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축구 뿐아니라 이기고 지는 게임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만 이겨야 한다면 매번 져야 하는 상대는 또 누구인가.
피곤한 질문이다.
여성 작가들 네명이서 남해 여행을 갔다.
남태평양을 향해 열린 시원한 바다, 높은 하늘 다 좋았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전을 봐야 한다며 기어이 차를 돌리란다.
그래서 곱게 숙소로 돌아와 나는 그냥 잤다.
자고 일어나보니 1대 4로 졌다고 한다.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거지 뭐) 심드렁하게 말했더니
나같은 사람 처음 봤단다.
6.2 선거결과 가지곤 그렇게 열을 내면서
축구에서만 승부따위 관심 없다 하는게 일관성이 없다고도 했다.
내가 생각해도 그렇긴 했다.
미디어법 넘어갔을땐 쌍욕이 저절로 나왔고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 개표때
이길것인가 질것인가 때문에 피가 마르는것 같았다.
내 머리속엔 우리는 무조건 이겨야 하고 딴나라당은 무조건 져야 한다는
승부의식 하나밖에 없었다.
할말이 없었다.
그리스전에 이겼을때 명박이가 좋아할게 아니꼬왔던건 사실이지만
선거후 이슈와 티비 수신료와 천안함과 4대강이 묻힐까봐 꼭 월드컵을 안좋아하는건 아니다.
그래도 어쨌건 에스비에스만 틀면 저절로 짜증이 났다.
그래서 굳이 찾아보니 이유가 하나 있긴 했다.
월드컵 중계 때문에 주말 연속극이 결방되는 거였다.
우리나라같은 환경에서 50이 넘도록 미혼으로 살아가며
수많은 의미의 눈길에 부딪혀본 나로선
그보다 몇 배나 더한,
김수현이 다루는 동성애자들 이야기가 무척 공감되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대가 다웠다.
기다리는 연속극은 하지 않고 언제까지 월드컵 중계만 할것인지
시방새는 이참에 아예 스포츠 중계방송국으로 정체성을 굳혀버리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건 월드컵 열풍으로 온나라가 들썩거리는데
그냥 나는 혼자 축구가 싫다고 소심하게나마 한마디 중얼거려보고 싶었다.
첫댓글 다 개성이 있는건데 ㅋㅋ 남들에 맞춰 살아야하는것도 아니고~...근데 다들 월드컵에 빠져있을때 혼자 그렇지 못하면 재미없을텐데~
"시방새" SBS 완~전~ 동감요! ㅋㅋ
우하하!!언니 답네요.. 월드컵은 어차피 한달안에 끝나니까 넘 신경쓰지 마시구요 좋은게 좋은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런 사람들도 있고 언니같은 사람들도 있고...절대 나쁜건 아니죠...쫌만 참으세요...
푸헬헬... 언냐 홧팅 아니 머~~ 남들 다좋아한다고 나도 꼭 좋아해야 할 이윤 없죠... 나두 그리스전할때 엄마 모시고 설 올라오니 도로 한가한게 무진장 좋더만요.. ^^ 그리고 SBS를 스포츠 방송으로 바꾸는거에 찬성요~~ ㅋㅋ 넘 심해요.. 그리고 드라마 중단도 저도 무진장 열받아요..
개성이죠... 나쁜사람은 아녜요. 전 축구는 좋아하지만, 바둑 싫거든요. 바둑tv 낚시tv 이런거 시려요..ㅜㅜ;
넘 공감 가는 글...역쉬~~~작가라 그런지 넘 좋다~~~
저도 공감 한 표요~ 사실 축구 그다지 좋아도 싫어도 안 하는데 요즘 같애서는 너무들 오버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싫어질라고 하고 있거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