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볼 일을 보고 청량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시창역에 내렸다. 시청역에서 걸어서 남대문으로 향했다. 남대문 근처에 복원할 성곽을 보기 위해서 였다. 주변을 찾아 헤메다가 드디어 발견... 대한상공회의소의 남쪽 담벼락에 조금 남아 있었다. 저 돌 덩어리들이 모진 풍파를 헤치고 600년을 버텨왔구나!
서울시가 어떤 식으로 이를 복원하고 멋있게 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남산쪽으로 향하다가 SK빌딩 앞에 한 50m정도 남아 있는 서울 성곽도 발견할 수 있었다. 서울시가 남대문에서 이 곳까지도 성곽을 복원,연결할 것인지... 내 생각에는 이 곳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 사실 한 쪽만(대한상공회의소 쪽) 복원하면 모양새가 좀 그렇다. 복원할려면 양 옆을 다 해야지...
끊임없는 계단을 올라 남산에 올랐다. 오르는 중간에 다시 성곽을 발견. 성곽은 남산타워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남산타워 봉수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어떻게 보면 멋있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고층빌딩이 위압감을 준다. 남산에서 서울을 내려다 보니 고궁의 가치가 더욱 돋보인다. 압축적 근대 속에서 성장패러다임 속에 있었던 우리 서울. 빠른 성장만 거듭해온 서울엔 공원다운 공원이 없다. 내 생각엔 현재의 고궁은 공원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더 고궁이 중요하다. 서울은 크게 4개의 산으로 둘러쌓인 분지 지형이다. 서울의 산은 인황산, 북악산, 낙산, 그리고 남산이다. 그런데 낙산은 현재 그 모습이 산이라고 하기에 무리가 따를 정도다. 남산에서 내려다 본 낙산은 황무지다. 이 곳에 있던 아파트를 철거하고 현재 이 곳은 낙산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빠른 시일안에 공사가 마무리 되어서 낙산이 다시 산으로서의 면모를 회복하길 바란다. 낙산 아래로 밀레오레 건물이 보인다. 동대문이 저기에 있을텐데... 밀레오레 건물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동대문 운동장을 공원으로 바꾸자는 주장 있다. 산에서 보니 그 주장은 정말로 옳다. 낙산이 복원되면... 이 낙산을 따라 동대문을 거쳐 공원(현 동대문 운동장)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다 하나더... 저번에도 이야기 했지만, 동대문에서 광희문까지 서울의 성곽도 복원하면서 공원화해야 할 것이다. 남대문 주변 성곽도 복원된다고 하니... 동대문 주변 성곽복원도 병행한다면 시너지 효과도 더욱더 클 것 같다.
인황산 쪽으로 보니 어제 올랐던 서울 성곽이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먼 거리에서도 보일정도니.... 계속해서 느끼는 바지만, 저밀도로 개발되었던 조선시대엔 성곽은 더욱더 웅장한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특히 산에 있는 성곽말이다. 산도 웅장하게 보였을 텐데... 거기에 성곽까지 산의 능선을 타고 이어지니...
남산 타워사이에서 끊어진 성곽은 남산을 타고 계속해서 내려 왔다. 중간에 차도를 만나는 곳이 종종 끊기기는 했지만...
남산타워 근처에 서울성곽에 관한 게시판이 걸려 있지만 주차장의 차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야 성곽을 보겠지만... 일반 시민들이 이곳에 서울의 성곽이 있다는 것을 알 수나 있을까? 더욱이 외국인 관광객이 알 수가 있을까?
날이 어두어져 국립극장에서 동국대역으로 가 전철을 탔다. 신라호텔에도 성곽이 남아있다고 한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가 보아야지