 속
흐린 나의 그림자
상처가 깊어 더는 하지 못하고
산에 올라 마주한 건
아랫녘에 스민 버찌 빛깔 나의 영혼
오르락내리락 그게 그거 같은
나무와 마주한 건
하필 검게 썩어 있는 옹이 속 나
저녁 등성이 위로 피어나는 별들
마주한 건 어디선가 빛날
나를 이끌어 줄 나만의 별
산이 있어 산행은 오래 이어지고
그 끝에서 마주한 건
내 안의 풍성한 겨울눈들, 바로 나!
(-김서정)
(‘노루 발자국’을 한참 보면서 떠오른 나의 지난날의 한 모습을 써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물은 꽃의 눈물인가
꽃은 물에 눈물인가
물은 꽃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눈물은 인간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수련 정호승
분홍 진달래꽃
엷은색이 야들거리며 피었더니
오늘 산행길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연두색잎들만 뾰죽하니 나와있다
분홍꽃과 연두빛이 함께해도
좋으련만
어찌 서로 함께하지 않는걸까
지금의 사람들 마냥 한집에
사는것이 마냥 불편한겐가
생식과정이 끝나면 꽃은 필요없으니 떨어뜨리고 잎은 씨나 열매를 키워야 하기에 열심히 커진다네요. 그렇게 배웠습니다.
함께하는 삶. 모두의 소원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