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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수로서의 성장 환경이 마냥 밝은 건 아니었다. “좋은 체격 조건 탓에 초등학교 시절 축구를 쉽게 하
는 편이었다”라고 말한 이영준은 고향인 수원을 대표하는 클럽인 수원삼성 유스팀에 입단했다. 12세 이하 팀
을 거쳐 15세 이하 팀인 매탄중학교에 입학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볼보이를 하며 수원삼성의 선수가 되
는 꿈도 꿨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던 시점에 이영준은 그의 표현에 따르면 정리를 당
했다. 일반적으로 유스팀은 매년 2~3명의 선수를 단계적으로 내보내는데 거기 이영준이 포함됐던 것이다.
이영준은 “처음엔 납득하지 못했어요. 내 입장에서는 나보다 못한 애들도 남아서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죠. 제
게 잘해주고 사이가 좋던 코치님에게 원망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팀을 나왔어요. 일찍 그런 일을 겪어서 그런
지 그 뒤로는 웬만한 시련은 다 이겨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동안 일반 학생으로 지내며 클럽 팀에서 운동을 하던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말 충남 당진에 위치한 신평고
유영준 감독의 관심을 받았다. 부모님 곁을 떠나 신평고 축구부에서 생활하며 운동에 전념했다. 좋은 체격조
건이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고3 진학을 앞둔 겨울 22세 이하 자원이 없어 고민하던 수원FC가 이영준에게
관심을 보였다. 입단 테스트를 겸한 연습 경기에 출전한 뒤 프로 계약을 했다. 부모님과 두 친형이 있는 고향
수원으로 돌아오게 됐다. 그의 둘째 형은 수원KT소닉붐 소속의 농구 선수 이호준(병역 이행)이다. 형보다 키
가 7cm 더 큰 이영준은 둘째 형의 영향으로 농구 선수 제안도 받았다.
수원삼성 입단을 꿈꾸던 소년은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무대에 섰다. 데뷔 시즌 말미에 수원 더비에
도 출전했다. 대단한 활약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영준 개인에게는 감회가 큰 경험이었다. 팀 동료가 된
수비수 신세계와는 남다른 인연도 있었다. 수원 유스 시절 프로 선수와 결연 관계를 맺으며 조언을 받는 프
로그램이 있었는데 당시 이영준의 멘토가 수원삼성의 신세계였던 것. 이영준이 당시 찍은 사진을 들고 갔더
니 신세계는 크게 웃으며 “이렇게 귀엽던 애가 징그럽게 커버렸다”며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