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귀는 어디에
사당역에서 4호선에 막사리 버니재 까토나 세명의 노객들이 몸을 싣는다. 오이도로 향하는 전철이다. 23개 역을 거치는 약 1시간 정도의 짧지도 길지도 않는 코스이다. 경로우대 카드 한 장이면 전철이 연결되는 곳이면 어디든 무일푼으로 갈 수가 있다. 앞으로 KTX도 어쩌면 이런 혜택이 오지 않으려나. 그 날 그 때까지 심장이 힘차게 뛰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바램은 끝이 없는 게 인간이렸다.후손들의 발목을 잡는 노객들의 추태가 아닌가. 도움은 커녕 국가에 장애물로 전락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몇년 전에 오이도를 찾았을 때는 방파제 위에 횟집은 보이지를 아니 하지 않았는가. 오이도역에서 선착장까지는 약 6Km 정도의 거리로 노객들의 느린 보폭으로도 2시간이면 충분한 곳이다. 자그마한 공원의 숲길을 거쳐 옥구천로를 가로 질러서 옥구공원 입구로 향한다. 거리에는 한산할 정도로 발길이 뜸하다. 옥구공원 팔각정으로 향하려는 마음을 두 녀석들이 한사코 반대이다. 바다 뚝길을 걸으며 황새바위길을 내려선다. 썰물로 갯벌에는 자그마한 꽃게들이 곳곳에 그들의 숨구멍으로 갯벌을 뒤덮고 있다. 소리만 질러도 그 많은 방게들 모두가 구멍으로 순식간에 숨어버린다. 빨간등대 바로 바닷가 방파제 좌우로 서너평 정도 되는 포장마차 모양의 횟집들이 즐비하다. 놀래미 1KG 25,000원 소라 1KG에는 15,000원 합이 4만원이다. 근처 편의점에서 빨간 뚜껑 소주3병 맥주 1.6L 한 병을 구입한다. 바닷가의 해풍(海風)이 폐속 깊숙히 파고든다. 회 한점이라도 얻으려는 갈매기들의 멜로디가 갯벌을 흔들고 있다. 누구 하나 던져주는 이도 없다. 회 한 점이 아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야생 동물들에게는 스스로 자생(自生)토록 방관하는 것이 하나의 금기사항으로 정답이 아닐까. 시원하고 짜릿한 쏘맥의 향기가 목젖을 적시며 알콜의 짜릿함이 경직된 혈관을 풀어 제치고 있는 게 아닌가. 쫄깃하고 달작지근한 횟살은 싱싱함이 어우러져 말 그대로 꿀맛은 저리 가라이다. " 야, 버니재 막사리야, 좀 아껴서 마셔라, " 귓등으로 흘리곤 한잔 술은 꺽임이 없이 그대로 완샷( ONE Shot)의 연속이다. 매운탕은 접고 길 건너 횟집으로 들어선다. 매운탕이 아닌 바지락 칼국수를 추가하기 위함이다. 2인분에 해물전 한 접시 또 쐬주 1병 추가는 빠질 수가 없는 객들의 메뉴이다. 카드 결재금액은 33,000원이 전부이니 기분좋게 싱싱한 횟감과 바닷바람은 덤인 셈이다. 부담없이 즐겁고 기분 좋은 오이도 방파제 덕분이 아닌가. 선사시대에는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가 쌓여 조개껍데기 무덤인 패총(貝塚)의 유적지이기도 하다. 그리 많던 조개는 지금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맨발로 갯벌로 뛰어들고도 싶건만 말이다. 오이도(烏耳島)는 섬의 모양이 말 그대로 까마귀 귀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정녕 섬은 섬이 맞기는 맞는 곳인가. 까마귀의 귀가 어디에 붙었으며 어떻게 생겼을까. 까마귀 모습은 노객들에게는 그저 " 까아악 까악 깍 ~~~ " 시원스레 울부짖는 친근한 새까만 까마귀일 뿐이다.
2019년 8월 26일 무 무 최 정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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