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알콜스왑근데취해~
유시민의 발언 전문을 받아적었으니 귀찮으면 강조점만 읽어도 좋아요
다만 영상 안 보고 글만 볼 사람도 있을테니 맥락상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제가 (괄호)치고 안에 설명 적었습니다
영상 링크도 첨부합니다
중요한 얘기를 할 때는 영상 어디쯤인지 시간도 적어놓았으니 참고해주세요
https://youtu.be/D0_VbZ9Ytto
32분 32초 <본격적으로 관련 이야기 시작>
유시민: 근데 사실 나는 3차 TV, 마지막 TV토론 볼 때 누구도 얘기하지 않는 어떤 장면이 굉장히 인상깊게 들어왔어요.
김어준: 어떤 장면이요.
유시민: 제일 인상깊게 본거 그리고 보고나서도 계속 뭔가를 생각하게 만든 장면은... 이재명 후보가 마치 지나가는 말처럼, 그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3사람의 성범죄 건에 대해서 사과한 것 있잖아요.
33분 03초 <이재명이 토론에서 사과하는 장면 자료화면 나옴>
이재명: 네 국민 여러분, 본격적인 토론을 하기에 앞서서 저희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권력형성범죄 저지르고 또 당 역시 피해호소인이라는 이름으로 2차가해에 참여한 분들이 있고, 결국 또 그 책임을 끝까지 지지도 않고 공천까지 했던 점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상처 입고 또 그에 대해서 질타하고 계십니다. 오늘 여성정책에 관한 질의를 할 것이기 때문에 토론할것이기 때문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회초리의 무서움을 알고 앞으로 이런 일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유시민: 대통령 선거를 한 번씩 치를 때마다 후보들을 보면서 뭔가 좀 느끼고 배우고 나를 성찰하게 되고 이런게 있었어요.
선거기간이든 선거가 끝난 후든. 근데 이번 경우에는 이재명 후보를 보면서 뭔가를 좀씩 느꼈는데, 그거 보면서 되게 뭐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제 경우에는.
<중간 김어준과 유시민 농담 생략>
유시민: 아 좀 생뚱맞은 얘기일수있는데 시청자 여러분들도 각자가 이번 선거전을 보면서 이 세상에 대해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또 자기자신에 대해서 이 대선이 아니었다면 생각하지 않았을 문제들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뭐 이런생각을 하면서 이 말씀을 드리는데.. 제가 이재명 후보가 그 얘길(성범죄 사과) 하는걸 보고 처음에는 좀 어? 생뚱맞다? 갑자기 저 얘기를 왜하지? 이런 느낌이었고요. 왜 저 얘기를 했을까.. 를 생각을 해봤어요. 그러면서 제 자신에 대해서도 좀 돌아보는 계기가 됐어요
35분 07초 <해일이 오는데 조개껍데기 줍는다는 발언을 했던 상황 설명>
유시민: 그래서 이제 제가 생각이 미친게 벌써 19년 전 일인데... 2003년도에 제가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그 때가 개혁국민정당이라는 조그만 정당을 하고 있었어요. 2004년 총선이 다가오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해서 초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그 때 민주당이 엉망인 상황이었잖아요. 노무현 후보가 후보시절에, 후보를 교체하자는 둥 선거캠프에 돈을 안 주는 둥 따로 당을 하고 있는 우리 개혁국민정당은 그럼 선거 때 경쟁해야되나... 이런 문제들이 막 밀려올 때였어요. 그 때 제가 하던 정당의 어느 지구당에서 어떤 남자당원이 젊은 여성당원을 성추행한 사건이 있었어요.
당 여성위원회에서 계속 그 문제를 제기를 하고 그 문제를 논하느라고 시간이 엄청 흘러갔거든요. '곧 다가올 총선을 어떤 구도로, 어떤 진영을 짜서 해야 노무현 대통령을 지킬 수 있냐' 이거에만 온통 제 관심이 쏠려있을 때라서 그걸로 몇시간 회의시간이 가는게 불만스러웠어요 제가. 그래서 이제 무슨 말을 했냐하면 "우리가 마치 저기 해일이 몰려오고있는데 바닷가에서 조개껍데기 주으면서 놀고있는 애들 같다." 라고 얘기를 했어요. 원래는 그런 의미로 쓰인 시가 아닌데 제가 잘난척하느라고 그런 식으로 한거죠.
유시민: 거기까지 생각이 갔어요. 그 문제를 사소한 문제이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이거나, 어떤 주변적인 문제로 취급한거잖아요 제가. 그리고 (요즘) 언론보도에 보니까 젊은 여성유권자들이 좀 결집하는 양상이 있다, 이런 얘기들이 나와서 제가 좀 주섬주섬 좀 찾아봤더니... 1번남 2번남(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19년 전의 일을 돌아보면서 나는 내가 1번남이라고 생각해왔는데, 2번남이 아니었을지는 모르지만 1번남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생각들을 한 것 아니었나? 나도..? 19년전의 일인데.. 그래서 어.. 좀 반성하게 됐어요. 그 때는.. 국가와 국민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제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니까 19년 전까지 간거예요. 그리고나서 제가 내린 결론이..
37분 50초
유시민: 아.. 그랬구나.. 내가 그 문제를 제기하는 여성들을 존중하지 않았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 이번 대선을 치르는 동안에.. 이렇게 좀 비판적으로 제 자신에 대해서 볼 수 있게 된거? 이런게.. 이번 대선 치르는 동안 저한테는 젤 의미있는 일 중의 하나 아니었나? 이런 생각 좀 들어요. 하여튼 그렇습니다.
<김어준과 유시민의 이재명 관련 언급 생략: 이재명 후보가 페미니즘 유튜브 채널인 닷페이스에 출연한 것 언급하는 내용임>
39분 23초
유시민: 자기가 꺼냈어 그냥(토론회에서 성범죄사과를 이재명 본인이 꺼냈다는 뜻). 한 번의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좋게 얻기 위해서 막 뛰어다니는 것이 조개껍데기를 줍고 놀고 있는 행위이고, 이 성평등이라든가 이런 차별의 철폐를 요구하는 이 목소리. 이게 해일이었던게 아닌가? 아 나는 딸도 있는데.. 왜 그 생각을 이렇게 못했지? 그리고 이재명은 아들밖에 없는데...(웃음) 나보다 낫네. 그런 생각을 좀 하게 됐어요.
<김어준과 유시민의 중간대화 생략>
40분 33초
유시민: 제가 그런 뜻으로 말을 했든 안 했든간에 바닷가에서 조개 껍데기를 주으면서 놀고 있는 어린아이같다 라는 말에 담긴 여성들이 제기하는 그 문제를 부차적이고 주변적이고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취급하고 존중하지 않았던 그 말 때문에 속이 상하거나 상처를 받은 분이 계실텐데..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어요. 네. 미안하다고.
유시민의 발언이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있습니다
저 역시 유시민의 사과하는 태도, 선택한 단어들이 완전히 마음에 들지는 않아요.
하지만 현재 젊은 남성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남성의 사과발언으로서는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도 마음이 조금 풀렸고요.
(그 당시 저 발언을 직접 들었을 여성의원들과 피해자분에게 위의 제 발언이 적절하지 않는 것이라면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 사과를 받고 속상했던 마음이 풀릴 여시들이 있을 것 같아서 받아적어왔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성숙하고 올바른 남성시민들을 길러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성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유시민의 발언이 널리 알려져야한다고 생각해요
유시민 자체가 올려치기 되는 것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많은 여성들과 남성들에게 이 사과가 알려져야한다고 생각해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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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동안 지켜볼게요!
+++추가내용+++
댓글의 한 여시가 짚어준 포인트인데 너무 중요해서 추가합니다.
유시민이 이 정도의 사과라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왔고 요구했기 때문!!!!!
우리 이걸 잊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계속 힘내서 달려가자!!!!!
3333 진짜 다 받아
이렇게 세상이 또 바뀌어 간다
맞아. 19년전에 있었던 일까지 되짚어보게 만들고 본인의 그 기억 저편의 일이 어떤 의미를 지녔었는지 사유하고 반성하고 끝내 충분하지 않을지언정 공개적으로 사과하게 만든건 여성이 이뤄낸 일 같아. 글 써줘서 고마워! 나도 덕분에 보게 됐네.
핫
플
소
취
재업로드된 글에 쓴 댓글이지만 ㅠㅠ
글 써준 여시 너무 고마워
나는 집에 유시민 작가님 책도 사놓고서 처음 몇장만 읽고 다 못읽은게 저 발언이 너무 내 마음에 생채기를 내서…. 그래서 항상 못읽고 놔뒀는데 이제 진짜 마음편히, 후련하게 읽을 수 있겠다. 진짜…. 예전의 나도 페미니스트가 아니었고, 사회가 바뀌고 시대가 바뀌면서 내가 바뀐건데 하물며 어른들은 어떻겠어. 이렇게 사과할 줄 알고 과거의 내가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정말 옳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너무너무 고마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