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가 흥행하고 있다. 주인공 백강혁 의사(주지훈 분)는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환자를 살려내는데, 그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지키는 것이 바로 ‘골든 타임’이다. 골든 타임은 중증 외상을 입을 환자의 생사가 결정되는 시간으로, 치료 효과가 가장 좋은 시간을 의미한다. 큰 부상을 입더라도 골든타임을 지키면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응급처치가 가장 중요하다. 부상을 입은 직후 어떻게 응급처치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에 하이닥에서는 일반인이 실제 사고 현장에서 응급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취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을 소개한다. 이번에는 출혈을 동반한 부상을 입었을 때의 지혈 방법을 응급의학과 김성호 원장(류마이지내과 화상클리닉)과 함께 자세히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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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중증외상센터' 구조대 도착 전, 꼭 알아야 할 '골절' 응급처치법 ①
지혈 시 붕대를 너무 세게 감지 않아야 한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혈 동반하는 부상, 감염 위험 높아… 빠르게 지혈해야
출혈을 동반하는 부상 중 열상, 절상은 일상생활 중에도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상처로, 외부의 물리적 힘 또는 끝이 예리한 물체에 피부가 찢기거나 잘려 생긴다. 이러한 손상은 피부 일부가 손실되는 경우가 많아 세균 등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 또한, 이물질이 박히거나 머리·몸통에 출혈이 발생한 경우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으면 2차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출혈이 있는 부상 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혈이다. 지혈을 하기 전 상처 부위의 옷을 벗기거나 잘라 육안으로 출혈 상태를 확인한 뒤, 붕대나 깨끗한 천 등으로 상처를 압박해 지혈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를 침착하게 수행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응급 상황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혈 방법에 대해 김성호 원장에게 자세히 물었다.
Q: 붕대 감는 방법과 감을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손끝, 발끝에서 시작해서 심장 방향으로 올라가면서 감아야 합니다. 일부가 겹치게 나선형으로 감고 관절 부위는 8자 형식으로 감아야 흘러내리지 않습니다. 붕대를 너무 세게 감으면 혈류가 차단되고 피부 괴사가 올 수 있으니 다 감은 후에는 혈류가 잘 통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손가락, 발가락이 창백해졌다면 지체 없이 붕대를 다시 감아야 합니다. 만약 골절이 의심되면 우산이나 두꺼운 책, 나뭇가지 등으로 상처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합니다.
Q: 붕대가 없을 때는 무엇을 사용해야 할까요?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서 깨끗한 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출혈이 있는 경우는 깨끗한 천이나 생리대로 상처를 압박하거나 벨트, 끈으로 상처의 심장 쪽을 감으면 지혈에 도움이 됩니다. 화상을 입었을 때는 젖은 천을 덮습니다.
Q: 옷이 상처에 들러붙었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처를 덮고 있는 옷이 들러붙어 있을 때 들러붙은 옷을 억지로 떼는 과정에서 추가 피부 손상이나 출혈이 생길 수 있으므로 무리해서 떼지 않아야 합니다. 또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무작정 옷을 제거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옷이 너무 꽉 끼어서 혈액순환을 방해하거나 오염이 심하다면 상처 주변의 옷을 찢어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출혈이 심하면 옷 위로 깨끗한 거즈나 천을 덧댄 다음에 압박을 통해 지혈을 해야 합니다.
Q: 상처를 물로 씻어야 할까요?
주변에 깨끗한 물이나 생리식염수가 있다면 상처를 가볍게 씻거나 상처가 마르지 않도록 적시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대가 올 때까지의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주변에 물을 구할 수 없다면 상처를 깨끗한 천으로 덮어서 외부와 차단을 시키는 정도만 해도 됩니다.
Q: 지혈이 어려운 경우 대처법은 무엇인가요?
붕대로만 지혈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손이나 무릎을 이용해서 상처 부위를 직접 압박합니다. 출혈이 멈추거나 구조대가 올 때까지 압박을 지속해야 합니다. 상처를 확인하기 위해서 붕대를 풀어보다가 다시 출혈이 생길 수 있으니 필요하다면 천이나 옷을 상처 위로 덧댑니다. 그래도 지혈이 되지 않는다면 벨트나 끈을 이용해 상처 주변의 심장 방향으로 압박해서 지혈합니다. 이 경우에는 동맥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강하게 압박을 해야 합니다. 출혈 때문에 쇼크가 올 수 있으니 환자는 바닥에 눕히거나 다리를 심장보다 약간 높은 곳에 둘 수 있도록 합니다. 이때 다리에 골절 등 심한 손상이 있다면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Q: 상처에 이물질이 박혔을 때 빼내는 것이 좋을까요?
일반인이 사고 현장에서 이물질을 함부로 제거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이물질은 눈에 보이는 부분으로만 평가하면 안 됩니다. 깊이 박혀 있는 이물질은 혈관이나 조직을 관통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잘못 제거하다가 출혈이나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구조대가 오는 시간은 길지 않기 때문에 무리해서 이물질을 제거할 일은 없습니다. 단 환자가 있는 곳이 추가 사고의 위험이 있는 경우는 이물질이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고, 출혈이 심한 경우 상처 주변을 눌러 지혈을 합니다.
Q: 머리, 몸통에 출혈이 발생했을 경우 대처법은 무엇인가요?
두개골 골절이나 장기 손상이 동반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환자는 평평한 곳에 눕히고, 천이나 옷을 충분히 덮은 후 부드럽게 상처 부위를 압박하며 의식이 떨어지는지 확인합니다. 코와 귀에서 출혈이 발생한다면 두개골 내 골절이나 뇌 손상의 가능성이 있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둡니다.
도움말 = 김성호 원장(류마이지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김연지 하이닥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