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시끌벅적! / 허숙희
11월 5일 우리 시 주부 명예 기자들은 ‘광양시 수산물 유통 센터’ 앞에서 모였다. 만나는 장소가 다른 때와 달리 시청이 아니라 의아했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 곧바로 그곳까지 가는 차가 없다. 집 앞을 지나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 중마동 시외버스 정류장 앞에서 내려 택시를 탔다. 광양시 수산물 유통 센터로 가자고 말하니 오히려 어디에 있는지 내게 묻는다. “아니?” 택시를 모는 사람이 모른다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아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기사는 “여기구나!”하며 두리번거리면서 한참 동안 주위를 살피고 떠났다.
센터는 이순신 대교가 바라보이는 바닷가 해양 공원 안에 있었다. 도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멋진 곳이었다. 건물은 마치 잡은 물고기를 가득 싣고 입항하는 배를 닮은 모양이었다. 입구는 너무 한산했다. 얼마 전에 본 “썰렁한 수산물 유통 센터 활성화 묘안은?”, “수산물 유통 센터의 위치도 문제지만 그 존재를 모르는 시민들이 많아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라고 한 신문 기사가 떠 올랐다. 오고 가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뿐이었다. 나 역시 오늘 처음 왔다. 회의 장소를 여기로 정한 이유도 이곳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생각되었다.
출입문 유리에는 ‘임대 문의 ○○○-○○○○’이라고 적힌 광고지가 붙어 있었다. 2015년 해수부 공모 사업에 선정된 후 공사를 시작해서 지난해 12월 22일에 문을 열었다. 장사 시작한 지 거의 1년이 다가오는데 아직도 빈 점포가 있다니. 시민의 한 사람으로 걱정되었다.
반가운 얼굴이 한 명 두 명 모이기 시작했다. 시청 홍보 소통실에 낯익은 담당자와 팀장님을 비롯해 과장님도 왔다. 센터를 안내해 줄 철강 항만과 오○○ 주무관도 나왔다. 과장은 센터는 수산물 유통 센터 운영을 시민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품질 좋은 수산물을 접할 수 있도록 유통 과정과 가격 안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장 도매인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하며, 우리에게 수산물 유통 센터를 널리 알리는 홍보 대사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탐방이 시작되었다. 지하에서 옥상까지 둘러보았다. 1층에는 다양한 수산물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다. 킹크랩, 랍스터, 대게 등 일부 특화 품목은 물론 싱싱한 생선도 시중보다 훨씬 싸게 팔고 있다고 했다, 넓고 쾌적한 공간에 건어물, 냉동식품까지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이렇게 잘 갖추어져 있는데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니 아쉬움이 컸다. 나는 구운 쥐포를 비롯해 이것저것 몇 가지 건어물을 사고 일행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회의실을 비롯해 문화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과 편의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었다. 1층에서 회를 떠서 가지고 와 먹을 수 있는 깨끗한 식당도 있었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쉬었다 가기에 부족함 없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앞이 탁 트인 넓은 옥상에 카페가 들어설 자리까지 구석구석 다 돌아보았다. 이렇게 멋진 공간이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2층 식당에 도착했다. 우리는 골고루 맛을 보려고 고등어 조림, 우럭매운탕, 회덮밥으로 여러 가지 시켰다. 회도 먹을 수 있도록 상차림을 해 주지만 일정 진행상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간단한 메뉴를 주문했다. 나는 회덮밥을 먹기로 했다. 반찬이 나왔다. 고사리 볶음을 비롯해 무 왁다지(무 조림), 가지볶음 등 다양하고 푸짐하게 차려졌다. 홍합을 넣고 끓인 칼칼한 미역국은 큰 그릇에 인심 좋게 가득 나왔다. 모두 흠잡을 것이 없었다. 이것저것 맛을 보며 창밖을 보았다. 푸른 바다와 이순신 대교가 한눈에 들어왔다. "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드디어 회덮밥이 나왔다. “이렇게 푸짐할 수가 있을까?” 갖은 채소와 함께 두툼한 생선회가 많이 들어 있어 깜짝 놀랐다. 매실청을 넣은 듯 유난히 향기로운 초고추장으로 썩썩 비벼 먹었다. 너무 맛있었다. 푸짐한 양에 맛도 일품이었다. 남편과 함께 또 동네 회식할 때 꼭 와야겠다고 말하니 옆자리에 앉아 있는 기자(옆 마을 이장)는 이장 회의할 때 식사 장소로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기자들 모두 유통 센터를 알릴 방법을 생각하는 듯 보였다. 어서 빨리 비어 있는 모든 공간이 주인을 만나길 바란다.
난 집에 돌아와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순식간에 소문이 났는지 수십 명이 다녀갔다.
'와글와글', '시끌벅적' 광양시 수산물 유통 센터를 찾는 사람들의 인파를 상상해 본다.
첫댓글 우리 광양에 그렇게 좋은 곳이! 선생님 글 읽으니 방문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리고 나서 저도 널리 소문을 내어야겠어요.
좋은 일 하시네요. 하루빨리 경제도 살아나길 바랍니다.
주부 명예 기자! 어울리는 명함입니다.
‘광양시 수산물 유통 센터’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셨네요. 광양 갈 일있으면
꼭 들르겠습니다.
2박3일 광양 여행을 하면서 그런 곳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시청 관광홍보과에서도 소개가 없었더랬어요. 다음에 가면 들러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