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백두대간말년병장대우로다, 어험~
이제 흥분도 말고~
백두대간이 어떻게 돌아가든 관여하지 말고~
앞으로 백두대간예비역으로서 어떻게 품위를 지킬 것인가만 생각하믄 된다~
왜냐하면~
난~
백두대간말년병장이니까~
우아하게~
한계령에서 설악을 안는다~
우씨~
날씨가 안 받쳐준다~
그래도 좋다~
설악과 운우지정을 나눌 수 있는 날씨다, 뭐~
운우지정이 별 거라더냐~
구름끼고~
비오면~
그래서 그 사이에서 정분이 생기면~
그것이 바로~
운우지정이여~
미시령에서 국공님이 반겨 주신다는데~
난 만내기 싫으니~
저녁 일곱 시 넘어서 미시령에 떨어져야 한다~
느긋하게 가자~
설악과 운우지정을 나누며~
서북릉 삼거리에 안긴다~
여기서 귀때기청봉으로 가시는 알바를 감행하신 백두대간고문관님이 계셨다는 풍문을 떠올리며~ 빗속에서 혼자 웃는다~
난 고문관 아니여~ 끝청 쪽으로 간다~
중청에 안긴다~
말년병장이 되니~ 갑자기~ 사제음식이 먹고 싶어서~
중청대피소에서 크래커니 과자류 서너개, 시원한 코크를 집어들고~ 계산을 하려니~ 우씨~ 지갑을 안 가져왔네~ 오늘의 행마 중에~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배째락할라고~ 주민등록증 안 가져올라고 지갑을 빼놓았더니~ 한국은행발행유가증권도 같이 빼놓았네그랴~
죄송합니다~ 생각을 바꿀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겨부럿네요~
(덥수룩하게 꼬질꼬질하게 생긴 게 징허게 배고프신 모냥이구만~) 그냥 드세요~
감사합니다만, 괜찮습니다~ NO, THANK YOU!~ (나가 이래뵈도 백두대간말년병장이라니께~)
대청에 오른다~
줄서서 사진찍기는 대간하면서 처음이네~
그래도 백두대간말년병장인디~ 한 장 박어야지~ 운우지정도 나눈 사인디~
시간도 널럴허고 혀서~ 대청봉 여기저기 돌아댕기면서 주위경관도 백두대간말년병장답게 품위시럽게 귀경허고~
소청으로 해서 돌아갈까?~ 그러면 물건너야 허는디~
그래도 나가~ 시방꺼지~
한구간도 빼먹지 아니하고~ 종석대도 지나서~ 땜빵도 하지 아니하고~ 역종주도 없이 순서에 입각하야~ 한 주도 빠지지 아니하고~ 야자산행까지 험시롱~
여그까지 왔는디~
군자는~ 실리를 먹고 사는 게 아니고~ 명분을 먹고 사는 것인디~
여그서 먹칠을 헐 수는 없제~
암만~
게다가~ 더우기~ Besides~ Moreover~ What is more~ In addition (to that)~ Into the bargain~ On top of everything else~
난 백두대간말년병장이란마시~
죽음의 계곡인지~ 출입금지구역인지는 모르지만~
꿈 한 번 꾸어보자~
꿈꾸며~
꿈에~
국공직원들이~ 문활짝~ 열어놓고 아가리 쫘악~ 벌리고~ 기둘리고 있는~ 대피소가 나오더라~
둘인데~ 하나는 멋진 오클리~ 비스꾸루무리한 썬글래스도 끼었더라~
꿈에~
국공에서 밥 안 싸 주나 봐~
밥때가 되었는지 버너에 불을 지피고~
밥먹을 때는 문닫고 먹더라~
조금 돌아서 물있는 쪽으로~ 그래도 물은 안 건넜다, 뭐~
꿈에~
캬~
공룡능선~
마등령~
공룡능선, 마등령은 꿈 아니다~
다시~
꿈에~
저항령~
황철봉~
너덜지대~
꿈에~
떨어지는 낙엽도~
붙어있는 낙엽될라는 낙엽비스꾸루무리한 닢사구도~
조심혀야 한다~
왜냐?~
난 백두대간말년병장이니께~
미시령 도로가 보인다~
전방사위경계~
국공님들~ 퇴근허셨나부다~ 아무도 안 계신다~
의젓허게~
백두대간말년병장의 품위시러움과 함께~
꿈에~
그렇게 말년을 보낸다~
이제 내일은 갈년이다~ 떨어지는 낙엽이든, 그냥 낙엽이든 모두 조심해야 헌다~
설악산이 위험한 산이지요.. 명복을 빕니다~
떳떳시럽게 지나가도 되는 탐방센터~
나보다키큰친구~
쉬어가는 문제~ 윗그림에서 해를 찾아 보시오~ 일출시각이 한참 지났습니다~ 오늘은 미시령에 늦게 떨어져야 합니다~ 국공파 퇴근시키고 저는 통과해야 하거든요~
윗문제를 못 푸신 분들을 위한 재시험~ 윗그림에서 다람쥐를 찾으시오~ 참~ 출제교수 마음씨 좋다~ 점수를 거저 주려고 노력하는 천사같은 마음씨~
설악에도 개선문이 있었다~
마운트 설악과의 운우지정~ 맞지요?!~
모자는 스쿠바 시절 쓰던 거~ 무릎보호대는 짝짝~ 하나는 툴리스 꺼~ 또 하나는 밀레 꺼~ 스틱은 득용성과 춘길성이 사 주신 거~ GPS는 용곤이 꺼~ 발토시는 뱀으로부터의 보호용으로 거금들여 장만한 거~ 반장갑은 주슨 거~ 신발은 마인들 마카루 프로~ 쩌 뒤에서 캐무러 같이 쳐다보고 있는 사람은 모르는 양반~ 대청에서 희운각대피소 내려가는 대간길 앞에 붙어 있는 안내판~ 또 꿈꾸어야겠네~
무슨 일 있나 봅니다~ 헬기가 떴더군요~ 중청대피소에서 한 사람 싣고 다시 금방 뜹디다~
희운각의 모처~ 꿈에~
공룡능선~
마등령 앞에 붙어 있는 안내판~ 또 꿈~
꿈에~
또 꿈에~
여기서 사진찍는 나는 전혀 범법하고 상관없는 대한민국의 양민~ 저런 길로 돌아다니는 산꾼들도 있나?~
미시령 날머리는 쇠때로 잠그고~ 철조망 두르고~ 국토훼손을 막기 위하야~
통빡으로 읽어 보시요~
백두대간 관리센터~ 미시령 지킴터~
나~ 이제~ 그만~ 빠진다고 말혔지?~
스쿠바 시절 속초넘던 미시령휴게소는 참 멋있었드랬습니다~ 대관령, 진고개, 한계령, 구룡령, 조침령 등을 통털어 가장 멋있는 휴게소였지요~ 이제는 폐허가 다 되었습디다~ 아래로 터널 뚫려~ 미시령 이쪽저쪽 등산꾼 다 막어~ 추억하나 없어졌습디다~
내일 들머리 찾아 여기저기 다니던 중~ 이런 곳으로도 산꾼들은 다니는 모냥입디다~
씁쓸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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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b290 원문보기 글쓴이: 이거종
첫댓글 불의와 타협도 때로는 대한민국을 살찌게 하니~~그것 참~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