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충혈되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났을 때, 예전에 사용하던 안약이 있으면 적응증 확인없이 그냥 점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결막염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임의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결막염의 유형과 그에 따른 치료법을 알아보자.
눈이 충혈되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집에 있는 아무 안약이나 점안하는 경우가 많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결막염’이란?
결막염은 눈을 감싸는 점막인 결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하이닥 안과 상담의사 이민지 원장(강남아이디안과의원)은 “결막은 눈을 외부에서 감싸 보호하는 조직으로, 흰자위를 덮고 있는 구결막과 윗눈꺼풀을 뒤집었을 때 보이는 검결막으로 나뉜다”라며, “이러한 결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결막염이라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결막염은 원인에 따라 세균성, 유행성(바이러스성), 알레르기성 등으로 구분된다. 원인과 관계없이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증상만으로는 감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원인에 따라 세부적인 증상의 차이가 있으며, 잘못된 자가 치료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름 같은 눈곱이 생긴다면? ‘세균성 결막염’
세균성 결막염은 포도상구균과 녹농균 등의 감염으로 발생하며, 위생 문제가 면역력 저하와 관련이 깊다. 하이닥 안과 상담의사 정중영 원장(사랑가득안과의원)은 “세균성 결막염은 충혈과 안구 통증이 주된 증상이지만, 가려움증은 잘 생기지 않는다”라며, “특히 누렇고 끈적한 눈곱이 고름처럼 생긴다면 세균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심할 경우 화농성 분비물이 나오고 실명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세균성 결막염은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항생제 안약이 기본적인 치료제이다. 클로람페니콜, 푸시딘산, 에리트로마이신 등의 항생제 성분이 주로 처방된다. 점안 항생제를 하루 4회, 5~7일간 사용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항생제 연고를 추가로 사용하기도 한다.
세균성 결막염은 생활습관과 관련이 크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손을 자주 씻고, 수건이나 세면도구를 개별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경우 렌즈와 렌즈 케이스를 철저히 소독하고, 증상이 있을 때는 렌즈 착용을 중단해야 한다.
전염성 강한 눈병? ‘유행성(바이러스성) 결막염’
유행성 결막염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눈병’이라고 불리는 결막염은 감기의 원인이 되는 아데노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다. 결막뿐만 아니라 각막에도 염증이 동반될 수 있어 유행성 각결막염이라고도 불린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열이나 소독약에도 잘 살균되지 않기 때문에 수영장이나 목욕탕 등에서도 쉽게 전염될 수 있다. 충혈, 이물감, 누런 눈곱과 통증 등 세균성 결막염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전염성이 훨씬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바이러스 감염에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으나, 세균성 결막염과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정확히 구분되지 않아 항생제와 증상 완화제를 같이 처방하는 편이다. 인공눈물이나 항염증제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 치료가 주로 사용된다. 단순포진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될 경우 항바이러스제인 아시클로버 안연고가 사용되기도 한다.
하이닥 안과 상담의사 구오섭 원장(글로리서울안과)은 “유행성 결막염은 온찜질을 하면 오히려 바이러스 증식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흐르는 찬물로 눈을 씻거나 냉찜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손을 자주 씻고, 감염된 눈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려움증이 심하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화장품, 콘택트렌즈 등 외부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심한 가려움, 눈의 충혈, 물 같은 분비물 증가, 부종 등이 있으며, 주로 양쪽 눈에 나타난다.
하이닥 안과 상담의사 배선하 원장(누네안과병원 서울)은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발생하면 습관적으로 눈을 비비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각막에 상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치료에는 항히스타민제와 비만세포 안정제가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단기간 스테로이드 안약을 사용할 수 있으나, 장기간 사용 시 안압 상승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 물질인 알레르겐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꽃가루가 심한 계절에는 실외 활동을 줄이고,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경우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도움말 = 이민지 원장(강남아이디안과의원 안과 전문의), 정중영 원장(사랑가득안과의원 안과 전문의), 구오섭 원장(글로리서울안과 안과 전문의), 배선하 원장(누네안과병원 서울 안과 전문의)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