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복장의 승객이 공항 안을 걸어가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차단을 위해 미국, 이탈리아, 벨기에, 독일, 헝가리, 모로코, 포르투갈, 캐나다, 스위스, 터키를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성탄절 하늘길이 얼어붙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확산 영향으로 전 세계 항공사들이 비행편을 잇따라 취소한 탓이다.
미국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현지시간)부터 성탄절 당일까지 전 세계에서 3천500여편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을 맞아 항공기 이용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항공사 직원들이 감염되거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일하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면서 인력난이 심화한 탓이다.
여기다 일부 비행 구간은 악천후까지 겹치면서 결항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미국 서부 시간 기준 오전 10시 현재 이날 취소된 항공편은 2천227편이고, 25일 운항이 중단된 비행기는 1천303편이다. 미국 내에서 이동하거나 미국으로 오가는 항공기 중 결항한 사례는 24일 550편, 25일 284편이다.
항공기 지연 사태도 속출했다. 24일 하루에만 전 세계에서 7천여편 여객기가 정시에 뜨지 못했고 25일에는 142편의 출발 지연이 예고됐다.
항공사별로는 이날 기준 중국 동방항공(477편)과 중국국제항공공사(188편) 등 중국 항공사 2곳의 취소 건수가 1∼2위에 올랐다. 미국에선 유나이티드항공(181편), 델타항공(158편) 등의 취소 사례가 잇따랐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비상인 가운데 22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의 교통안전청(TSA) 보안 검색대 앞에 연말연시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려는 승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CNN방송은 오미크론 변이가 3주 만에 미전역 50개 주(州)에 번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연합뉴스
항공편이 무더기로 취소됨에 따라 성탄절과 연말 연휴 시즌을 맞아 비행기로 이동하려던 여행객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항공편 취소 건수가 3천여편을 넘었고 성탄절 휴가 시즌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글로벌 항공사들은 오미크론 확산 이후 승무원 감소로 인해 항공편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잇달아 내놨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미크론과 관련해 직원 부족이 발생해 상당수 항공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번 주 전국에 걸친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은 비행기를 운항하는 항공 승무원에게 직접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은 이날 조종사들의 병가가 증가했다면서 미국행 등 대서양을 건너는 비행기 수십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호주에서는 코로나 대유행 이래 확진자가 최고치로 급증했고 많은 항공사 직원들이 코로나 밀접 접촉자로 확인돼 출근을 못 하는 등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전국의 기상이 악화한 지난 17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도착층의 안내판에 결항과 지연 항공편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우리나라는 항공사 직원들의 인력부족과 악천후로 인한 항공편 대거 취소 사태는 아직 벌어지지 않았지만, 성탄절 연휴 기간 수요가 몰리는 제주행 국내선 등 항공권 수요는 예전만 못하다.
항공권 구매 어플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성탄절 당일인 25일 오전에도 이날 저녁 시간대 대구발 제주행 항공기를 가장 저렴한 6400원에 예매할 수 있었고, 26, 27일에도 1만원대 저렴한 가격에 제주에서 대구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
국내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미크론 여파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12월 항공 예약률이 20%가량 감소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탑승이 임박한 항공권의 예약이 점차 줄어들어 저비용 항공사(LCC)의 제주~김포 노선 탑승률이 80%대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