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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구체육센터에 설치된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에 잇따라 오류가 발생해 많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2일 55∼59세 대상 예약이 중단됐고, 이들에 대한 예약을 재개한 14일 또 오류가 발생했다. 이어 19일 오후 8시 시작한 53∼54세 예약도 시스템 오류로 2시간 동안 중단됐다. 20일 오후 8시부터 진행된 50~52세 예약도 먹통 수준으로 접속이 원활하지 못했다. 같은 오류가 반복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한두 번도 아니고 새로운 대상군 예약을 시작할 때마다 번번이 접속에 문제가 생긴다면 정부의 사전 준비에 구멍이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매번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같은 문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빈말이 되고 말았다. “IT 강국에서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게 신기할 지경”이라는 개탄이 나온다.
백신 접종이 뒤죽박죽이 된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주 들어오기로 한 모더나 백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모더나 접종 대상자 50대 일부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모더나 백신 도입이 순조롭지 않자 일단 화이자 백신을 끌어다 쓰기로 한 것이다. 50대 접종 일정도 7월 26일~8월 25일에서 3일 연장한 7월 26일~8월 28일로 됐다.
이 같은 문제가 생기는 근본 원인은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 창궐 등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불안감이 커지는데 정부의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국민들은 먼저 접종 날짜를 받으려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해 시스템에 오류가 생기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앞으로 20∼40대 접종은 어떻게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는 걱정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연령대라도 생일 등 연장자 순으로 접종 날짜를 배정하고 사정에 따라 약간의 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KT나 네이버같이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기업에서 서버를 빌리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8월 말까지 3500만회분, 9월에 4200만회분 확보했으니 안심하라고 아무리 해봐야 국민들은 잘 믿지 않고 있다. 정부가 구체적인 국내 도입 시기 및 물량을 밝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총력전을 펴서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물량을 제때 들여오는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은 여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