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최초로 향료를 사용한 방법은 훈향법(熏香法)이다. 훈향법이란? 방향유(芳香油)를 포함하고 있는 단향목(檀香木) 같은 식물을 태워서 방안을 연기와 향으로 채우는 것이었다.
중국에서 16 세기 부터 동물의 체내에서 만들어 내는 특수 분비물질을 향료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맨 처음 붓글씨 쓸때 사용되는 먹 속에 사향을 집어 넣어 만들기 시작하였다. 종이에 쓰거나 그린 붓글씨와 그림 속에서 향기가 남으로 서화(書畵)를 감상하는 사람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사향을 집어 넣어 만든 먹을 사용한 서화는 좀이나 벌레가 꼬이지 않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양에 사향이 전래되면서 서양 사람들은 사향을 사용하여 향수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사향은 사록(麝鹿)과 사서(麝鼠)의 분비 물질이며 영묘향(靈猫香)은 사향 고양이의 분비 물질이고 용연향(龍涎香)은 고래의 창자 속에서 분비되는 물질이다. 사(麝)는 일반적으로 향장(香獐) 또는 사록(麝鹿)이라고 부른다.
원산지는 중국의 만주 지방과 화북지방과 남서지방 등이다. 특히 서장(西藏) 지방과 사천(四川) 지방에서 생산되는 사향이 품질이 우수하다. 사(麝)는 포유강(哺乳綱) 우제목(偶蹄目) 록과(鹿科)에 속하는 동물이다. 산양과 비슷한 체형이며 앞다리는 짧고 뒷다리는 길다. 암놈이나 수놈 모두 뿔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수놈의 배꼽과 생식기 중간에 밤톨 만한 사향분비물을 내는 주머니가 달려있다. 즉 암놈이 사향 냄새를 맡고 수놈을 찾아가 교미를 하는데 주로 겨울철에 분비되는 사향 냄새가 진하다. 일반적으로 11 월과 12월 사이에 교미하여 그 다음 해 5 월과 6월에 새끼를 분만한다. 어미가 새끼를 보호하는 모성애는 다른 동물에 비하여 아주 강하다. 어린 새끼가 자라는 동안 암수 어미는 함께 새끼를 돌본다.
평상시에는 암수가 따로 생활한다. 낮에는 숲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만 돌아다니며 신선한 풀과 선태蘚苔 : 이끼식물)를 먹고 산다.
과거에는 사록을 먼저 죽여서 사향을 채취했었는데 근래에는 사록을 인공 사육하여 매년 봄에 사향을 채취한다. 매차 10 그램 내지 20 그램씩 채취한다. 인공 사육을 하므로써 지구상에서 멸종되어 가는 사록을 보호하고 사향을 채취하므로 일거양득이다.
사향은 향선(香腺) 주머니 속에서 분비되는 짙은 갈색과립(顆粒) 물질이다. 사향의 성은 온하며 맛은 매웁고 쓰다. 12 경락을 통해 주며 근육과 뼛속에 들어가며 소종지통(消腫止痛)의 효과가 있으며 지랄병과 머리가 흐리멍텅한 증상과 중풍으로 인한 코마 상태와 가슴과 배의 심한통증과 종기, 등창과 질타손상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사향은 침투력이 아주 강하여 고약을 만들 때 소량을 집어 넣으면 약효가 배로 증가된다. 약의 힘이 근골에 미치기 때문에 치료효과가 높아지며 빨라진다. 서양에 사향이 소개된 후 서구인들은 사향을 향수의 원료로 귀중하게 사용할 뿐만 아니라 강심제와 성흥분제로 사용하고 있다.
한약 중 육신환(六神丸), 소합환(蘇合丸), 지보단(至寶丹), 사향섬소환(麝香蟾酥丸), 사향고(麝香膏) 등에는 사향이 포함되어 있다.
사향과 비슷한 물질을 분비하는 동물 중에는 사서(麝鼠)와 사우(麝牛)가 있다.
사서는 집에 서식하는 쥐와 같은 종류이며 주로 수생식물을 먹고 살기 때문에 연못가와 산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가에 살고 있다. 사서는 번식력이 강하며 매년 서 너 차례 새끼를 낳는다. 임신기간은 25 일이다. 그리고 한번에 6, 7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사서의 체내에서 분비되는 물질 역시 사향과 비슷한 향기를 갖고 있다. 다만 사서의 냄새는 사향보다 진하고 더 오래 간다. 그러므로 고급 향수의 원료로 사용된다. 사서의 털과 가죽은 윤택하고 유연하여 여성들의 코트를 만드는데 사용되며 미국산 담비의 모피와 물개 가죽 보다 질이 더 좋다.사서의 원산지는 북미주이며 유럽과 시베리아와 몽고 등지에서 사육하고 있으며 중국의 흑룡강성과 신강성에서 인공 사육하고 있다.
사우(麝牛) 역시 소와 같은 종류이며 체격은 보통 소 보다 작다. 사우도 사향과 비슷한 향기의 물질을 분비하며 알라스카 지역에 서식하며 북미 인디언들이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