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 가까운 동해안 일원 등지에서 지난 20여년 사이 리히터 규모 최대 4.6에 달하는 지진이 30여차례나 발생한 것으로 집계돼 울산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전문가들은 석유화학공단이 밀집한 울산의 경우 지진피해에 상대적으로 취약해 이에 대비한 종합적인 방재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991년부터 최근까지 울산과 인접한 동해안과 경주, 부산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30여 차례에 이르고 있다. 이중 지난 1994년 4월 울산 남동쪽 175km 해역 발생한 리히터 규모 4.6의 지진이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올해 2월 23일 경북 경주시 동쪽 11km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울산인근에서 크고 작은 규모의 지진이 끊이질 않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1978년 이후 한반도에서는 매년 10~20여 차례 정도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1993년 이후부터는 24~25차례 정도로 지진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일본과 인접한 동해안의 경우 최근 지진발생 빈도가 잦고 가능성 또한 높아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 쓰촨성의 지진참사 이후 지난달 31일에도 제주도 서쪽 79km해역에서 리히터 4.2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지진피해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울산의 경우 종합적인 지진방제대책이나 공장과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 현황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울산석유화학공단의 경우 445km 이상에 달하는 고압가스배관이 지하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리히터 규모 4.5~6 사이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구조적 손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울산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가스관과 송유관, 전기설비 등 지하매설물의 경우 내진설계가 이뤄져 있다 하더라도 지진이 발생할 경우 무용지물”이라며 “특히 공단지역 지하매설물의 경우 지진에 의한 파손이 이뤄지면 대형폭발사고를 초래할 위험이 높아 이에 따른 훈련을 정기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강석봉 교수팀이 울산시청과 남구청 등 건물 2곳에 대해 지진발생 시뮬레이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시청건물의 경우 진앙지 기준 리히터 4.4규모에서 붕괴가 시작됐고 연약지반에 세워진 남구청 건물 역시 5.0규모에서 무방비로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울산은 대표적 진앙지로 지적되고 있는 동해안 단층대와 20여km거리에 불과해 리히터 6~7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울산지역의 지진발생에 대한 피해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건물이나 공장의 내진설계여부나 지하매설물 등에 대한 기본적인 현황자료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울산대 강석봉 교수는 “울산지역의 구조물과 건물, 공장의 상당수는 내진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평균 리히터 규모 5정도의 지진에도 구조적 손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울산을 비롯한 한반도 전역에 지진발생 가능성 높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기본적인 자료수집을 바탕으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진방재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