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팅(waiting·순번 대기)도 예약하라고요?"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 앞. 영하의 추위를 40분이나 견디며 입장을 기다리던 김모(62)씨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늦게 온 젊은 손님 8팀이 김씨보다 먼저 가게 안으로 들어간 걸 막 목격한 터였다. 남편 정모(62)씨는 '웨이팅 앱(애플리케이션)이 따로 있다'는 기자의 설명에 곧장 검색을 시작했지만 앱을 내려받는 데 실패했다. 검색 화면에 나타난 수많은 앱 가운데 뭘 골라야 할지 도통 알 길이 없었다.
같은 데이트했는데... 60대 vs 20대 결과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22, 23일 서울 마포구 일대에서 60대 부부와 20대 커플의 데이트를 따라가 봤다. 결과는 예상대로다. 디지털기술 활용도에 따라 서비스의 질적 격차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두 집단은 '카페·영화관·사진관·음식점'이라는 같은 동선을 누볐지만 내용과 만족도는 극과 극이었다.
오후 1시 30분, 데이트를 시작하자마자 차이가 보였다. 20대 커플은 곧장 휴대폰 앱을 열더니 인근 카페에 웨이팅을 걸었다. 분주한 손놀림 10분 만에 카페 두 곳에서 대기순번 3, 4번을 받아냈다. 앱 검색부터 "입장 가능" 문자를 받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30분. 양모(22)씨는 "순번이 확정된 뒤에도 언제쯤 내 차례가 왔는지 수시로 확인이 가능해 대기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60대 부부는 결과적으로 맛집 탐방의 뜻을 접었다. 손님이 드문 디저트 카페에 들어갔지만 이미 7팀이 앱으로 웨이팅을 걸어둔 상태였다. 기왕 왔으니 기다려보자 결심하고 접수 키오스크 앞에 섰다. 그러나 키오스크에 휴대폰 번호, 인원수 등을 기입하는 데만 4분이 걸렸고 그사이 다른 앱 이용자들이 웨이팅을 가로채 대기순번이 12번으로 밀려났다. 부부는 매장 밖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리다 추위에 지쳐 이용을 포기했다. 부부는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게 쉽지 않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첫댓글 너무해..누군가에겐 편의가 누군가에겐 불편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바꿔야해
아 어떡해...
마음아파..
진짜 마음 아프다 20대인 나도 디지털 시대에 어려움을 느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