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벽부터 안개가 자욱하게 끼고 가로수 등불사이로 이슬비처럼 작은 물방울 알갱이들이 내렸다.
매일 오전 5시 이전에 항구로 나가다가 오늘은 넘어서 갔더니 내가 나오지 않는줄 알았는지 선장이 출항 준비가 되었는데 왜 오지 않냐며 전화를 했다.
나도 매일 낚시배로 출근을 하다 보니까 일찍 나가 보았자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서 어차피 예약한 낚시꾼들이 모두 도착해야 출항을 하기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어찌된 일인지 낚시꾼들이 모두 일찍 도착해서 내가 마지막으로 승선명부를 작성한 상태였다.
요즘은 낚시배를 타기 위해서 줄을 서있는 사람들중에서 나는 모르는 낚시꾼들이 먼저 아는체 하며 인사를 하는데 내가 타는 낚시배를 이미 이용했던 사람들로 그들은 나를 알지 모르지만 나는 매일 낚시꾼들이 16명씩 바뀌기 잘 모른다.
오늘은 한시간 이내의 짧은 거리에서 쭈꾸미 낚시의 첫포인트를 시작했는데 날이 밝아오면서 주변을 둘러 보았더니 다름아닌 예전에 오징어 포인트였던 대천해수욕장 앞바다였다.
오늘도 낚시꾼들 보다 내가 먼저 낚시배를 승선하기 때문에 우측 선두에 자리를 잡았는데 좌측 선두에는 세명이 함께 온 낚시꾼들 중에서 두명이 올라와서 자리를 잡았다.
낚시를 시작하자 마자 좌측에 자리잡은 두명의 낚시꾼들 중에서 한명은 특이하게 쭈꾸미 낚시에도 전동릴을 사용하고 한명은 일반인들과 동일한 낚시 채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은 아침 기온이 뚝 떨어져서 바닷바람이 썰렁하고 춥게 느껴졌지만 바닷속에 낚시를 넣자마자 쭈꾸미의 입질이 시작되었는데 내가 쭈꾸미 낚시배를 20여일 가까이 탔지만 다섯 손가락에 꼽을 만큼 입질도 잦고 날씨와 물때도 괜찮았다.
그런데 나도 쭈꾸미 낚시의 달인에 도전할 정도로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마주한 자리에 있는 두명은 내가 한마리 낚을때 최소한 세마리 이상을 낚는 프로였다.
매일 앞자리에서 쭈꾸미를 낚아 올릴때 마다 내가 다른 사람들 보다 빨리 낚았다고 선장과 큰소리로 농담을 주고 받았는데 오늘은 옆사람들을 보니 놀라울 정도로 잘 낚아 올려서 내가 그만 주눅이 들어 버린것 같았다.
지난달에 어느정도 낚시질을 하는 사람이 내옆에 타서 내가 낚아 올리는것을 보면서 자기도 어느정도 낚시를 하는데 기가 죽어서 낚시질을 못하겠다고 하소연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내가 그꼴이 되어 버려서 그사람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수가 있을것 같았다.
나는 자주 헛손질을 하지만 마주보고 있는 두사람은 헛손질이 거의 없이 챔질을 하면 쭈꾸미나 갑오징어가 낚여 올라올 정도로 쭈꾸미 낚시에 신의 경지에 도달한듯 보였다.
하도 신기해서 드러내 놓고 볼수가 없어서 낚시질을 하면서 가끔 견눈질로 커닝하며 눈여겨 보면서 나도 여러가지 방식으로 챔질을 반복해서 시도해 보았다.
어느정도 얼굴을 익히고 나서 점심식사후에 우스갯소리를 하며 갈때 챔질을 잘하는 노하우를 전수해 달랬더니 별것 없다며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아서 더 이상은 물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오늘 온종일 쭈꾸미 낚시의 챔질에 대하여 그간의 방법을 탈피하여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도하여 조금이나마 터특할수가 있었다.
카페 게시글
----ㅇ귀촌의하루
프로 쭈꾸미 낚시꾼에게 노하우를 커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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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레벨업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